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동쪽에서 쓰고
오늘은 서쪽에서 지우는
어느 표류자의
젖은 기록
" 떠밀려온 하루가
잠시 절벽 아래 걸려 있었다."
이렇게 다시 고쳤어............................세찬 소나기가 지나간 공원은 이상하리만큼 조용했다. 먹구름이 걷히자마자 호수 위로 거센 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물결은 사방으로 일렁였고, 갈대들은 한꺼번에 몸을 기울였다. 뿌리를 내린 것들도 저렇게 휘는데. 그때였다. 늘 호수 한가운데 멀찍이 떠 있던 작은 섬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평소에는 너무 멀어 실재하는지조차 가늠하기 어려웠던 조그만 풀섶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세찬 바람에 떠밀려 연안 가까이까지 밀려와 있었다. 검은 절벽 앞에 가까스로 걸린 작은 섬에는 마른 나무 하나와 젖은 풀 몇 포기가 위태롭게 매달려 있었다. 금방이라도 다시 떠밀려갈 것 같은 모습인데도 녀석은 끝내 물 위를 버티고 있었다. 뿌리도 없이, 닻도 없이. 한참 동안 그 자리를 바라봤다. 바람이 잦아들자 섬은 천천히 다시 호수 쪽으로 밀려가기 시작했다. 갈대들도 하나둘 몸을 세웠다. 나는 그저 바라보고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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