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石花의 詩

푸른 사자의 밤

작성자리멤버|작성시간26.06.06|조회수60 목록 댓글 0

푸른 사자의 밤

무리는 떠났고

초원은 넓어졌으나

세상은 오히려 더 좁아졌다

 

살아간다는 것은

먹이를 찾는 일이 아니라

부를 이름 하나를 잃지 않는 일임을

와니니는 너무 일찍 배워버렸다

 

별빛 아래 웅크린 어린 사자의 눈동자에는

두려움보다 더 깊은 것이 있었으니

돌아갈 수 없는 품을 기억하는

존재의 오래된 그리움이었다

 

나는 객석에 앉아 있었으나

어느새 초원의 바람 속에 서 있었다

와니니의 떨리는 숨결 사이로

내 안의 어린 날 하나가 걸어 나왔다

 

세월은 사람을 늙게 하지만

그리움은 나이를 먹지 않는다

문득

한 번만 더 어머니의 품에 안기고 싶었다

 

세상을 건너오는 동안

강해져야 한다고 믿었으나

인간이 끝내 닿고 싶은 곳은

승리의 언덕이 아니라

누군가의 가슴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또 생각했다

내 두 아들을

내 생의 마지막 숨결이

저물녘 들녘의 바람처럼 가늘어질 때

무슨 거창한 말보다

따뜻한 두 팔이 나를 안아 주기를

 

사랑이란

서로를 위해 세상을 바꾸는 힘이 아니라

끝내 돌아갈 품이 되어 주는 일

 

푸른 사자 한 마리가 울고 있었고

나는 그 울음 속에서

한 사람의 아들이자

두 아들의 아버지로

조용히 함께 울고 있었다.

 

- 뮤지컬 "푸른 사자 와니니"를 감상하고 -  石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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