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3년 임시정부 3·1절 선언문의 역사적 성격과 국통 비계승관련 현 정부의 위헌 소지 검토

작성자역사광복이|작성시간26.06.05|조회수75 목록 댓글 0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1943년 발표한 3·1절 선언문은 한국의 국통(國統)과 주권의 계승 과정을 환국, 단군, 부여, 삼한, 삼국, 고려, 조선, 그리고 대한민국 임시정부로 이어지는 확고한 정통성으로 천명하였다.
이는 한민족의 역사가 단절되지 않은 하나의 주권 체계로서 도도히 흘러왔음을 선언한 것이며, 일제의 식민 지배하에서도 주권의 주체는 오직 우리 민족에게 있었음을 대내외에 선포한 역사적 선언이다. 현행 대한민국 헌법 전문 역시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명시함으로써, 이러한 역사 인식을 국가의 근본 규범으로 수용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대한민국 정부의 실제 역사 정책과 학계의 주류 담론을 살펴보면, 헌법적 가치와 임시정부의 선언문이 담고 있는 자주사관을 온전히 계승하기보다, 일제가 심어놓은 식민사관의 유산을 청산하지 못하고 도리어 이를 지속·방조하는 경향을 보인다. 본 글에서는 1943년 임시정부 선언문의 가치를 조명하고, 현재의 역사 정책이 왜 헌법 위반 소지를 안고 있는지 고찰하고자 한다.

국사찾기협의회 사무처장 임기추박사


1. ​1943년 임시정부 3·1절 선언문의 역사적 성격과 국통 맥락

​1943년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3·1절 선언문은 단순한 기념사를 넘어, 다가올 광복 이후의 건국 이념과 역사의식을 정립한 고도의 정치·역사적 문서이다. 이 선언문에서 주목해야 할 핵심은 환국에서 시작하여 단군, 부여, 삼한, 삼국(고구려·백제·신라), 고려, 조선을 거쳐 대한민국에 이르는 국가 주권의 영속성 체계이다.

​임시정부가 구축한 이러한 국통론은 일제 식민사학이 조작한 '타율성론'과 '정체성론'에 정면으로 맞서는 강력한 논리적 무기였다. 일제는 조선 사학을 왜곡하여 한국사가 중국이나 북방 민족의 영향력 아래에서만 움직였다는 타율성을 강조했고, 스스로 발전할 능력이 없어 조선 시대에 정체되어 있었다고 강변했다. 이에 대해 임시정부는 우리 역사가 고대부터 단 한 번도 주권의 맥이 끊기지 않고 고유의 전승 과정을 거쳐 발전해 왔음을 주창한 것이다. 즉, 영토와 조정은 일제에 의해 잠시 침탈당했을지언정, 국가의 근간이 되는 '주권과 국통'은 민족 내부에서 끊임없이 계승되어 대한민국 임시정부로 이어졌다는 인식이다. 이는 곧 건국의 정당성이 일제의 시혜나 연합국의 승리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반만년 역사 속에서 축적된 민족 자결권의 발현임을 명시한 것이다.


2. ​헌법 전문의 임시정부 법통 계승과 국가의 의무

​현행 헌법 전문은 대한민국이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선언하고 있다. 헌법 전문은 단순한 수사(修辭)나 선언적 문구가 아니라, 헌법의 최고 지도 원리이자 국가 권력의 행위를 제한하고 유도하는 법적 구속력을 지닌다. 따라서 대한민국 정부는 헌법 전문에 따라 임시정부가 추구했던 독립정신과 자주적 역사 인식을 수호하고, 이를 국가 정책 전반에 반영해야 할 구체적인 의무를 지닌다.

​여기서 법통(法統)의 계승이란 외교적·정치적 정통성의 계승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임시정부가 일제의 침략에 맞서 싸우며 정립한 역사관, 즉 '식민사관을 배격하고 주체적 국통을 확립하는 일' 역시 법통 계승의 필수적인 조건이다. 국가가 역사 교과서 서술, 문화재 보존, 고대사 연구 지원 등의 정책을 수행할 때, 헌법이 명령하는 주체적 역사성을 기저에 두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헌법적 관점에서 볼 때, 임시정부의 역사 인식을 정면으로 부정하거나 일제 식민사학의 논리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역사 정책은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3. ​식민사관의 지속 현실과 정부 역사 정책의 비판적 분석

​광복 이후 수십 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대한민국의 역사 학계와 이를 뒷받침하는 정부의 역사 정책은 임시정부의 자주사관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 직면해 있다. 특히 고대사 분야와 영토 주권 인식에서 식민사관의 잔재가 여전히 강고하게 작동하고 있음이 관측된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고조선과 그 이전 시기(환국, 배달국 등)의 역사를 철저히 신화 영역으로만 치부하며 연구와 서술에서 배제하는 태도이다. 주류 역사학계는 문헌 고증과 실증주의라는 미명 하에 일제 사학자들이 설정해 놓은 고대사의 지리적·시간적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인다. 예컨대 한사군의 위치를 한반도 내부(평양 일대)로 국한하여 고대 한국사의 시작을 중국의 식민지(낙랑군 등)로부터 출발한 것처럼 서술하는 경향이나, 삼국시대 초기(백제·신라)의 기록을 불신하여 고대 국가의 형성 시기를 늦추어 잡는 소위 '삼국사기 초기기록 불신론'은 일제 관학자들이 한국사의 독자적 발전을 부정하기 위해 만든 전형적인 식민사학의 논리였다.

​정부 산하 연구기관이나 교육부의 교육과정 개정 정책은 이러한 학계의 해태와 식민사학적 관성을 제어하기는커녕, 오히려 '국제적 표준'이나 '주류 학계의 합의'라는 명목으로 비호하는 모습을 보인다. 동북공정이라는 대외적 역사 침탈 속에서도 우리 고대사의 독자적 영역과 국통을 증명할 수 있는 학술 연구에 국가적 지원이 미비하거나, 오히려 주체적 연구를 전근대적인 사학으로 몰아세우는 경향은 정부 역사 정책의 심각한 엇박자를 보여준다. 임시정부가 1943년 선언문에서 환국, 단군, 부여, 삼한으로 이어지는 상고사의 정통성을 명확히 확립했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의 정책적 태도는 임시정부의 정신을 계승한 정부라고 보기 무색할 정도로 후퇴해 있다.


4. ​식민사관 지속 정책의 헌법 위반성 논증

​이처럼 식민사관에 기반한 학설을 무비판적으로 교과서에 반영하고 국가 역사 정립의 기준으로 삼는 정부의 역사 정책은 명백한 '헌법 위반' 소지를 안고 있다. 그 논거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차원에서 도출된다.

​첫째, 헌법 전문의 '임시정부 법통 계승' 명령 위반이다. 헌법 전문은 임시정부의 정신적·이념적 유산을 국가가 이어받을 것을 명령한다. 임시정부가 식민지 통치 이데올로기인 식민사학을 타파하기 위해 피땀 흘려 정립한 주권 계승론을, 광복된 지 80년이 지난 지금의 국가 기관이 학문의 자유라는 방패 뒤에 숨어 방치하는 것은 헌법적 책무의 유기이다. 국가가 식민지 왜곡 사관이 주류를 이루는 학계의 논리를 필터링 없이 공교육 체계에 주입하는 것은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임시정부가 부정하고자 했던 일제 총독부 사관의 생명을 연장해 주는 조치와 다름없다.

​둘째, 헌법 제9조 '전통문화의 계승·발전과 민족문화의 창달' 의무 위반이다. 헌법 제9조는 국가에게 민족의 전통문화를 보호하고 발전시킬 성스러운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역사는 전통문화의 가장 핵심적인 뿌리이자 민족 정체성의 근간이다. 국가가 우리 역사의 시원과 전승 과정을 스스로 축소·왜곡하는 사관을 정책적으로 지지하거나 묵인하는 것은, 민족문화의 창달 의무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행위이다. 일제에 의해 난도질당한 고대사를 주체적으로 복원하려는 노력을 방조하고, 식민사학의 틀 내에서만 역사를 재단하는 것은 국가가 스스로의 존재 이유와 문화적 정통성을 부정하는 헌법적 불이행 상태를 의미한다.


5. ​결론 및 제언

​1943년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3·1절 선언문은 우리 민족이 도달해야 할 역사의 이정표이자, 단절 없는 주권의 연대기였다. 임시정부는 나라를 빼앗긴 암흑기 속에서도 반만년 국통을 당당히 선언하며 대한민국이라는 민주공화제의 뿌리를 고대 자주 역사 위에 내렸다.

​현행 정부의 역사 정책이 식민사관의 틀을 깨지 못하고 이를 답습하는 현실은, 단순히 학계의 온정주의나 이론적 대립의 문제를 넘어 국가의 근본 규범인 헌법을 위반하고 있는 엄중한 사안이다. 헌법 전문에 새겨진 임시정부의 법통은 권력의 정당성 확보만을 위한 도구가 아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1943년 선언문이 담고 있는 자주적 역사 수호의 정신을 정책의 핵심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 고대사 연구의 다각화와 주체성 확립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공교육 과정에서 식민사학의 잔재를 완전히 청산하는 것만이 헌법적 가치를 실현하고 진정한 독립을 완수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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