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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음 표시 없음

작성자서울아씨|작성시간26.06.23|조회수14 목록 댓글 0

하늘로 보낸

소식 한 장

 

구름만 떠 있다

 

 

표지 문구

 

" 친구는 사진을 보고

            나는 구름을 봤다."

 

 

 

오늘 하늘이 이상했다.

여름 하늘인데도 가을처럼 깊었다. 눈이 시리도록 파랬다. 오래 보고 있으면 눈이 아픈데, 그렇다고 쉽게 고개를 내릴 수도 없는 하늘이었다. 옥상에 물을 주러 올라갔다가 한참이나 서 있었다.

방울토마토는 며칠 새 또 키가 자라 있었고, 고추는 잎을 넓게 벌리고 있었다. 화분 가장자리에는 뽑아도 뽑아도 올라오는 이름 모를 풀이 또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물을 주고 나서야 고개를 들었다.

건너편 빌딩 옥상에 안테나 하나가 가늘게 서 있었다. 꼭대기 가까이에 하얀 구름 한 점이 떠 있었다. 처음에는 그냥 구름이려니 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안테나가 하늘로 소식 하나를 보내고, 구름이 그 위에서 아무 말 없이 머물러 있는 것 같았다.

사진을 찍었다.

휴대폰 화면으로 다시 보니 더 그랬다. 안테나는 아주 성실하게 하늘을 향해 서 있고, 구름은 그 끝 가까이에서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보냈다는 것은 알겠는데, 받았는지는 알 수 없는 모습이었다.

요즘은 메시지 하나 보내고도 괜히 화면을 들여다보게 된다. 처음에는 바쁜가 보다 하고 넘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읽음 표시가 그대로면 마음이 슬그머니 움직인다. 별말도 아닌데 너무 길었나 싶고, 괜히 보냈나 싶고, 그 사람에게 무슨 일이 있나 싶기도 하다.

안테나는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저 자리에 서서 하늘 쪽으로 곧게 뻗어 있을 것이다. 구름 한 점은 떠 있고, 그 사이에는 읽었다는 표시도, 못 읽었다는 표시도 없다.

나는 사진을 친구에게 보냈다.

“안테나가 하늘에 문자 보낸 것 같지?”

잠시 뒤 휴대폰이 울렸다.

“사진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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