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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현장에서] 충남인터넷고가 주인공 되던 날

작성자로즈마리|작성시간17.08.11|조회수64 목록 댓글 0

 

여자선수권대회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한 충남인터넷고 주장 정하연.


만년 조연 배우가 처음으로 주인공을 맡게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 충남인터넷고의 우승이 그와 비슷했다.

충남인터넷고는 1일 저녁 8시 경남 합천 군민생활체육공원 인조 3구장에서 열린 ‘2017 제16회 전국 여자축구 선수권대회’에서 동산정산고를 2-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2012년 같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후 5년 만의 우승이다. 이정민의 두 골로 만든 2점 차 리드 상황에서 종료 휘슬이 울리자 충남인터넷고 선수단은 환희에 휩싸였다.

윤수진 감독을 비롯한 팀 관계자들을 연이어 헹가래 치고 서로에게 물을 뿌리며 즐거워하던 선수들은 시상식이 끝나고 한참 뒤에서야 조금씩 흥분을 가라앉혔다. 그리고 한쪽 구석에서 눈물을 훔치고 있는 3학년 선수들을 볼 수 있었다. 주장 정하연은 글썽글썽한 눈을 하고서 이번 우승이 “영화 같다”고 말했다.

충남인터넷고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1991년 창단(당시 연산상고)한 충남인터넷고는 2012년 선수권대회 우승, 전국체전 준우승 등 여자축구 명문이라 할 만한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지만, 2014년 내홍을 겪으며 해체 수순을 밟았다. 지난 6월까지 팀을 이끌었던 고문희 전 감독(현 경주한수원 코치)이 2016년 선수들을 끌어 모아 팀을 재창단하면서 다시 전국대회 무대에 서게 됐다.

현재 세 명뿐인 3학년 선수, 주장 정하연과 조수민, 백도혜는 지난해 재창단과 함께 각각 인천디자인고, 강일여고(해체), 한별고에서 전학 왔다. 어렵게 재창단한 팀의 어려움을 고스란히 느꼈다. 재창단 첫해 선수권대회 8강에 오르며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지만, 올해 춘계연맹전 준우승, 여왕기 4강 등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더구나 같은 충청 지역의 예성여고가 춘계연맹전과 여왕기를 휩쓸며 승승장구했기 때문에 충남인터넷고의 아쉬움은 더 컸다. 춘계연맹전에서는 예성여고와 결승전에서 만나 0-2로 졌고, 여왕기에서는 준결승전에서 만나 1-2로 역전패했다. 충남인터넷고가 우승으로 향하는 길목마다 예성여고가 막아섰다.

 
우승팀 충남인터넷고와 준우승팀 동산정산고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번에는 달랐다. 충남인터넷고는 예선 첫 경기에서 예성여고를 만나 2-1로 이겼다. 예성여고는 충남인터넷고에 밀려 8강 진출에 실패했다. 그간의 주연과 조연의 위치가 바뀐 셈이다. 정하연의 “영화 같다”는 말이 이해됐다.

“영화 주인공이 된 것 같아요. 계속 2, 3위만 해서 아쉬움이 컸거든요. 이번 대회에서는 꼭 우승하자고 아이들과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쳤어요. 항상 예성여고한테 졌는데, 이번에는 예성여고를 꺾고 올라와서 우승을 했잖아요. 첫 우승이라 정말 기뻐요.”

동산정산고와의 결승전에서도 우승에 대한 간절함이 드러났다. 충남인터넷고는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한 정하연과 중원을 탄탄히 지킨 백도혜가 무게 중심을 잡으면서 침착하고 안정감 있는 플레이를 펼쳤다. 동산정산고 역시 매 대회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 경험이 많았던 탓에 우승에 대한 간절함은 컸지만 침착함은 부족했다.

윤수진 감독은 “대회 초반에는 경기력이 그리 좋지 않았지만 선수들이 한 경기, 한 경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끈끈하게 뭉쳐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우승이 선수들을 더욱 똘똘 뭉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윤 감독의 바람은 이미 진행되고 있었다. 정하연에게 눈물의 이유를 묻자 “동생들한테 너무 고마워서”라는 답이 돌아왔다. “우리 팀에 3학년이 세 명밖에 없는데 밑에 아이들이 잘 받쳐주고 도와준 덕분에 여기까지 왔어요. 너무 고마워요. 경기장 안에 있는 아이들, 밖에 있는 아이들 다같이 해줬어요. 모두 함께 정말 후회 없는 경기를 한 것 같아요.”



합천(글, 사진)=권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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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풋볼뉴스(Football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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