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간 오스트리아 소도시 여행
인생이 메아리라면
여행 또한 메아리였습니다.
내가 어떤 마음으로 그곳에 서느냐에 따라
도시는 전혀 다른 얼굴로 돌아왔습니다.
처음 마주한 오스트리아의 소도시는
마치 오래 묵힌 음악 한 곡처럼
조용히, 그러나 깊게 스며들었습니다.
기차역에 내리자마자 느껴지던 습한 흙 냄새
작은 광장에서 울리던 교회 종소리
아침을 거닐던 동네 사람들이 건네는
짧고 따뜻한 인사까지
모든 것이 나를 환영하는 듯했습니다.
거리 하나를 걸어도 마음이 달라졌습니다.
바람이 불어오면 바람이 돌아왔고
미소를 건네면 미소가 돌아왔습니다.
여행이 나를 비추는 거울 같다는 말이
그날만큼 선명한 적도 없었습니다.
나는 세상에게 조급을 안겨주며
늘 바쁘게만 살았습니다.
그러다 이 작은 도시에서야
처음으로 걸음을 늦출 수 있었습니다.
카페 창가에서 마신 따뜻한 커피 한 잔
강가를 따라 이어지는 하얀 산책길
눈을 맞추고 웃어주는 사람들
그 모든 순간들이 나에게 속삭였습니다.
천천히 살아도 괜찮다고
잠시 멈춰 서도 무너지지 않는다고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발밑에서 조용히 자라고 있다고.
오스트리아의 소도시는
그렇게 나에게 작은 메아리가 되어
삶이 어디에서든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아주 단순한 진실을 돌려주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나는 깨달았습니다.
여행의 목적은 풍경이 아니었습니다.
내 안에 있던 오래된 상처와
묵은 생각들이 조용히 흩어져 나가는
그 순간을 만나기 위해 떠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가고 싶습니다.
첫마음으로 걷던 그 골목길
물결이 잔잔했던 호숫가
따뜻한 인사 하나가 하루를 환하게 하던
그 조용한 소도시로.
그리고 다음 여행에서도
나는 또 다른 메아리를 만날 것입니다.
지금의 내가 어떤 마음을 보내느냐에 따라
세상은 그 마음을
다시 나에게 돌려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