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사자의 밤
무리는 떠났고
초원은 넓어졌으나
세상은 오히려 더 좁아졌다
살아간다는 것은
먹이를 찾는 일이 아니라
부를 이름 하나를 잃지 않는 일임을
와니니는 너무 일찍 배워버렸다
별빛 아래 웅크린 어린 사자의 눈동자에는
두려움보다 더 깊은 것이 있었으니
돌아갈 수 없는 품을 기억하는
존재의 오래된 그리움이었다
나는 객석에 앉아 있었으나
어느새 초원의 바람 속에 서 있었다
와니니의 떨리는 숨결 사이로
내 안의 어린 날 하나가 걸어 나왔다
세월은 사람을 늙게 하지만
그리움은 나이를 먹지 않는다
문득
한 번만 더 어머니의 품에 안기고 싶었다
세상을 건너오는 동안
강해져야 한다고 믿었으나
인간이 끝내 닿고 싶은 곳은
승리의 언덕이 아니라
누군가의 가슴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또 생각했다
내 두 아들을
내 생의 마지막 숨결이
저물녘 들녘의 바람처럼 가늘어질 때
무슨 거창한 말보다
따뜻한 두 팔이 나를 안아 주기를
사랑이란
서로를 위해 세상을 바꾸는 힘이 아니라
끝내 돌아갈 품이 되어 주는 일
그 밤
푸른 사자 한 마리가 울고 있었고
나는 그 울음 속에서
한 사람의 아들이자
두 아들의 아버지로
조용히 함께 울고 있었다.
- 뮤지컬 "푸른 사자 와니니"를 감상하고 - 石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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