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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여행♡┃

[스크랩] 노르웨이의 다리는

작성자카페지기나인™|작성시간26.06.18|조회수0 목록 댓글 0

노르웨이의 다리는
그 나라의 풍경을 조용히 지탱하는 숨은 예술작품 같다.
피요르드가 칼처럼 땅을 베어 깊게 패인 자리마다,
인간은 그 틈을 연결하기 위해 다리를 놓았지만
그 과정이 무례하거나 거칠지 않다.
마치 자연에게 양해를 구하듯
겸손하고 우아하게 놓여 있는 것이다.

노르웨이를 여행할 때
나는 종종 다리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곤 했다.
단순히 건너기 위한 구조물이 아니라
인간이 자연을 대하는 태도 자체를 보여주는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피요르드는 너무 깊어 교각을 세울 수 없고
파도와 바람은 거칠지만
그 속에서도 사람들은 길을 만들었다.
땅을 뚫고, 산을 깎는 대신
현수교를 길게 걸어 자연을 건드리지 않으려 하고
때로는 물 위에 ‘떠 있는 다리’를 만들어
피요르드의 숨결을 방해하지 않으려 했다.

대서양로드의 스토르세이순 다리 앞에서는
정말로 ‘바람이 만든 곡선’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람의 방향을 따라 구부러진 듯
도로가 공중에서 살아 움직이는 느낌이었다.
노르웨이의 다리는 늘 자연과 약속을 주고받는다.
어긋나지 않게
흉하지 않게
주변 풍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스빈네순 다리에서는
양국의 국경을 잇는 긴장감보다
두 풍경이 하나로 합쳐지는 평화가 먼저 보였고
레오나르도 다빈치 다리에서는
500년 전 스케치가 현실이 되는 감동을 느꼈다.
함뇌이 다리에서는
눈 덮인 로포텐의 산들이
마치 다리를 감싸 안는 듯 서 있었고
트롬쇠 다리에서는
북극광이 다리 위를 건너는 장면을 만난 적도 있다.

노르웨이의 다리는
사람들이 길을 잃지 않게 해주는 안내자이면서
동시에 자연이 허락한 최소한의 선이다.
피요르드가 너무 깊어서,
바람이 너무 강해서,
땅이 너무 험해서
놓을 수 없는 다리가 아니라
그래서 더욱 창조적인 방식으로 가능해진 다리들이다.

여행을 하다 보면
멋진 산이나 폭포보다
문득 다리 하나가 마음을 더 잡아당길 때가 있다.
노르웨이의 다리는 특히 그렇다.
수백 년 동안 이어진 자연의 거대한 숨결 위에
인간이 만든 얇은 선 하나가 놓여 있는데
그 선이 자연을 해치지 않고
오히려 자연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 하나를 만들어 준다.

그래서 노르웨이의 다리를 건너는 일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의 화해를 체험하는 시간이다.
바람이 부는 대서양로드 위에서도
깊은 비요른피요르드의 물 위에서도
로포텐의 바람 가득한 협곡 위에서도
나는 늘 같은 느낌을 받는다.

우리는 자연을 이길 수 없지만
그 속에서 어울릴 수는 있다.
노르웨이의 다리는
그 사실을 가장 부드럽게, 가장 확실하게
여행자에게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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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배낭길잡이 카페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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