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섬에서 피어난 희망, 자산어보]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그의 저서 '죽음에 이르는 병'에서
인간을 진짜 죽음으로 몰고 가는 병은
육체의 질병이 아니라 바로 '절망'이라고 말했다.
살다 보면 누구나 거센 풍랑을 만나기 마련이다.
그때 중요한 것은 닥쳐온 시련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문제를 대하는 인간의 '태도'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다산 정약용의 둘째 형,
손암 정약전의 삶은 이를 극적으로 보여준다.
정약전은 신유박해로 인해 약 15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유배 생활을 해야 했다.
그중에서도 그가 머물렀던 흑산도는
이름처럼 아득하고 어두운 섬이었다.
언제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기약도 없는 외딴섬에서,
그가 느꼈을 외로움과 슬픔은
감히 헤아리기조차 어려웠다.
하지만 앞날이 보이지 않는 짙은 절망 속에서도
정약전의 삶을 대하는 태도는 꺾이지 않았다.
그는 무너지지 않고 묵묵히 바다로 나갔다.
바다 생물들을 직접 채집하고 관찰하며,
다른 유학자들이 눈길조차 주지 않던
어류학 연구에 몰두했다.
유배지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58세의 나이로 쓸쓸히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는 학문을 향한 끈을 놓지 않았다.
그 깊은 절망의 시간 속에서 피어난 결실이
바로 오늘날까지도 위대한 학문적 성과로 평가받는
'자산어보'이다.
흑산(黑山)이라는 어둠 속에서도
스스로 빛을 찾아냈던 정약전의 삶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지금 당신 앞에 마주한 절망을,
당신은 어떤 태도로 마주하고 계시는가요?
"실제로 우리 인생에서 가장 좋은 시기는
우리가 어렵고, 불행하고, 불만족스러울 때 도래한다.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과
진정한 해결책을 모색하기 때문이다"
– M. 스캇 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