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차라리 입다물고 / 가난한 새의 기도

작성자장호봉|작성시간16.07.12|조회수16 목록 댓글 0

 


한평생 부끄럽게 입으로 나불거리다
끝판에 깨달으니 백억 마디를 넘어섰네.
말 있는 것과 말 없는 것 모두 옳지 않으니
엎드려 청하건대 모름지기 여러분 스스로 깨달으라.

- 정관일선

평생참괴구남남(平生慚愧口喃喃)
말후료연초백억(末後了然超百億)
유언무언구불시(有言無言俱不是)
복청제인수자각(伏請諸人須自覺)
 


옛사람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피나게 울어 봐도 소용없으니 차라리 입 다물고 남은 봄을 보낼거나.”

어째서 피나게 울어 봐도 소용없다고 할까요?

차라리 입 다물고 남은 봄을 보낸다는 말은 아무리 말해줘도

못 알아듣는 사람들에 대한 체념의 말일까요?

이 어처구니없는 심정을 공감하려면 모름지기 스스로 깨달아야 합니다.

이 일은 애당초 말과 생각과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말을 통해 이해하거나 이해시키는 일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입니다.

문득 스스로 이 엄연한 사실에 계합하는 순간 백억 마디의 말을 뛰어넘습니다.

말로 이 일을 거론하는 것이 부질없다 하여 말없이 침묵하는 것만

능사로 여겨서도 안 됩니다. 본래 말과 생각과 상관없는 것이기에,

아무리 말하고 생각하더라도 아무 문제될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제 스스로 말과 생각에 얽매이는 것이 문제지 말과 생각이 무슨 잘못이 있겠습니까?

한 생각 일으키기 이전, 입 한 번 열기 이전에 뚜렷이 드러나 있는 이 일은,

생각을 쓰고 말을 하는 와중에도 분명하고, 생각이 사라지고 말이 끝난 뒤에도

명백합니다. 이 일을 스스로 깨달아야만 아무 걸림 없이 말과 생각을 쓸 수 있습니다.

도대체 이 일이 무엇일까요?

피나게 울어 봐도 소용없으니 차라리 입 다물고 남은 봄을 보낼거나.

악!(大喝一聲)

 

- 몽지 심성일님

 

 

가난한 새의 기도 / 이 해인 수녀

꼭 필요한 만큼만 먹고
필요한 만큼만 둥지를 틀며

욕심을 부리지 않는 새처럼
당신의 하늘을 날게 해 주십시오

가진 것 없어도
맑고 밝은 웃음으로

기쁨의 깃을 치며
오늘을 살게 해 주십시오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을 무릅쓰고
먼 길을 떠나는 철새의 당당함으로

텅 빈 하늘을 나는
고독과 자유를
맛 보게 해 주십시오

오직 사랑 하나로
눈물 속에도 기쁨이 넘쳐 날
서원의 삶에
햇살로 넘쳐오는 축복

나의 선택은
가난을 위한 가난이 아니라,

사랑을 위한 가난이기에
모든 것 버리고도
넉넉할 수 있음이니

내 삶의 하늘에 떠 다니는
흰구름의 평화여

날마다 새가 되어
새로이 떠나려는 내게
더 이상 무게가 주는 슬픔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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