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자꾸만 좋은 것을 아껴두며 살아갑니다.
아까워서 못 입고. 언젠가를 위해 넣어두고. 조금 더 특별한 날이 오면 쓰겠다고 미루며. 정작 오늘의 나를 평범하게 대접한 채 하루를 보내곤 합니다.
하지만 삶은 늘 그렇게 오래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내일은 약속이 아니라 선물처럼 잠시 맡겨진 시간일 뿐이고. 우리가 손에 쥔 오늘은 생각보다 훨씬 귀하고도 짧습니다.
그래서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왜 우리는 가장 소중한 나를 늘 나중으로 미루며 살았을까.
왜 좋은 침구는 손님을 위해 남겨두고. 좋은 옷은 특별한 날을 위해 걸어두고. 향수는 아까워 한 방울씩만 쓰며. 정작 매일을 버텨낸 내 몸과 마음에는 인색했을까.
인생은 견디는 것만으로도 참 애쓴 날들이 많습니다. 말하지 못한 서러움도 있었고. 누군가를 위해 양보하느라 내 몫을 미뤄둔 시간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살아낸 나에게 이제는 조금 더 다정해져도 됩니다.
폭신한 침구에 몸을 눕히는 일은 사치가 아니라 위로입니다. 장롱 속 보석을 꺼내 드는 일은 허영이 아니라 나를 빛내주는 작은 예의입니다.
좋은 향수를 뿌리고. 아껴둔 옷을 입고. 달콤한 과일을 내 손으로 사 와 천천히 맛보는 일은. 오늘을 함부로 지나치지 않겠다는 조용한 선언입니다.
좋은 구두를 신는다는 것은 단지 멋을 내는 일이 아닙니다. 이제는 나를 더 좋은 곳으로 데려가겠다는 마음입니다. 비싼 비누의 향기를 아끼지 않는다는 것은. 내 삶의 순간순간을 조금 더 향기롭게 적시겠다는 다짐입니다.
우리는 너무 오래 남을 위해 살았는지도 모릅니다. 가족을 위해. 일을 위해. 체면을 위해. 미래를 위해. 그 모든 이유로 오늘의 나를 뒤로 미뤄두었습니다. 그러나 인생은 끝내 나 자신을 어떻게 대했는가로 기억될지도 모릅니다.
죽으면 남이 다 가져간다는 말은 조금 쓸쓸하지만. 그래서 더 선명한 진실이기도 합니다. 내가 아껴둔 것은 결국 내 것이 아니게 될지라도. 오늘 내가 누린 따뜻함과 기쁨만은 분명히 내 삶이 됩니다.
그러니 이제는 너무 미루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것은 오늘의 나에게 먼저 건네주세요. 나를 초라하게 대하지 말고. 오늘 하루를 귀하게 입히고 귀하게 재우고 귀하게 향기롭게 하세요.
인생은 거창한 행복으로만 채워지지 않습니다. 잘 정돈한 침대 하나. 은은한 향기 한 방울. 아껴둔 옷을 꺼내 입은 마음. 나를 위해 준비한 작은 사치 하나가 모여. 삶을 조금 더 반짝이게 만듭니다.
결국 잘 산다는 것은. 멀리 있는 대단한 것을 소유하는 일이 아니라. 오늘의 나를 소홀히 여기지 않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오늘은. 조금 더 좋은 것을 드세요. 조금 더 예쁜 것을 입으세요. 조금 더 향기롭게 하루를 시작하세요. 그리고 기억하세요.
당신은 아껴두기만 하기에는 너무 소중한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