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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서울아씨|작성시간26.06.07|조회수8 목록 댓글 0

낯선 거리에서

말도 모르는데

 

문득 눈에 들어온

안녕 두 글자

 

스르르 열린 카페문

 

" 세계는 멀었는데
   안녕은 가까웠다."

 

용산 어느 골목, 초록색 카페 유리창 앞에서 걸음이 멈췄다. 창문에는 여러 나라 인사말이 빼곡했다. Bonjour, hello, Hola, こんにちは, Xin chào……. 저마다 다른 색으로 적혀 있었는데도 이상하게 눈은 한곳으로만 자꾸 갔다.

 

안녕.

딱 두 글자였다.

 

프랑스어도 모르고 스페인어도 모르는데, 저 글자만은 멀리서도 단번에 읽혔다. 괜히 피식 웃음이 났다. 낯선 나라에 가면 아는 간판 하나만 보여도 반갑다더니, 꼭 그런 기분이었다. 순간 어디 먼 나라 골목 한복판에 혼자 걷다가 우연히 한글 간판을 발견한 사람처럼 말이다.

 

한참 창문 앞에 서서 글자들을 다시 바라봤다. 누군가는 hello 앞에서 멈췄을 것이고, 누군가는 Hola를 보며 웃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자기 나라 말을 발견하자마자 사진부터 찍었을지도 모른다. 카페 주인은 아마 그걸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메뉴보다 먼저, 인사를 건네고 싶었던 거다.

 

문 열기 전에,

주문하기 전에,

왔어요?” 하고.

그 말을 듣는 순간처럼 마음이 스르르 풀렸다.

 

용산 골목에 오늘도 세계가 오간다. 유리창은 말없이 모든 언어로 손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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