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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하얀 히아신스 제 4 화

작성자바요나 시몬|작성시간04.02.03|조회수29 목록 댓글 3


"오늘 따라 당신이 몹시 그립군요. 사랑하오. 유진이 엄마.."..



시월이 주는 차분한 낭만 속으로 캠퍼스의 오후는 한결 고즈넉한

서정을 늦가을 정취에 옮겨놓았다. 지난 구월의 바람을 타고,

상념을 안으며 그새 붉게 변한 낙엽송 그늘 아래엔 아름다운 시가 있었고,

어느 늦가을 풍경을 사랑한 연인들이 있었다.

어쩌면 가을이 지는 자리에서 시인은.. 한 잎 은행 잎사귀의 소중한

떨림에서 사무치는 인연을, 그 애절한 그리움을 찾아 헤매었는지도..

그 사랑을 찾아 아름다운 여백에 담았는지도.. ..


따스한 가을 햇살이 머물던 낙엽송 그늘 아래서 그렇게 한 영혼의

마음을 달래던 시월의 화폭은 어느새 붉게 드리운 단풍 잎새의

수줍음으로 이 한날의 고즈넉한 서정을 속삭이고 있었다.


"찬우야!"


"어.. 동석아! 수업은, 수업은 어쩌고."


"수업! 뭐! 수업이라면.. 오늘도 땡 쳤지."


"임마! 군대 갔다 오면 정신 좀 차릴 줄 알았는데 수업 땡 치는 건..

변함없는 너의 지조이고, 순정인 것 같구나. 그러고도 학점 받는 거

보면 그 신기하데이."..


"거.. 사 사공 아니랄까.. 우리 찬우 공부타령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네. 그래 공부는 잘 되 가고.. 시험은..

그래 시험 준비는 어떻게 되 가노." .. ..


방금 전까지 가을 햇살에 한껏 어우러져 있던 찬우의 얼굴에

따스한 가을 햇살을 가려버린 짙은 그림자가, 그 회색빛 먹구름이

드리웠다.


"시험.. 이제 시작인데 뭐.. 그래 동석이 너는 졸업하면 어디

취직할 려고."


"취직! 취직은 뭔 취직! 우리 졸부 아버지 부자겠다. 그래도

개망나니지만 저 자식새낀데.. 모른 체나 하실려고.

아마 아버지 밑에 있으라 안 카시겠나. 그건 그렇고..

니 가지고 있는 그거 뭐꼬.. 이리 한 번 조 봐라."


"아이다. 아무것도.." ..


순간 찬우의 손에 들고 있던 시집을 빼앗았다.


"짜석.. 아무것도 아니긴 뭐가 아니고. 아이고 마! 이거 시집 아이가..

사내놈이 가시나도 아니고 웬 시집이고! 이런 거는 가시나들이나

보는 기다. 그라고 본 게 찬우야! 니 혹시 가을 타는 거 아이가!

대체 누꼬! 우리 찬우 마음에 사랑의 불질러 논 게."


"아니다. 가을은 무슨.. 그냥"


"아니긴 뭐가 아니고. 그라고 보니 찬우 니.. 가을을 탄다면

찬우 고추는 설익은 풋고출까 아니면 잘 익은 빨간 고출까!

하하하하! 하하하하! " ..


금새 찬우의 얼굴은 불그레 달아올랐다. 마음 속 저 깊은 곳에

숨겨두었던 비밀을.. 그 금단의 비밀을 들킨 것처럼..


"동석아.. 그만 해라."


"그만하긴 니 말만해라. 짜석아! 캠퍼스에 쫙 깔린 게

가시나 아이가.. 내 언제고 소개 시켜 줄게 혹시 아직까지

니 아다맞제. 어쩌면 좋노. 우리 찬우 아직까지 아다다. 아다!"


"동석아!"..


"알았다. 거 농담도 못 하나. 음!음! 하얀 히아신스 꽃잎 하나..

한 영 은..


"하얀 히아신스 꽃잎 하나 .. 그 꽃잎을 닮은 소녀 있었네...

시월의 그리움이 너라면 하얀 망울 속에 드리워진 순정은 행복이었네..

하얀 별 하나 눈꽃을 사랑한 행복은

어느새 아름다운 슬픔이 되었네.. 하얀 히아신스 꽃잎 하나..

그 꽃잎 하나.."


"우와! 죽인다. 내 시에 대해 일자 무식해도 찬우야!

내 마음에 꽉 와 닫는다. 한 영 은이라.. 대체 누꼬!

겉 표지로 봐서는 시인은 아니고, 어디 아마추어 글쟁이 같은데..

찬우야! 이 아가씨 대체 누꼬! 혹시 우리 학교 킹카가"


"아이다. 그냥.." ..


"그래! 그라면 이 시 내가 가지고 간 데이."


"동석아.. 돌려도!" ..


"동석아.. 돌려.."..


더 이상 찬우는 아무 말이 없었다. 그저 저 만치 멀어져 가는

동석을.. 그 웃음소리를.. 그 손에 든 시집을 멀뚱히 바라볼 뿐이다.

저 만치 동석의 그림자가 사라질 때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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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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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바요나 시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4.02.02 월요일 저녁이네요.. 오늘 저녁도 좋은 시간 되시고.. 행복하세요.^^
  • 작성자137land | 작성시간 04.02.02 질문 ^^ 시몬님 소설 다쓰시고 조금씩 올리시는거예요 아님 쓰고 올리고 쓰고 올리고 그러시는거예요 ^^?
  • 작성자바요나 시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4.02.03 137군님.. 오랜만입니다. 올 한해도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 마다 좋은 결실이 있기를 바랍니다. 에구.. 오늘부터 재 때 재 때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이거 송구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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