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石花의 詩

접속의 존재론

작성자리멤버|작성시간26.06.20|조회수48 목록 댓글 0

접속의 존재론

나는 오래도록

열매가 없는 이유를

계절의 탓으로 돌렸다

 

바람이 거칠었다고,

햇빛이 부족했다고,

세상이 너무 메말랐다고

 

그러나 어느 날 알게 되었다

마르는 것은 들판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연결이었다는 것을

 

겉으로는 서 있었으나

내 안의 수맥은 끊어져 있었고

뿌리 없는 생각들이

먼지처럼 떠돌고 있었다

 

인간은

무너져서 절망하는 존재가 아니라

분리되어서 붕괴하는 존재였다

 

나는 자유를 원했으나

실은 떠돌이를 꿈꾸고 있었고

독립을 말했으나

고립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그때 알았다

생명이란 소유가 아니라

흘러드는 것임을

 

존재란 스스로 타오르는 불꽃이 아니라

어디엔가 깊이 닿아 있는

은밀한 접속임을

 

사랑 또한

가슴에서 생산되는 감정이 아니라

먼 곳에서 흘러와

한 사람을 통과하는 강물임을

 

그래서 오늘도

나는 열매를 구하지 않는다

 

다만 마르지 않는 근원과

끊어지지 않는 음성과

떠나지 않는 사랑의 곁에

조용히 머물기를 원한다

 

구원이란
더 높이 오르는 일이 아니라
끝내 놓지 않는 손길 하나에
다시 연결되는 사건이며
존재가 제 자리로 돌아오는 귀향이다

 

-요15:1~11절, "포도나무-내 안에-사랑 안에" 근거하여-  石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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