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소개형 수필 제14편
- 슬픔을 가장 아름다운 우리말로 남긴 한국 서정시의 영원한 별, 김소월
문학을 오래 가까이하다 보면 문득 깨닫게 되는 순간이 있다. 세상에는
수많은 글이 존재하지만, 어떤 글은 단순히 읽히고 지나가지만 어떤 글은
세월이 흘러 도 사람의 가슴속 깊은 곳에 오래 머문다는 사실이다. 특히
시(詩)라는 것은 짧 은 언어 속에 한 사람의 삶과 시대의 아픔, 그리고 말
로 다 설명할 수 없는 인간 의 감정을 담아 내기에 더욱 그러하다.
우리 문학사에는 그러한 시를 남긴 수많은 시인들이 있지만, 그 가운데
가장 한국 적인 정서를 가장 아름답게 노래한 시인을 꼽으라면 나는 주저
없이 김소월 을 떠 올리게 된다.김소월은 1902년 평안북도 정주에서 태
어났다. 본명은 김정식 이었다.어린 시절 부터 총명하였으며 한학과 신학
문을 함께 배우며 성장하였다.그러나 그 가 살아가 던 시대는 나라를 빼
앗긴 일제강점기였다. 개인의 자유도, 민족의 자존심 도 모두 억눌리던
시대였다.
어쩌면 시대가 안겨 준 슬픔이 훗날 그의 시 속에 깊은 그림자로 남게 되
었는 지도 모른다.김소월의 시가 특별한 이유는 결코 어려운 철학이나
난해한 표현 때문이 아니다. 그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순수한
우리말을 사용하였다. 그러나 그 짧고 쉬운 언어 속에는 인간의 사랑과 이
별, 기다림과 상실, 그리고 한국인 특유의 한(恨)이 깊이 스며 있었다.
그래서 그의 시는 읽을수록 가슴속 에 오래 남는다.
그의 대표작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은 <진달래꽃>이다. 한국
현대문학 을 대표하는 가장 아름다운 서정시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
이 시를 처음 읽으면 단순히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담은 시처럼 보인
다. 그러나 깊이 들여다보면 이 작품 속에는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야
하는 슬픔, 마지막까지 상대를 원망하지 않고 배려하려는 마음, 그리고
자신의 아픔을 끝 까지 감추려는 깊은 체념이 함께 담겨 있다.
많은 문학평론가들은 <진달래꽃>이 단순한 사랑의 이별을 넘어 나라를
빼앗긴 시대를 살아가던 민족 전체의 슬픔과 한(恨)의 정서를 담고 있다
고 해석한다. 그래서 김소월의 시는 개인의 감정을 넘어 우리 민족의 마음
을 대변하는 시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김소월의 내면을 더욱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은 또 하나 있다.
바로 <초혼>이다. 이 작품은 죽은 사람을 향한 애절한 부름이며, 사랑했던
존재 를 다시 는 만날 수 없는 슬픔을 절절하게 담아낸 작품으로 유명하다.
젊은 시절 김소월은 누구보다 순수한 사랑을 꿈꾸었다고 전해진다. 그러
나 삶 은 늘 마음처럼 흘러가지 않았다. 이루지 못한 사랑, 가까운 사람과
의 이별, 그리고 시대 가 안겨 준 깊은 상실감은 그의 마음속에 오래 머물
러 있었다. 그러한 내면의 슬픔 은 결국 그의 또 다른 걸작 <초혼> 속에
그대로 녹아들었다.
=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
이 시를 읽고 있으면 단순한 문장이 아니라 한 사람의 가슴속에서 터져
나오는 절규 처럼 느껴진다.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을 향하여 아무리
불러도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끝없이 이름을 부르고 또
부르는 애절함이 가슴을 울린다.
어쩌면 김소월은 시를 쓰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그는 자신
의 슬픔을 언어로 남기고 있었고, 말할 수 없는 고통을 한 줄 한 줄 눈물
처럼 종이 위에 새기고 있었던 것이다.그는 평생 길지 않은 삶을 살았다.
1934년, 불과 서른두 살이라는 너무도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짧은 생애가 남긴 문학의 울림은 거의 한 세기가 지난 지금도
여전히 살아 있다. 나는 김소월의 시를 읽을 때마다 우리말이 얼마나
아름다운 언어 인가를 새삼 느끼게 된다. 단 몇 줄의 시가 사람의 마음을
흔들고, 한 사람의 눈시울을 적시며, 때로는 지나온 자신의 삶까지 돌아
보게 만든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너무 빠른 말과 짧은 문장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김소월의 시를 읽다 보면 느리게 읽는 언어 속에도 얼마나 깊은
사랑과 슬픔, 그리움 과 여운이 담길 수 있는지를 다시 배우게 된다.
김소월은 단순한 시인이 아니었다. 그는 시대의 슬픔을 노래한 사람이었
고, 사랑 하는 사람을 잃은 한 인간의 아픔을 시로 남긴 사람이었으며,
우리 민족의 가장 깊은 정서를 가장 순수한 우리말로 기록한 문학가였다.
사람은 세상을 떠나도 남겨진 언어는 살아남는다. 그리고 아름다운 시 한
편은 한 시대를 넘어 또 다른 세대의 마음속에서 다시 살아난다.나는 때
때로 김소월 의 시를 읽으며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슬픔이 깊은 사람만이 아름다운 언어를 남길 수 있는 것은 아닐까.김소월
은 짧은 생 을 살았지만 사랑과 이별, 그리움과 상실, 그리고 민족의 아픔
까지 가장 아름다운 우리말로 남기며 한국 서정시의 영원한 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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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언>
김소월 한눈에 보기
본명: 김정식 (김소월)
출생: 1902년 9월 7일
사망: 1934년 12월 24일 (향년 32세)
출생지: 평안북도 정주
국적: 대한제국 / 일제강점기 조선
학력: 오산학교 수학
직업: 시인
대표작: 진달래꽃, 초혼, 《산유화》
업적: 한국 현대 서정시의 기틀 확립
대표 가치: 한(恨), 사랑, 이별, 그리움, 민족 정서, 순수한 우리말
대표 한마디:“가장 깊은 슬픔은 때로 가장 아름다운 언어가 된다.”
한 줄 평가:사랑과 이별, 시대의 슬픔과 인간의 그리움을 가장 순수한
우리말로 노래하며 한국 서정시의 영원한 별이 된 대한민국
대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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