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 카를교의 황혼
해가 서서히 프라하 성 뒤로 내려앉으면 카를교 위에는 황금빛이 번집니다. 오래된 성인상들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지고 블타바 강 위에는 붉은 노을이 잔잔하게 흔들립니다. 낮에는 사람들로 북적이던 다리가 저녁이 되면 조금씩 조용해지고 발걸음도 느려집니다.
그 순간 다리 위에 서 있으면 시간마저 천천히 흐르는 듯합니다.
황혼의 카를교는 사랑과 그리움이 가장 잘 어울리는 장소입니다. 말없이 걷는 연인도 혼자 서 있는 여행자도 모두 같은 빛 속에 잠깁니다.
노을이 완전히 사라지고 첫 가로등이 켜질 때쯤이면 도시 전체가 한 편의 오래된 영화처럼 변합니다. 그때의 프라하는 말없이도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저녁의 도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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