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시 63편]

[신앙과 시 63편] "모델(model) 예수" 기준 없이 걷던 인간에게 주어진 살아 있는 원형

작성자리멤버|작성시간25.12.27|조회수0 목록 댓글 0

[신앙과 시 63편] "모델(model) 예수" 기준 없이 걷던 인간에게 주어진 살아 있는 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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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5.12.25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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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시 63편] "모델(model) 예수" 기준 없이 걷던 인간에게 주어진 살아 있는 원형- 서는 법을 먼저 보여주신 분
- 이현용 목사 (바이블 아카데미 원장, 임불교회 담임, 『리멤버』 저자)

기자명거창기독신문 (webmaster@gcc20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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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model) 예수〉

모든 사람이 걷고 있었지만
나는 걷고 있지 않았다.
몸은 앞으로 나아갔으나
기준 없이 흔들리는 습관의 관성으로
삶을 끌고 다녔을 뿐이다.

walking을 배우며
나는 비로소 멈춰 서는 법을 배웠다.
서 있음이 먼저이고
중심이 먼저이며
한 걸음은 존재 전체의 고백임을.

1년을 다시 걸었다.
고치고, 의식하고, 무너뜨리며.
그러나 나는 알게 되었다.
잘 걷는다는 것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어디를 향해 서 있는가의 문제라는 것을.

무대 위에서
사람들은 잠시 완성처럼 빛났다.
의상과 조명과 박수 속에서
각자의 삶이 가장 단정한 순간을 입고
앞으로 걸어 나왔다.

그때 문득
‘모델’이라는 말이
나를 멈춰 세웠다.

모범, 기준, 원형.
흉내가 아니라
따라가며 닮아가야 할 실존.

그분은
잘 걷는 법을 가르치기보다
먼저 바르게 서 계셨다.
세상의 중심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 한가운데에.

그분의 걸음은
과시가 아니었고
박수를 향하지도 않았다.
가장 낮은 자리로 향하면서도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
사랑의 직선이었다.

성탄은
완벽한 모델의 등장이다.
인간이 무엇을 입어야 하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몸으로 보여주신 사건.

나는 여전히 서툴다.
걸음은 아직 고르지 않고
습관은 자주 중심을 배반한다.
그러나 배움은 방향을 알게 했다.

모델은
먼저 걸어 주는 존재이며
끝까지 함께 걸어 주는 존재라는 것을.

그래서 오늘도
나는 그분의 뒤를 따라
다시 한 걸음을 뗀다.

무대가 아니라
삶이라는 런웨이 위에서…

— 모델학과 1년과, 런웨이를 마치며 — 石花

〈모델 예수〉는 ‘본받음’이라는 신앙의 본질을 기술이나 윤리가 아니라 존재의 방향성으로 끌어올리는 시다.

시인은 ‘걷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기준 없이 끌려가고 있었던 자신의 삶을 고백하며 “잘 걷는다는 것”의 의미를 근본적으로 재정의한다.

여기서 걷는다는 행위는 단순한 움직임이 아니다. 그것은 어디를 향해 서 있는가, 무엇을 기준으로 중심을 잡고 있는가에 대한 전인적 질문이다. 시인이 모델학과의 1년을 통과하며 깨달은 것은 ‘워킹’의 기술이 아니라 ‘서 있음’의 영성이다.

이 지점에서 시는 예수를 ‘가르치는 교사’가 아니라 먼저 서 계신 분, 곧 ‘모델(model)’로 호명한다. 예수는 잘 걷는 법을 설명하지 않으셨다. 그분은 먼저 아버지의 뜻 한가운데에 서 계셨다. 그분의 기준은 세상의 중심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었고, 그분의 걸음은 박수를 향하지 않고 가장 낮은 자리로 향하는 사랑의 직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