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石花의 詩

보혜사(保惠師), 곁에 머무는 숨

작성자리멤버|작성시간26.06.13|조회수19 목록 댓글 0

보혜사(保惠師), 곁에 머무는 숨

인간은 꼭 길을 잃은 뒤에야

길의 무게를 묻고,

빛이 꺼진 뒤에야 온기를 헤아린다.

무수한 말의 성(城)을 서성이다가

정작 저를 부르는 진실은 놓친 채

불안의 그늘을 지고 하루의 강을 건넌다.

 

어둠은 밤의 전유물이 아니라

선택의 외길과 상실의 문턱,

침묵이 고인 방마다 불쑥 찾아오는 것.

 

그때, 보이지 않으나 떠나지 않는

어떤 숨결이 곁에 당도한다.

오래 접혀 있던 말씀의 문장을 깨우고

흩어진 마음의 결을 거두며.

 

그가 주는 평안은 잔잔한 바다가 아니라

거친 폭풍의 중심에서도

기어이 가라앉지 않는 영혼의 닻.

세상의 위로는 계절처럼 스쳐 가나

하늘의 평강은 존재의 깊은 우물에 내려앉아

흔들리는 생(生)의 뿌리를 붙든다.

 

사랑은 무언가를 움켜쥐는 일이 아닌,

전부를 내어주면서도

끝내 제 방향을 잃지 않는 결연함.

십자가는 모진 고통의 자국이기 전에

사랑이 순종의 언어로 꽃피운 자리다.

 

오늘도 보혜사는 서툰 길목마다 서서

두려움보다 깊은 평강으로,

침묵보다 따스한 동행으로,

가냘픈 우리 영혼의 등잔 곁을 지키고 있다.

 

-요14:25~31절에 근거하여-  石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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