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기와 경혈

氣 學

작성자해공|작성시간20.12.30|조회수76 목록 댓글 0

氣 學

 

 

 

 

 

惠岡 崔 漢 綺 著

 

손 병 욱 역주

 

2004년 3월 서울

 

통 나 무

 

 

 

 

목 차

 

 

1. 기학은 어떤 책인가?······························1

1) 권일(卷一)의 내용·························1

2) 권이(卷二)의 내용····································1

3) 기학의 학문관·························1

 

2. 기학의 내용····································2

1) 기관(氣觀)····························2

2) 천관(天觀)·································2

3) 천인관(天人觀)·····································3

4) 품기(禀氣) 및 품질(禀質)·····················3

 

3. 기학의 운화관(運化觀)·························4

1) 운화의 성격···························4

2) 운화를 인식해야하는 이유···························5

3) 운화의 인식 방법····························5

4) 운화 인식의 효과························7

5) 운화의 종류··································9

 

4. 기학의 수신관(修身觀) ······················11

 

5. 기학의 성리학(性理學) 비판 입장················11

 

6. 기학이 갖는 한계··························12

 

 

 

 

 

기학은 조선후기 인물로서 기철학자(氣哲學者)로 유명한 혜강 최한기(惠岡 崔漢綺, 1803 ~ 1877)가 55세 때인 1857년(丁巳)에 쓴 2권 1책으로 된 철학저술이다.

 

1. 기학은 어떤 책인가?

 

1) 권일(卷一)의 내용

기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이 정립되어야 할 필요성과 특징, 그것의 학문적 효과를 강조하면서, 기존의 여러 형태의 학문을 ‘중고지학(中古之學)’으로 단정 짓고 이것들을 비판한다. 나아가 기학에 속하는 다양한 종류의 학문들에 대해서 소개하고 설명하는데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따라서 혜강의 학문관이 뚜렷이 제시된다. 그리고 이와 아울러 그의 독특한 기관(氣觀), 천관(天觀), 인간관(人間觀), 천인(天人觀), 운화관(運化觀), 변통관(變通觀), 수제치평관(修齊治平觀), 정치교육관(政治敎育觀), 윤리도덕관(倫理道德觀) 등이 제시되고 있다.

2) 권이(卷二)의 내용

권 일에서 거론된 견해들을 더욱 압축, 집약시켜 기학의 구체적이고 본질적인 문제들을 깊이 있게 다루면서 기학의 전체구조를 해명하고자 한다. 즉 권 일에서 기학이라는 학문이 갖는 제반 성격을 다각도로 조명하면서 기학의 대략적인 얼개를 드러내고자 한다면, 권이(卷二)에서는 이러한 권 일의 내용을 기반으로 더욱 구체적이고 심오한 논의가 전개됨으로써, 기학이라는 새로운 사유(思惟)체계가 그 골격을 뚜렷이 드러내게 된다고 할 수 있다.

 

3) 기학의 학문관(學問觀)

혜강은 “이미 깨우쳐 얻은 것으로써 가르침을 받아서 업(業)을 전하는 것을 학(學)이라고 한다.”고 학(學)을 정의하고 예로부터 무수한 학(學)이 있어 왔으니, 그것을 크게 3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으니, 민생(民生)에 보탬이 되는 것, 민사(民事)에 해(害)가 되는 것, 그리고 민도(民道)에 무해무익한 것이 있다고 한다. 이 중에서 민생에 보탬이 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학(學)으로써 그가 제시하는 기학(氣學)이 여기에 속하며, 이러한 학(學)을 선택하는 기준은 허(虛)를 버리고 실(實)을 취하는 데 있다고 하였다.

 

 

2. 기학의 내용

혜강은 기(氣)로써 모든 존재를 해명코자 하는 기일원론자(氣一元論者)이다. 그러면서 그가 내세우는 기(氣)는 그 이전의 기(氣)와는 다른 독창성을 갖는다. 따라서 그의 기(氣)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그의 기학(氣學)이 제대로 해명될 수 있다. 나아가 기학에서도 천인일치(天人一致)를 주장하지만, 이것은 성리학에서 이야기하는 천인합일(天人合一)과 엄격한 의미에서 차이기 난다. 왜냐하면 기학의 천인관(天人觀)은 성리학의 그것과 다르기 때문이다. 기학은 천(天), 천인(天人), 만물(萬物)을 모두 기(氣)로써 설명하기 때문에, 이들 역시 기관(氣觀)에서 다루어질 수 있다.

 

1) 기관(氣觀)

(1) 기는 유형(有形)이다. 그러므로 기는 계산하고 측정하고 검증하여 수량화(數量化)할 수 있다.

(2) 기는 활동운화(活動運化)한다.

(3) 신(神)과 리(理)는 기를 떠나서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신(神), 기(氣), 리(理), 형(形), 운화(運化)는 상호 불가분리적이다. 특히 기를 떠나서 따로 신(神), 리(理)가 존재할 수 없다.

(4) 기는 일종의 생명 에너지이다. 기가 뭉쳐서 형체를 이룬 것을 가리켜서 형질(形質)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기와 질이 결합하여 개물(個物)을 이룬다. 개물은 그 기질(氣質)에 따라 크게 천(天), 인간(人間), 만물(萬物)로 구분될 수 있다.

(5) 개물의 기질은 생명력이 다하면 흩어져서 본래의 기(氣)로 돌아가므로, 이것을 일컬어서 기불멸론(氣不滅論)이라고 한다. 그러면 영혼(靈魂)은 소멸되고 만다. 이런 측면에서 영혼불멸론(靈魂不滅論)은 부정된다.

 

2) 천관(天觀)

(1) 천(天)은 곧 기(氣)이다. 특히 (천지)운화의 기를 가리킨다. 운화의 기는 대기(大氣)와 동의어이다.

(3) 천(天)이란 구체적으로 우양풍운한서조습(雨暘風雲寒暑燥濕)과 같은 자연현상을 포함하는 자연계를 가리킨다. 이것을 ‘기의 운화’라고도 한다.

(4) 천(天)으로서의 운화의 기(氣)는 개물로서의 기(氣)를 생성하는데, 그 생성의 원인은 “운화기가 스스로 그러하지 않음이 없다”로 설명된다. 이때 천(天)은 모든 형질의 기에 똑같이 품부되어진다.

 

(5) 기학의 천(天)은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이다. 따라서 그 천관은 한마디로 ‘자연적인 생명천관(生命天觀)’이라고 할 수 있다.

(6) 천(天)이라는 신기(神氣)의 조리를 특별히 천지유행지리(天地流行之理)라고 부른다.

 

3) 천인관(天人觀)

(1) 인간은 천(天)과 그 운행원리가 동일한 유행지리(流行之理)를 품부 받았다. 이것은 인간의 몸을 운행케 하는 조리이다.

(2) 인간의 마음[心氣] 역시 천(天)으로부터 나왔다. 그러나 심기(心氣)내지 신기(神氣)에는 인물의 인정(人情)과 물리(物理)를 추측할 수 있는 추측능력(推測能力)이 있다. 이 추측능력에 의거해서 추측함으로서 형성된 이치를 추측지리(推測之理)라고 하는데, 이것이 유행지리(流行之理)와 합치되면 천인(天人)이 일치하게 된다.

(3) 모든 존재에게는 천(天)과 인간(人間)을 일관하는 대동(大同)한 기(氣)가 있는데, 이것을 일컬어 천인운화(天人運化)의 기(氣)라고 한다. 따라서 이 기를 얻으면 천인(天人)이 일치될 수 있다. 이 천인운화의 기를 때로는 운화유형(運化有形)의 기(氣)라고도 하는데, 결국 천(天)에 다름 아니다.

(4) 천인운화는 방금운화(方今運化)이다. 지나간 과거의 운화가 아닌 지금, 이곳에서 드러나는 운화로서의 속성을 갖는다.

 

4) 품기(稟氣) 및 품질(稟質)

(1) 품부 받은 기[稟氣]와 타고난 자질(稟質]은 후득적으로 바꿀 수 없다.

(2) 품기와 품질은 기질의 체(體)를 형성하되, 그 조리는 유행지리(流行之理)로서 천(天)의 조리와 동일하다.

(3) 품기와 품질은 대기운화(大氣運化)의 범위 내에서 운화하되, 스스로 한정된 기한이 있다.

(4) 한 개인의 인기운화(人氣運化)는 품기와 품질, 그리고 견문(見聞)에 의해서 개인마다 다양하게 드러난다.

(5) 품기와 품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유전적인 것[父母精血]과 환경적인 것[所居之水土]인데, 특히 유전적인 요인이 한 인간의 운명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크다. 궁달(窮達)과 수요(壽夭), 질병의 유무와 현우(賢愚)의 등급이 바로 이 요인에 의해서 결정된다. 따라서 기학에서는 배우자 선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3. 기학의 운화관(運化觀)

기학은 운화(運化)로서 정치와 교육을 시행하려는[以運化行政敎] 학문체계이다. 따라서 기학에서 운화(運化)를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기학에서는 대동한 보편자로서 우주의 본원이면서 생명체의 본원이기도한 천(天[運化之氣=天氣=大氣])의 본성을 대기활동운화(大氣活動運化)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 대기활동운화를 줄여서 활동운화라고 하고, 더 간단하게 ‘운화’(運化[氣化])라고 한다. 그러므로 기학적 본체론의 핵심은 운화이고, 나아가 이 운화를 제대로 인식하고 이것을 실현하는 것은 기학적 인식론과 실현론에 해당된다. 기학에서의 운화는 마치 불교의 불성(佛性), 도가의 도(道), 유교의 인(仁), 성리학의 리(理)와 같은 비중을 갖는 용어이다. 따라서 천도(天道) ․ 천리(天理) ․ 천칙(天則)도 기학에서는 바로 기화(氣化)로 파악된다. 그러므로 운화관(運化觀)은 곧, 기학의 진리관이 된다.

 

1) 운화의 성격

운화는 천(天)의 본성으로서, 천(天)이 활발하게 움직이며 운동변화, 곧 불변적인 법칙성을 갖는 추세이다. 이것을 달리 운화지세(運化之勢) 혹은 운세(運勢)라고도 한다. 그러면서 이 추세는 구체적인 형질을 지닌 자취[眞跡, 形跡, 實跡]와 따라야 할 궤도[軌轍]로 파악된다. 여기서 운화의 성격은 다음의 세 가지로 정리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운화란 천(天)에 있어서는 자연(自然)의 길이자 방향(方向[天道])이라면, 인간에 있어서는 당연(當然)의 길이자 방향[人道]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운화란 객관적인 법칙성을 갖고 실재(實在)하는 일정한 추세로서 객관적인 인식방법인 추측에 의해서 알아낼 수 있다.

셋째, 운화란 천(天)의 운행으로서, 일정한 공간적 범위 속에서 일어나는 운동이 시시각각으로 변해나가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그 운동양상은 순환적이고 반복적이다.

 

[기학]에서는 운화를 활동운화와 활 ․ 동 ․ 운 ․ 화로 나누어 파악한다. 활동운화의 의미는 “생명기운이 항상 움직여 두루 운행하면서 크게 바꾼다.[生氣常動周運大化]”이고, 활 ․ 동 ․ 운 ․ 화의 의미는 생기(生氣), 진작(振作), 주선(周旋), 변통(變通)이다. 천(天)의 본성인 운화는 인간의 내면속에서도 이미 품부되어 있으므로, 인간이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 운화를 인식하기만 하면 인간 역시 이러한 본성을 회복하여 언제나 천(天)에 승순(承順)할 수 있게 되며, 가장 이상적인 삶을 영위하게 된다.

 

 

2) 운화를 인식해야 하는 이유

운화를 인식해야 하는 이유는 “살아가는 도리(道理)와 정교(政敎) ․ 학술(學術)의 무한한 실효(實效)가 모두 기화(氣化)에 있기 때문이다. 기학에서는 인민의 정신적, 물질적인 실제생활에 적용되는 실용실사적(實用實事的)인 사무(事務) 또는 행사(行事[人事와 人道])를 매우 중시한다. 기학에서 운화에 근거를 두고 있는 사무(事務)는 우선, 공(公), 중화(中和), 효(孝), 강기(剛紀) 등을 들 수 있다. 다음으로 덕(德), 선(善), 중(中), 인(仁), 의(義), 천도(天道), 천칙(天則), 등을 들 수 있다. 창업(創業), 수성(守成), 경장(更張) 역시 마찬가지이다.

 

3) 운화인식의 방법

神(明知)氣(力行)
活動運化
生 氣常 動周 運大 化
生 氣振 作周 旋變 通
壽而仁知先後能適宜開物成務
存養推測健順日新度量周旋變通化融
飮食財用接濟酬應隨時因機感服化應
知覺 ․ 記念包容 ․ 變通
通: 氣質通而運化著
天人運化에 通達함
天人運化之準的의 樹立

 

기학에서는 인식의 대상이 되는 운화를 천인운화라고 부른다. 천인운화를 인식하는 방법은 첫째, 인간의 활동운화[人氣之活動運化]를 우등(優等)하게 하는 방법이고, 둘째, 기질변화의 방법이다.

 

위의 도표를 순번대로 설명하면,

① 천인운화 인식[통달]의 구조에 대입시켜 본 것이다. 인식기능인 명지(明知)와 실현기능인 역행(力行)으로 파악된다.

② [신기통]의 신기(神氣) 개념을 기학의 ‘활동운화’ 개념으로 바꾸어 논 것이다. 이때 신의 명지는 운화에 해당하고, 기의 역행은 활동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③ 활동운화의 역할을 전체적으로 본 것이다.

④ 활 ․ 동 ․ 운 ․ 화로 나누어 그 각각의 기능을 살펴본 것이다.

⑤ 인간의 타고난 활 ․ 동 ․ 운 ․ 화가 우등할 경우에 발휘하게 될 능력.

⑥ 인간 스스로의 활 ․ 동 ․ 운 ․ 화를 공부하면 어떠한 조리 내지 효과가 생겨나게 되는지에 대한 것이다.

⑦ 인간의 활 ․ 동 ․ 운 ․ 화의 공부가 인물에 도움을 의뢰하는 것이 각각 무엇이냐에 대한 내용이다.

⑧ 인간의 활동운화가 천(天)의 활동운화에 승순하자면, 지각(知覺) ․ 기념(記念) ․ 포용(包容) ․ 변통(變通)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지각기념은 인간의 활동운화가 갖는 ‘능함’에서 오고, 포용변통은 성실함에서 생겨나고, 성실함은 경험열력(經驗閱歷)으로부터 나온다. 경험을 중시한다는 측면에서 ⑦의 내용과 상통한다. 여기서의 지각 ․ 기념은 추측에 해당된다면, 포용 ․ 변통은 천인운화를 인식하기 위한 변통이므로 인식단계의 포용 ․ 변통이라 하겠다.

⑨ 인간의 활동운화에 있어서 본성으로서의 활동운화를 가리는 인간의 기질이 변화되어 내면의 본성인 활동운화가 드러나는 단계이다. 이것은 곧 살펴보게 될 기질변화에 의거한 인식방법과 관련성이 있다.

⑩ 천인운화를 인식[통달]하여 인기의 활동운화가 천인기(天人氣)의 활동운화로 바뀐 상태로서, 이것은 인식의 목표가 달성되었음을 가리킨다.

⑪ 천인운화라고 하는 기준[天人運化之準的]이 수립되고 드디어 인식이 완성된다는 것이다.

 

기질변화에 의가한 천인운화의 인식의 과정을 정리하면,

첫째, 나의 기질의 용인 추측지리를 변통하여 천의 유행지리와 부합되도록 한다.

 

둘째, 그러면 추측지리가 기질의 체인 유행지리와도 부합되면서 나의 내면의 운화가 발현된다.

셋째, 나의 내면의 운화가 외부의 천의 운화에 승순하면서 천인이 일치되고 천인운화를 인식하게 된다.

첫 번째가 외부의 인물에 대한 견문추측과 습염에 의거해서 심기를 단련시키는 것을 가리킨다면, 두 번째는 ‘찌꺼기가 다 없어져서 정밀하고 참된 것이 정립되고, 기질이 통하여 운화가 드러나게 됨’(渣滓盡而精實立, 氣質通而運化著)을 가리키고, 세 번째는 천인운화의 인식을 가리킨다.

 

4) 운화인식의 효과

 

(1) 인식단계에서 천인운화를 인식함으로서 나타나는 효과

① 기화(氣化[천인운화=대기운화])를 얻게 되면, 가(家), 국(國), 천하(天下)가 일체(一體)가 될 것이고, 오랜 과거와 미래의 긴 세월도 한 평생으로 간주될 것이다.

② 천인운화를 얻게 되면 가로막힌 것과 어지러운 것도 조리 정연하게 뚫고 가지런히 할 수 있고, 지극히 복잡하고 어려운 것도 통(通)하여 이롭게 할 수 있고, 고질적인 병폐도 치료하여 다스릴 수 있을 것이다.

③ 천인운화를 알면 자연히 방금운화(方今運化)를 알게 되어, 시의적절한 변통을 시행할 수 있게 된다. 방금운화란 대기운화가 ‘지금 여기’라고 하는 시 ․ 공간에 제약되어 나타난 것으로서 바로 이 방금운화에 의해 특정한 시대상황이 드러나게 된다. 따라서 인간이 자기가 살고 있는 특정한 시대적 상황을 제대로 모른다면, 수시변통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천인운화와 방금운화는 다같이 의지해야 할 근기(根基)와 표준(標準)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규모에 있어서 천인운화는 운화의 전체로서, 공간적으로는 천하 내지 만물과 일체가 되고, 시간적으로는 과거, 현재, 미래를 일생(一生)으로 삼는다면, 방금운화는 운화의 부분으로서, 지금 현재 이곳에서 의지해야 할 근기와 표준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천인운화를 알면 방금운화는 자연히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④ 운화를 인식하면 기학적 깨달음을 얻게 된다. 즉 기학에서는 운화의 인식을 깨달음이라고 부를 정도로 중시한다.

 

⑤ 천인운화에 통달하면, 제대로 된 인도(人道)와 인사(人事)가 정립된다. 제대로 된 인도란 유행지리와 부합되는 추측지리[事理]에서 나온 사무[행사] 가운데, 인간의 정신적인 삶과 연관되는 종목들로서 통민운화와 관계가 깊다. 전례(典禮), 형률(刑律), 경전(經傳), 사책(史策), 의약(醫藥), 병법(兵法), 문장(文章), 사류(事類) 등이 인도의 종목들이다. 이에 비해서 인사란 주로 인간의 물질적인 삶과 연관되는 종목들로서 일신운화와 관계가 깊다. 저술활동이나 각종 도구의 제작 등이 될 것이다.

 

(2) 인식단계에서 천인운화라고 하는 기준을 수립함으로서 나타나게 되는 효과

① 종교에 대한 판단기준으로 적용된다. 운화의 기(氣)가 종교의 사정(邪正)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적용된다.

② 학문의 허실(虛實)과 사정(邪正)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③ 선악(善惡) 및 귀천(貴賤)의 판별기준이 된다.

④ 일을 경영함에 있어서 성패(成敗)의 기준이 된다.

⑤ 고인(古人) 서적의 시비와 우열을 헤아려 취사(取捨)하는 기준이 된다.

⑥ 의식주(衣食住) 및 거마(車馬)의 제도를 가감(加減)하는 기준이 된다.

⑦ 사람을 헤아리고 평가하는 불변의 척도이다.

⑧ 조정의 일을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⑨ 정치(政治)와 교학(敎學)에 있어서 창업(創業), 수성(守成), 경정(更正)하는 기준이 된다.

⑩ 정교(政敎)의 치란(治亂)은 기강(紀綱)을 세우느냐의 여부에 달려있고, 기강의 기준은 대기운화에 달려있다.

⑪ 백성을 치안(治安)하는 도(道)를 시행하는 기준이 된다.

 

(3) 실현단계에서 이 천인운화를 널리 시행함으로써 나타나게 되는 효과

① 언론(言論)이 운화로부터 나온다면 가르치고, 타이르고, 권장하고, 설명함이 쉽게 남에게 먹혀들어 남과 어그러질 걱정이 없고, 행사가 운화로부터 나온다면, 나라를 다스리고 경영함이 순서를 좇아서 나아가게 되어 남과 저촉될 걱정이 없어진다.

② 천인운화를 심득(心得)하여 익숙하게 단련해서 밖의 용모(容貌)에 드러내기에 이르면, 시(視), 청(聽), 언어(言語), 위의(威儀)가 천칙(天則)에 부합하게 되어, 누가 그것을 보고 듣더라도 걸리는 바가 없이 모두 알맞게 조화될 것이다. 또 동정지속(動靜遲速)에 있어서도 외모를 꾸미거나 장식하지 않더라도 저절로 천형(踐形:인간의 타고난 본성에 부합하게 행동하는 것)에 이를 것이다.

 

③ 기학의 궁극적인 목표인 일통(一統)의 대동이상(大同理想)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해준다.

④ 경세단계(經世段階)의 변통에 의거해서 완벽한 통민운화(統民運化)가 시행된다. 여기서의 변통이란 현실의 개혁으로서 모든 인민을 대기운화(大氣運化)에 승순케 함을 의미한다. 달리 말하면 대기활동운화에 승순하는 천인일치(天人一致)의 삶을 사회적으로 확충시키는 것이다.

⑤ 민심(民心)을 안정시키고 일상의 쓰임을 넉넉하게 해준다.

 

5) 운화의 종류

기학에서 쓰이는 운화는 크게 두 가지 서로 다른 의미가 있다. 따라서 잘 구별하여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운화의 사전적 의미는 ‘운동변화’ 내지 ‘운전변화’로 풀이된다. 그러나 기학에서는 이러한 의미 이외에 ‘인간이 승순해야 할 표본인 대기(天)라는 존재의 삶의 양상’을 가리킨다. 좀 더 자세히 말한다면, ‘운동변화를 통해서 드러나는 대기의 삶의 양상’이 곧 운화이다. 만약 사전적 의미로 쓰이게 되면, 운화는 모든 존재에 다 해당되는 용어가 된다. 천지인물 모든 존재가 다 운화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때로는 ‘운화’라는 용어가 인간이 운화한다는 의미가 되거나, 만물이 운화한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후자의 의미가 되면, 운화라는 용어는 오직 기학의 본체인 대기(大氣)를 가리키는 말이 된다.

운화는 주체에 따라 크게 대기운화, 인기운화, 만물운화로 나눈다. 이 셋은 천지만물을 포괄한다. 기학에서는 운화지기(運化之氣)의 운화를 대기운화라고 하는데, 이것이 인물을 배포(排布)한다. 대기운화에 의해서 배포된 인물을 형질지기(形質之氣)라고 하는데, 이 형질지기의 운화가 곧 인기운화와 만물운화이다. 만물 속에는 동, 식물의 의미가 모두 들어 있다.

인기운화는 일신운화, 교접운화, 통민운화, 대기운화의 네 가지가 있는데, 대기운화는 천인운화를 인식한 이만이 가능한 운화이다. 천인운화를 인식하지 못했다면 대기운화는 인기운화가 될 수 없다. 이것은 천인운화를 인식한 이가 행하는 운화 가운데 그 범위가 가장 큰 운화로서, 이 운화에 의거하여 평천하가 가능해진다.

 

기학의 삼대운화인 활동운화, 천인운화, 그리고 통민운화이며, 천인운화는 방금운화이다.

인간은 몸과 마음으로 이루어진 존재이다. 따라서 몸과 마음은 그 운화를 나눌 수 있다. 몸의 운화를 신기운화(身氣運化)라고 하고, 마음의 운화를 심기운화(心氣運化), 혹은 신기운화(神氣運化)라고 한다. 이 둘은 그 운화의 조리가 다르다. 신기운화의 조리는 유행지리와 추측지리를 합한 것이다. 이에 비해서 심기운화의 조리는 신기(神氣)의 견문추측에 의해서 형성된 추측지리이다. 기질의 체용(體用)으로 본다면, 신기는 기질의 체용을 모두 가리키는데 비해, 심기는 기질의 용(用)이 될 것이다.

대기운화는 기화(氣化)로서 천도(天道)에 속한다면, 통민운화는 교화(敎化)로서 인도(人道)에 속한다. 인도는 주로 인간의 정신적인 삶과 관련된다. 정치. 교육,과 관련하여 윤리도덕은 물론이고 각종 법과 제도 등이 모두 인도의 종목이다. 그럼에도 기학이 인문과학이 아닌 사회과학으로 분류되어 지는데 인간 자체를 사회와 자연을 향해서 열려있는 사회적 존재로 보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정리하면,

 

大氣運化(天氣運化)統民運化(人氣運化)
氣化敎化
流行之理=天理=物理推測之理=事理
天道(인간의 총체적 삶과 관련됨)人道(인간의 정신적인 삶과 관련됨
自然(必然)當然(人爲)
存在當爲
標準工夫
自然科學社會科學

 

 

 

 

4. 기학의 수신관(修身觀)

 

修身一身運化 : 少壯衰老器用運化의 氣人事敎才藝
齊家治國統民運化 : 禮律綱紀人民運化의 氣人道敎人道
平 天 下大氣運化 : 地月日星의 回轉宇宙運化의 氣人天敎運化

 

 

 

5. 기학의 성리학 비판 입장

 

기학에서는 기존의 학문들을 ‘중고지학’이라고 하여 비판한다. 기학이 가장 큰 주안점을 두고 비판, 극복하려고 하는 것은 심학(心學), 이학(理學)으로 불리어지는 성리학(性理學)이다.

1) 주기(主氣)의 입장에서 주리(主理)를 비판함

2) 一元論的인 입장에서 二元論的인 입장을 비판함

3) 유형(有形[氣化爲主])의 입장에서 무형(無形[마음위주])을 비판함

4) 실용(實用)입장에서 비실용(非實用)을 비판함

5) 실재론(實在論[객관])적 입장에서 관념론(觀念論[주관])적 입장을 비판함

6) 현실중시의 입장에서 과거중시의 입장을 비판함

7) 동적(動的)인 입장에서 정적(靜的)인 입장을 비판함

8) 추측(推測)의 입장에서 궁리(窮理)의 입장을 비판함

9) 심(心)과 물(物)을 통합한 합내외(合內外)의 입장에서 주심론(主心論)을 비판함

10) 형이하적(形而下的)인 구체성(具體性)의 입장에서 형이상적(形而上的)인 추상성(抽象性)을 비판함

11) 천인일치(天人一致)의 입장에서 천일합일(天人合一)의 입장을 비판함

12) 사회윤리중시(治人爲主)의 입장에서 개인윤리중시(修己爲主)의 입장을 비판함

13) 욕구긍정(欲求肯定)의 입장에서 욕구부정(欲求否定)의 입장을 비판함

14) 자연적(自然的) 생명천(生命天)의 입장에서 윤리적(倫理的) 이법천(理法天)의 입장을 비판함

 

15) 과학적인 사실로부터 윤리적인 당위를 정립하려는 입장에서 당위를 사실보다 우선시하는 입장을 비판함

 

기학은 성선설(性善說)을 부정한다. 기학에서 말하는 기(氣)의 본성이란 운화기[대기]의 활동운화이다. 이것은 인간의 본성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 운화기에는 시비, 화예, 선악, 생사가 없다. 이것은 가치중립적이다. 다만 인간이 이것을 제대로 인식하여 여기에 승순(承順)하게될 때, 비로소 선(善)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기학에서의 선악(善惡)은 운화지기에 대한 인간의 순역(順逆)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다. 따라서 선악을 따지기 이전에 먼저 순역을 따져야 한다. 다음에서 이 점이 드러난다. “선악(善惡)이 구분되지 않으면, 뭇 인기가 따르느냐 거스르느냐의 여부를 나아가 물어보며, 인기가 따를 것이냐 거스를 것이냐가 구분되지 않으면, 천기운화(天氣運 化 )에 나아가 물을 것이다.”이런 측면에서 기학은 성리학을 포함란 기존 유학의 성선설(性善說)을 비판하는 것이다.

 

6. 기학이 갖는 한계

 

1) 기학에서는 형질의 기가 운화의 기로 말미암아 생성되었다고 주장하는데, 이때 형질의 기란 지(地), 월(月), 일(日), 성(星) 및 만물의 형체를 말하고, 운화의 기란 雨晹風雲寒署燥濕을 가리킨다. 그렇다면 이 주장이 어떻게 검증될 수 있는가?

 

2) 기학에서 불교의 영혼불멸설을 부정하면서 육신이 흩어져 소멸되면 영혼도 흩어져서 천지운화(天地運化) 가운데로 돌아간다고 하는데, 이것이 과연 어떻게 증명되고 확인될 수 있을 것인가?

 

3) 기학에서 개개인이 타고난 자질[稟質]은 부모의 정기(精氣)와 혈기(血氣)가 화합하는 데서 결정되는 것으로 이것을 변개(變改)할 수 없다고 전제하고 여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자녀의 궁달(窮達)과 수요(壽夭), 질병(疾病)의 유무(有無), 현우(賢愚)의 등급이 있다고 한다. 과연 이것이 틀림이 없는 사실로 증명될 수 있을까?

4) 북한 학자들의 주장처럼 혜강이 유물론자(唯物論者)이며 무신론자(無神論者)인가, 이것이 아니라면 그의 철학의 성격을 어떻게 규정지어야 할 것인가 하는 것도 앞으로 해명되어야 할 과제로서 남게 된다.

 

기학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기학이 꿈꾸었던 세상은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서구화된 산업사회와는 분명 달랐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기학이 제시하는 이상적인 세계상의 구체적인 모습이 무엇이며, 이것이 오늘날 현대문명이 봉착한 각종 위기상황을 타개하는데 어떠한 의미를 지닐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앞으로 진지한 탐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 기학과 성리학의 주요비교



氣 學性理學(主理說)
인식의 궁극대상運化之氣=天 ; 자연적인 生命天理太極=天 ; 윤리적인 理法天
궁극대상의 속성活動運化: 神氣理形運化의 不離性無形, 形而上者, 靜的 존재
인식의 주체神氣虛靈知覺之心
인식방법상의 특징見聞推測: 歸納的: 經驗的이며, 외부세계를 중시함居敬窮理(*忘形除欲): 演繹的, 直觀的이며, 내면세계를 중시함
인식의 목표誠 ․ 正단계에서 天人運化를 인식하여 天人一致에 이름修身단계에서 存天理遏人欲, 求仁成聖하여 天人合一에 이름
인식대상으로서의 理의 차이天理, 物理: 객관적으로 실재하는 有形의 생명원리로서의 一理로 귀일됨天理, 所以然之理: 주관적이고 관념적인 理로서 사람마다 각기 다르게 인식함
本具의 문제稟氣와 稟質 내면에 天性인 運化之氣 및 推測之能이 本具함本具先天知, 良知良能
본질적인 차이①인식과 실현의 구도修己와 治人의 구도
본질적인 차이②하늘을 추측하여 달력을 만듦(氣化로써 人事를 헤아림) *順天之效가 있음달력을 만들어서 하늘을 증험함(人事로서 天을 헤아림) *主我의 病이 있음
기타 차이性善說 부정
先行後知
氣體理用
性善說 긍정
先知後行
理主氣用

 

*혜강 자신의 견해임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