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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집 터

작성자노금희 프로필 입니다|작성시간26.06.05|조회수3 목록 댓글 0

고향집 터
노금희
초가집은 바람에 매를 맞은 듯 허술하게 기운 할아버지 모습 같다
지나던 바람은
문을 두둘기며 아는척한다
할머니 혼수로 해온 금이 간 요강이 수줍은 듯이 웃는다

마당 구석 절구통에 고인 빗물에
윤슬이 헤엄치듯 미끄러지고
할머니 발걸음이 뒤뜽거리며
걸어 나온다

고추밭이 되어버린 터,
밑걸음 분 냄세가 코 끝에 매달렸다

대대손손 명당터라고
아직도 큰집에서 꼭 쥐고있다
세살떼 댓돌에서 떨어져 이마에 장미 한송이 피어 전설이 되고

놀란 할머니 밀개떡 발라야지
호들갑이 터에 뿌리를 내렸다
내, 이마에 상혼의 실금이 외양간 기둥처럼 밝혀
고함집 터줏대감 행세를 하고 있다
시누대가 서걱거리며 지난 기억을 되뇌이며
텃밭 금 고추가 허리를 세우고
호탕한 웃음으로 신명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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