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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두려워 말라”로 시작된 인류의 기쁜 소식

작성자리멤버|작성시간25.12.27|조회수3 목록 댓글 0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두려워 말라”로 시작된 인류의 기쁜 소식- 이현용 목사 (바이블아카데미 원장, 임불교회 담임)

 기자명거창기독신문 (webmaster@gcc20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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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은

단순히 한 종교의 기념일을 넘어, 인류 역사 속에서 “희망이 현실로 들어온 날”로 기억된다.

기독교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하나님이 인간의 삶 한가운데로 오신 사건으로 고백하며, 그 의미를 ‘구원의 시작’으로 이해한다. 화려한 왕궁이 아니라 변두리 마을의 마구간, 가난한 여행객의 처소에서 시작된 탄생 이야기는 오늘날에도 깊은 메시지를 던진다. 위로는 하늘에 영광이요, 땅에는 평화라는 선언은 그날의 찬가이자 지금도 이어지는 신앙의 고백이다.

성경 누가복음 2장에 따르면 당시 로마 황제의 호적 명령으로 요셉과 마리아는 나사렛에서 베들레헴으로 이동했다. 여관에 빈 방이 없어 마리아는 구유(말 먹이통)가 있는 곳에서 아기를 낳았고, 갓난아기는 포대기에 싸여 누였다. 사람의 시선으로 보면 초라하고 급박한 상황이었지만, 기독교 신앙은 그 자리야말로 ‘하나님의 방식’이 드러난 현장이라고 말한다. 강한 자의 자리가 아니라 약한 자의 자리에, 중심이 아니라 가장자리에서 시작된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예수 탄생 소식이 가장 먼저 전해진 대상이 들판의 목자들이었다는 점은 상징적이다. 천사가 나타나 “무서워하지 말라. 보라, 내가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너희에게 전하노라”(누가복음 2장 10절)고 말했을 때, 그 소식은 사회적으로 낮은 자리에서 밤을 지키던 사람들에게 먼저 전해졌다. 이어 “오늘 다윗의 동네에 너희를 위하여 구주가 나셨으니 곧 그리스도 주시니라”(누가복음 2장 11절)라는 선포는 성탄의 핵심을 압축한다. 예수는 ‘선생’이나 ‘성현’이기 이전에, 기독교가 고백하는 ‘구주’로 소개된다.

천군천사가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누가복음 2장 14절)라고 노래한 장면은 성탄의 정신을 보여준다. 여기서 말하는 평화는 단순한 휴전이나 감정적 안정이 아니라,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관계가 회복되는 데서 비롯되는 평화를 뜻한다는 해석이 많다. 그래서 성탄은 “잘 되기만 하는 삶”의 약속이라기보다, 흔들리는 현실 속에서도 하나님이 함께하신다는 임마누엘의 선언으로 읽힌다.

 

예수 탄생을 전하는 복음서의 기록은 오늘의 사회에도 질문을 던진다. 왜 가장 강력한 방식이 아니라 가장 낮은 방식으로 오셨는가, 왜 많은 사람의 환영이 아니라 소수의 증언으로 시작했는가, 왜 충분히 ‘준비된 자리’가 아니라 빈 방 없는 밤의 한복판이었는가. 성탄 이야기는 인간이 만들어 놓은 질서와 가치가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방향’으로 역사를 여시는 하나님의 선택을 보여 준다고 기독교는 말한다.

지역 교회들은 성탄절을 맞아 예배와 나눔, 돌봄 활동을 진행하며 ‘탄생의 의미’를 삶으로 연결하려 한다. 선물과 소비가 강조되는 문화 속에서, 성탄의 본래 메시지를 “두려워 말라”는 위로와 “평화”라는 약속으로 다시 붙드는 움직임도 이어진다. 탄생의 자리가 가난과 불안의 자리였던 만큼, 성탄의 정신은 고통의 자리에 손을 내미는 실천으로 완성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000여 년 전 베들레헴에서 시작된 작은 울음은 오늘도 여전히 사람들을 부른다. 그 울음은 권력의 언어가 아니라 생명의 언어였고, 경쟁의 함성이 아니라 위로의 소식이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은, 기독교가 믿는 바에 따르면, 어둠 속에 빛이 들어온 사건이며, 삶이 무너지는 자리에서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하나님의 초대다. 그래서 성탄은 매년 같은 날짜에 반복되는 기념일이 아니라, 매년 새롭게 “기쁜 소식”으로 다시 들려야 할 사건으로 남는다.

거창기독신문 webmaster@gcc20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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