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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용어]암시 (Suggestion)

작성자게바라|작성시간03.08.23|조회수443 목록 댓글 0
암시 (Suggestion)

소설의 서술 기법을 구성하는 한 방식. 대체로 플롯의 발단 단계에 많이 나타나며 복선을 만드어 내는 핵심 원리이다.
물론 이 용어는 언어의 의미가 이해되고 전달되는 과정이라는 뜻을 가진 의사 소통의 모든 분야에 적용 가능하다.
시, 영화, 연극, 발레 등 전언의 형태를 가진 모든 서사물에는 이 기법이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소설 텍스트에서 찾을 수 있는 암시의 기법은 여타의 서사 발현체들과 달리 몇 가지의 특징들을 가진다. 소설 텍스트 속의 암시는 시에서의 경우처럼 상징이나 은유적 수사의 차원에 국한되지 않는다.
예컨대 소설적 진술도 시적 진술처럼 '하느님 당신은 늙은 비애다(김춘수)'를 구성할 수 있다. 이럴 경우의 하느님은 생로병사의 고뇌를 짊어진 채 물신화되어가는 퇴락한 신성을 암시한다. 그러나 소설적 진술은 '행동과 사건의 연쇄'를 지향하기 때문에 등장 인물과 사건의 진행(처음-중간-끝)을 필수적으로 가지는 언술 행위의 일종이다. 따라서 그 속에는 시간과 공간과 존재가 긴박하게 숨쉬고 있기 마련이다. 소설 텍스트 속의 암시는 이러한 세 가지 차원에서 모두 존재할 수 있다. 뒤에 일어난 중요한 사건(결과)을 시간적으로 먼저 제시하거나(원인), 사건이 일어나 공간(물리적 공간이든 심리적 공간이든)의 묘사나 설명을 통하여 사건의 진행 상황과 의미 따위를 미루어 짐작케 해주거나, 등장 인물에 대한 몇 가지의 특별한 기술을 통하여 인물구성 characterization에 힌트를 던져 주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

요컨대 암시는 직접적 명시적 진술방법이 아닌, 독자의 호기심을 유발하거나 추측과 예견을 필요로 하는, 그리하여 고루하고 따분하며 뻔하게 전개될 이야기의 흐름에 재미를 부과하면서 한편으로는 앞으로 제시될 사건과 행동의 양상이 필연적이며 논리적인 것으로 독자가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드는 서술의 전략적 개념이자 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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