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고재팬 카페에 댓글 하나 안쓸거 같은 사람들 조차 굳이 어디선가 나타나서 댓글 쓰게 만든...
일본유학 실패기...라는 제목의 글을 적은지도 2개월정도 지났습니다.
하나마나한 댓글들은 들으나마나인듯 잊혀졌고...
그나마 현실적인 조언이.. 지금 하는 알바 그만두고 새로운 알바 찾아보라는 얘기 였던거 같네요.
알바하며 그렇게 무시당하면서도, 혹시나 좀더 일하면 다른 것도 시켜주지 않을까... 라는 기대? 미련이 있었던건지,
그 이후로도 지금까지 그만두지 않고 그 자전거 가게 알바는 계속 하고있습니다.
그러나.. 뭐 당연하게도..
달라진건 없고요.
여전히 난 자전거 입고일인 화요일에만 출근해서, 트럭에서 열심히 자전거 내리고
자전거 포장 뜯고, 또 포장뜯고 또 포장뜯고.....
그러기만 하고 있습니다.
한심하죠?
내가 생각해도 한심해요.
최근엔 이런 일도 있었지요.
한창 한가하다가 손님이 한꺼번에 들이닥쳐서 갑작스레 바빠진 상황이었습니다.
물론 바쁜건 그들이고, 나는 접객과 상관없으니 언제나처럼 포장뜯고 있는데...
손님이 비교적 한가해보이는 나를 발견해내서, 굳이 부릅니다.
그래서 '하이!!' 하고 손님한테 달려갔는데,
손님이 뭔가 말하기도 전에... 근처에 있던 점장이 날 막아세우면서 손님한테 사과를 합니다.
"こいつ日本語通じないから...(이녀석 일본어 안통하니까...)"
라고 말하며 '金' 이라고 커다랗게 써진 내 명찰을 가리킵니다.
순간 벙쪄서 아무말도 안나오더군요.
지금까지 난 점장이랑 어느나라 말로 대화했던 건가요....
다들 그렇게 생각해왔던 건가...
처음에 면접볼때도 묻는말에 잘 대답했었고,
일하면서도 쉬는시간에도 회식자리에서도 서로 대화도 농담도 많이 했었는데...
난 그들과 말이 안통하는 거였던 걸까요.
손님이 뭐땜에 왔는지, 뭘 물어보려 했었는지도 모른채...
어쩔수 없이 저는 다시 포장이나 뜯었습니다.
찌질해...
어떤 사람들은 내가 과민반응 하는 거라고, 괜한 피해의식이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어떤 일본인들은 어떤 외국인을 당연하게 무시하듯 대합니다.
그들은 그게 차별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내가 한국에서 동남아인을 대하는 태도도 그와 크게 다르지는 않았던듯.
나도 내 행동이 차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요.
그들이 나쁜게 아니라, 그냥 다 그런거라고...
취업활동은 점점 하는둥 마는둥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럴수밖에 없는게... 일본 자전거업계에 유명한 곳들은 거의다 지원했고 또 떨어졌고..
이젠 어느곳을 지원해야 할지조차 알수없는 상황이라서...;;
그 와중에 Y's Road 알바모집 글을 보게됐습니다.
이미 정사원 지원했다가 떨어졌었고...
그전에 알바도 지원했는데, 샵에는 커다랗게 'アルバイト急募'라고 적어놓고서는..
외국인이라고 하니까 알바모집 안한다고..ㅜㅜ (그 이후에도 알바모집 공고는 한동안 계속 붙어있었는데...;;)
면접조차 보지 못했던.. 그런일도 있었었죠.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맘에 또 지원했습니다.
집에서 가까운 신주쿠점은 아쉽게도 학생알바는 모집하지 않는다는군요.
그래서 집에서 좀 많이 먼(지역 말해도 대부분의 분들이 모를만한 곳이니 말 안합니다) 지점을 지원하게 됐습니다.
다행히 면접은 보러오라고 하더군요.
면접에서...
난 학교에서 자전거 관련해서 이런걸 배웠고, 이런걸 할수있는데
지금 자전거가게에서 알바를 하고는 있지만, 이러이러한 대우를 받고 이런 일만 하고 있다.
당신네들도 나한테 일본인들과는 달리 이런 일만 시킬거라면 굳이 날 채용안해도 상관없다.
물론 내가 외국인니까 일본인들만큼 말은 못할수도 있지만, 자전거 관련된 지식, 기술이 못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라는 얘기를 했지요.
5개월동안 무시당하면서 일했는데, 다른 곳에 가서 또 똑같이 무시당할수는 없다고 생각해서였는지...
참 어이없을정도로 당돌한 태도..;;;
전에도 떨어졌었으니까, 안되면 말지....뭐 그런 생각도 있었겠죠.
결과적으로..
Y's Road 알바는 채용하겠다고 전화가 왔고요.
10월달부터 일하게 됐습니다.
지금 일하고 있는 곳은 다음주까지만 나갑니다.
10월부터 일하면... 내년 3월달까지 꽉 채워서 일해도 6개월.
그런데 최근에 '취업활동비자'...였던가.. 정확한 이름을 모르겠는데, 그런 비자가 있다는 걸 알게됐습니다.
졸업후에도 최대 1년간 연장해서 취업활동을 할수있는 비자...라는거 같더군요.
이것도 자격외활동허가를 받을 수 있고, 즉.. 알바도 할수있는 비자인듯 합니다.
출석률도 100% 고, 취활도 한동안은 열심히 했었으니까.. 아마 학교에서 추천서는 써줄거고..
비자발급에 별 문제가 없을거 같기도..
그러면 Y's 에서 최대 1년6개월은 알바를 할수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그전에 취직이 되면 좋겠지만, 현실을 인정해야겠죠. 취직 안될겁니다.;;
1년 6개월 자전거가게 알바 경력이라도 쌓아서 한국에 돌아가야죠.ㅜㅜ
최근 학교에서 담임선생이랑 면담에서도 담임이 얘기하더군요.
일본쪽 취업활동도 잘 안되고, 알바에서도 그런 대우를 받고있다면...
차라리 한국쪽 업체로 눈을 돌리는게 어떻겠냐고...
뭔가 희망을 꺾는 얘기같으면서도, 가장 현실적인 조언같기도 했습니다.
안되는건 안되는걸지도...
한국이라고 취업이 될리도 없지만..ㅜㅜ
사진 한장도 없이 끝내기도 그러니까..
네. 이거 완성 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