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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시절 나의 가출사건^^

작성자하얀겨울|작성시간09.05.23|조회수71 목록 댓글 6
난 사춘기가 조금 빨리 왔던것 같다 (아마도 내생각에^^)

중학교 시작하면서 바로 그랬던것 같다

지금도 그생각을 하면 조금은 아이러니하기도 한데 암튼 평생 잊을수없었던 사춘기를 보냈던것 같다

사춘기의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는 각자 다르겠지만 난 좀 길게했던것 같기도하구...



그 일은 사춘기가 시작될 무렵이었다

중학교를 입학해서 들뜬기분으로 학교를 다니던 어느날

느닷없이 가족들이 하는 얘기들이 자꾸 귀에 거슬리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도저히 그 분위기를 참고살수가 없을정도로 가족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거슬렸다

그래서 극단의 생각으로 혼자 독립하기로 마음먹었다



나름대로 하나하나 차근히 준비하며 이것저것 여러가지 구상도 해봤다

하지만 답이 바로 떠오르지않았다

결국은 잠시도 집에 더 있기가 싫어지자 우선 일단 나가서 생각해보기로했다

참내.. 그때는 그래도 딴에는 공부는 꼭 해야한다는 생각에 교과서랑 참고서 공부할 책은 모두 챙겼다

어디를 가든 공부는 꼭 해야한다는 생각을 했었나보다^^ (그때 까지만 해도 공부를 좀 했었거덩^^;;)

암튼 그 책보따리가 얼매나 무겁던지..;;;;;



그담에 갈아입을 옷도 있어야 하니까 옷보따리도 하나 챙겼지^^

그리고 부모님께 난 이러저러해서 도저히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생활을 할수가 없으니

집을 나가겠노라고 장문의 편지를 써서 아버지 책상에 올려놓고 보따리 두개를 양쪽에 들고 낑낑 거리며

드뎌 집을 나왔지.. 그런데... 손에 땡전 한푼이 없는기라............;;



처음 학교 입학할때 저금 통장을 만들어 한푼 두푼 모았던 것이 통장을 보니 13900원이더구먼

그 통장을 찾을려니 그날이 일요일이라 찾을수가 없네...ㅠㅠ

할수없이 한림이 있는 큰집에가서 사촌오빠한테 여비만 조금 빌려달라했더니

일언지하에 거절하시며 얼른 집에나 들어가라고 호통이네...ㅠㅠ

난 큰 맘 먹고 나온건데 너무 쉽게 묵살해버리는 오빠가 너무 야속해서 그냥 울면서 나와버렸네...ㅠㅠ



할수없이 어떻게 되겠지 하는 생각에 한림역으로 가서 기차시간을 보니 부산가는 기차가 올시간이 되어가네..

(처음 집을 나갈려고 생각했을때 일단 도시로 나가야한다는 생각에 목적지를 부산으로 정했다)

역에서 한나절이 넘도록 막막하게 기다리다가 옆동네 어떤 오빠가 아는척을하네

그러면서 기차를 타지말고 버스를 타고가자고했다

자기가 가는 중간까지 버스비를 주겠다고 같이 가자네

얼시구나 좋다고 얼른 따라갔지^^

그 오빠가 김해까지 차비를 내주고 난 김해에서 내렸다



일단 돈이 없으니 부산 큰언니 집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에 부산 가는 시내버스 주차장으로갔다

거기서 또 어떻게 부산을 가야하나 생각하며 대합실에서 멍하니 앉아있는데

내 기억으로는 한림에 사는 어떤 언니인데..

그 언니가 아는척을 하며 내옆으로 왔다 나도 인사를 하고는 가만히 앉아있는데

그 언니가 어딜 가냐고 물었다 그래서 부산 언니집에 간다고하고 멍하니 앉아있는데

옆에서 토큰 두개를 들고 그 언니가 공기놀이를 하고있는걸 무심히 들려다보고있었다

(부산 큰언니집까지 갈려면 그때 토큰이 두개가 필요했다)



내가 한참을 들여다보고있는 내맘을 그 언니가 읽었는지

"너 이토큰 필요하니?" 하며 물었다

"아,아니에요" 하며 사양을 했다

그랬더니 그 언니는 "그냥 이거 너 가져" 하며 두개를 내손에 건네주었다

"아..아닌데...안주셔도 되는데..." 하며 어쩔줄 몰라하고있으니

그 언니는 활짝 웃으며 "괜찮아 그냥 가져가" 하며 내손에 꼭 쥐어주는것이다

그 때 그언니가 너무 고마왔다^^ 물론 그전에 그오빠도 고마왔지만^^



바로그때 부산가는 123번 버스가 들어왔다.

"언니 버스가 왔네요^^ 저 먼저 가볼게요^^" 하며 얼른 뛰어나갔다

그언니는 "그래 잘갔다와" 하며 손을 흔들어주었다

난 무거운 보따를 두개를 들고 버스를 타고 부산역까지 가서 내렸다

언니집을 가려면 부산역부근에서 갈아타고 가야한다



부산역에 내리니 벌써 해가 저물어가고 있었다

언니집 가는 버스(85번)를 기다리며 여러가지를 생각하고있었다..

언니집에가서 뭐라고 먼저 얘길해야할까?? 일단 오늘 하루만 재워달라고하자

담날부터 내가 혼자 살수있는 방을 알아보고 먹고 살아야하니까

돈벌이 할수있는 일도 찾아봐야겠지.. 그리고 학교도 다시 가야하고...

기타등등 여러가지를 생각하고있자니 버스가 왔다



무거운 보따리를 낑낑거리며 들고 버스를 타는데 누가 위에서 내보따리를 얼른 들어주는 사람이 있었다

이런 고마울데가.. 누군데 이무거운 보따리를 들어주나? 하며 위를 보는데.........

허거덩......@@@@@@@@@@!!!

울 엄마다................................;;;;;;;;;;;;;;

순간 뜨끔.. 했었다 그러다 이내 평정을 되찾고 태연해지기로했다

문제는 식구들이 싫어서 나온거니까



언니집에 갈동안 엄마와난 한마디도 하지않았다

영문도 모르는 언니는 친정 엄마와 동생이 오니 무척 반가와했다

"갑자기 무슨일고 으이?"

"니 얼굴 볼라꼬 안왔나" 엄마는 그렇게 대답했다

그때 다행이 형부가 마산으로 출장가셔서 안계실때였다



저녁을먹고 난 작은방에서 하루종일 피곤했던지 바로 잠이 들었다

잠결에 엄마와 언니가 하는 얘기가 간간이 들렸다

엄마는 내가 들을까봐 조그맣게 얘기하시고 언니는 화가났던지

큰소리로 답을하고있었다 " 저걸 그냥 두고있나? 다리몽둥일 분질러삐지"

라고 하는 언니의 소리가 들렸다



그말에 엄마는 질색을하며 조용히 하라며 아버지가 절대로 윽박지르거나

야단치지말고 살살 달래며 데려오라고 신신당부하셨다는거다

"나도 생각 같아서는 몽둥이로 후리패고싶은데 아버지가 절대로 그러면 안된다고 하니 우짜노

지금 쟈한테 윽박지르는 소리하면 더 어긋단다고 절대로 못그러게 하시던데"

엄마의 그말에 언니는 "아이고~~ 저기 머가 델라꼬 저라노 으이?" 그러며 한숨을 쉰다



난 옆방에서 모녀간의 얘기를 들으며 (역시 우리아버지시군) 하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그러자 갑자기 아버지의 애타는 그모습이 떠올랐다

그래서 나의 가출시도는 여기서 끝내기로 마음억었다^^;;

언니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집으로 가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기차안에서 엄마는 왜그랬냐고 뭐가 그렇게 불만이더냐고 묻는다

난 아무얘기도 하기싫다며 입을 닫아버렸다

엄마는 한숨만 쉬며 어이구..를 연발하셨다



집에가니 아버지는 환하게 웃으시며 날 반겨주셨다

"잘갔다왔나? 피곤하제? 방에가서 좀 쉬어라"

그런 아버지 얼굴을 똑바로 쳐다 볼수가 없었다

그 이후로 아버지께서는 아무것도 캐묻지 않으시고 엄마가 뭐라고 얘길 할려고해도 막으셨다

(흑~ 울아부지 보고싶따아............ㅠㅠ)

다음날 아버지는 여느때와 같이 학교가라고 깨우시고 난 언제 그랬냐는듯이

학교 갈준비를하고 집을 나서는데 아버지가 선생님 갖다드리라며 봉투를 하나주셨다

거기엔 내가 하루 학교를 결석하게된 경위와 결석계가 있었고 아버지가 선생님께 부탁드리는 당부 편지가 함께 들어있었다



선생님은 그 편지를 읽으시고 아버지의 당부대로 더이상의 말씀은 하실수가 없으셨지만

"너 한번만 더그러면 나한테 혼난다" 하셨다

그때 난 그말조차도 귀에 거슬렸었다 ㅋㅋ

다른 사람들이 모두 맘에 안들었지만 아버지때문에 모두 참기로 마음억었다

그리고 2~3주후에 가정실습이라는 3~4일의 농번기 방학을했다

우리는 농사를 짓지않기 때문에 난 집에서 할일이 없었다

아버지는 내가 답답해 할까봐 부산 언니집에 다녀오라고 하셨다

아마도 그일이 있었기에 집을 떠나 마음좀 달래기를 바라는 마음이셨을것이다



그때 언니는 만삭이었기에 언제 아기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형부도 마산으로 장기 출장을 가시고 안계셔서 언니혼자서 불안한 마음이었다

언니집에서 며칠을 쉬고 다음날 집으로 가기로한 날이었는데..

언니한테 진통이 왔다

한참 곤하게 자고있는데 언니가 깨웠다

"아이고 배야.. 막내야 일어나바라 언니 배아프다 세수하고 정신차리고 언니따라 가자"

내가 잠을 못깨고 있으니 언니는 계속 같은 말을 하며 나를 깨웠다

"아이고 배야... 막내야 언니 아 나올라한다 일어나바라 같이 병원좀가자"

난 억지로 눈을 비비며 일어나 시계를 보니 새벽 두시도 채 되지않은 시간이었다

언니따라 주섬주섬 보따리를 들고 병원으로 갔다



날이 새도 언니는 아이고배야..아이고배야!! 소리만 하고 아기는 나올기미가 보이지않았다

중학교 1학년 짜리가 처음으로 겪는 상황이라 어찌해야할지를 몰랐다

저러다 우리언니 죽는거 아닌가싶어 너무 무서웠다

그 와중에도 언니가 시키는데로 아버지, 형부한테 전보를치고 심부름을 하며 정신이 없었다

언니 옆에 아무도 없어 졸지에 내가 언니 보호자가 되어있었다

간호사가 "이순복씨 보호자분!!"

하고 부르자 내가 "네?" 하며 벌떡 일어섰다

그러자 그 간호사 눈이 똥그레지며 "학생이 보호자야?" 하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저기 분만실에 가서 바구니에 있는 아기 안고 병실로 가세요" 하는것이었다



얼떨결에 분만실로가서 아이를 데려오려는데 바로그때 누군가 아이를 낳고있었다

의사가 "조금만 더 힘을 주세요" 하며 손을 내밀고 있고 어딘가에서 아이 머리가 나오는것을 보고말았다

그 당시 나에겐 그 광경이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

(옴마야~~ 나도 어른되면 저렇게 해야되나??)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드니 시집갈 마음이 생기지않았다 ^^ ㅋㅋ

하지만 아기를 보니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아주 조그맣고 귀여운 아기였다
(언니는 둘째 아기를 낳았는데 처음엔 아들이었고 두번째엔 딸아이를 낳았다 얼마나 이쁘던지^^)

그날 하루 종일 언니 간호하느라 왔다갔다 정신이 없었다

내가 언니 심부름을 하고있으니 다른침대에 있는 산모들도 나한테 심부름을 시켰다

그러면서 내가 그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인줄 알고 시켯다고 한다 ㅋㅋ



그래서 또 결석을 하게 되었다

아버지께서는 또 다시 결석계를 써주셨다

내가 결석계를 선생님께 갖다 드렸는데도 선생님은 나를 다시 의심하시는 얘기를 하셨다

" 너 이눔시키 또 가출한거 아냐?" " 아니에요!!" 난 강하게 부정했다. 난 선생님말이 너무나 속상했다

그전까지 담임선생님을 무척 좋아했었는데 그 좋았던 마음이 사라져버렸다 ㅋㅋ (반장환 선생님 죄송해요^^;;)



지금 내아이가 사춘기를 겪고있는 시기에 다시 생생하게 기억나게하는 추억거리다

사춘기를 겪는 아이들에겐 절대로 부정적인 말을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절실하게 하게된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내아이들한테도 부정적인 표현을 쓰지않으려고 노력하고있지만 쉬운일은 아닌것같다



내 아버지의 현명하신 행동으로 (잊을수없는 애피소드가 생기긴 했지만) 나의 사춘기시절이 무사히 잘 지나간것 같다

내가 아버지께 받았던 그 크시고 지극하신 사랑을 내자식들에게 다 주지못하고 있는것같아 가끔씩 미안한 생각이 들곤한다

아마도 평생 눈감을때까지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살것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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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지정 | 작성시간 09.05.24 ㅎㅎ 지혜로운 아버지시네요.가출을 감행한 용기가 대단하세요.근데 언니집이라...
  • 작성자도 정 | 작성시간 09.05.25 공감이 많이 갑니다....<그런데..재미있기만 하니..어쩌죠?...>
  • 작성자나명 | 작성시간 09.05.25 쯧쯧쯧...... '너같은 자식 낳아서 키워봐라'라는 말이 괜히 있었겠습니까?
  • 작성자카푸스 | 작성시간 09.05.26 누굴 닮아 저리 기억력이 좋을꼬... 전국 노래자랑 본선에 나간 것도 함 읊어봐바..
  • 답댓글 작성자하얀겨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9.06.03 24년전에 아버지가 전국노래자랑 진영에서 한다고 나가보라고 하시는걸 안나갔었지^^ 그래서 이달 27일에 전국노래자랑 녹화하는거 해볼라꼬하요^^ 아마 7월중에 방송이 나갈것같은디^^ 수상하게되면 방송날짜 알려주고 아님 모린척 해야지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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