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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4K 불발'이 폭로한 민낯,껍데기만 '세계 최초'였던 한국 방송 기술의 현주소

작성자강수원(순천)|작성시간26.06.06|조회수134 목록 댓글 0
작금의 대한민국 UHD 방송을 보고 있노라면'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이 얼마나 허망한 모래성 가짜 왕관이었는지 절감하게 됩니다. 화질은 4K,8K를 논하는데 안방으로 들어오는 소리는
수십 년 전 아날로그 시절의 스테레오(2채널)갇혀 있고, 급기야 이번 북중미 월드컵마저 지상파 4K 라이브 중계가 불발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습니다.

반면 바다 건너 일본의 NHK는 이번 월드컵 전 경기(104)를 독자적인 프리미엄 4K HDR(HLG)화질과 촘촘히 쪼갠 고비트레이트(35Mbps)입체 음향으로 송출하며 전 세계 방송 기술의
'종주국'다운 위엄을 과시하고 있습니다.무엇이 두 나라 공영방송의 기술 격차를 이토록 처참하게 갈라놓았을까요? 우리 방송 기술의 현주소를 신랄하게 짚어보고자 합니다.

1, NHK STR과 KBS 기술연구소, '백년지계'와' 당장 땜질'의 차이

일본 방송의 기술의 힘은 NHK 산하의 "과학기술연구소(STR)"에서 나옵니다.1930년에 설립되어 채 백 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이곳은 단순한 방송국 내부 부서가 아닙니다.하이비전(HD)의 개념을 정립하고,4K를 넘어 8K(Super-Hi-Vision) 규격과 22,2채널 음향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국제표준화기구(ITU)의 표준으로 등극시킨 세계 최고 권위의 방송기술 메카입니다.이들은 정권이 바뀌고 사장이 바뀌어도 '수십 년 뒤의 미래 방송'이라는 한 우물만 팠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공영방송 KBS의 기술연구소는 그동안 무엇을 했을까요? 냉정하게 말해 세계 표준을 선도할만한 원천 기술 하나 제대로 내놓은 적이 없습니다.

그들이 내놓은 고작해야 눈에 뛰는 결과물이란, 하나의주파수 대역을 쪼개어 여러 채널을 내보내겠다는 MMS(다중모드서비스) 도입이었습니다.가뜩이나 부족한 지상파 대역폭에서 비트레이트(전송률)를 처참하게 칼질해 화질을 뭉개버리면서까지 채널수만 늘리려 했던 이 시도는,화질과 음질의 극치를 추구하는 시청자들을 모독하는 '기술적 퇴행'에 불과했습니다. 미래를 내다보는 원천  기술 연구가아니라, 당장 눈앞의 경영 압박과 채널 확장이라는 정무적 계산에 기술을 도구로 전락시킨 결과입니다.

2, 겉만 번지르르한 '세계 최초 UHD', 사운드는 스테레오에 갇히다.

우리는 2017년 차세대 방송 표준인 ATSC 3,0을 도입하여 '세계 최초 지상파 UHD 상용화'라고축배를 들었습니다.하지만 그 알맹이는 사기극에 가까웠습니다.

방송국 윗선들은 눈에 보이는 성과인 '4K 화질" 마케팅에만 수백억 원을 쏟아부었을 뿐, 방송의 또 다른 본질인 '소리'에는 단 한 푼의 정성도 들이지 않았습니다.과거 음악방송 등에서 준비 부족과 숙련도 미숙으로 5,1채널 송출을 서투르게 시도했다가 안방 시청자들의 항의를 받자, 국내엔지니어들과 방송사는 도전 대신 '안전한 스테레오 뒤로 숨기'를 선택했습니다.

대한민국 UHD 표준 음향 규격인 MPEG-H는 분명 머리 위 공간까지 아우르는 3D 입체 음향을 지원하는 훌륭한  기술입니다. 그러나 방송사가 스테레오 소스만 고집하고, 국내 오디오 시장(사운드바,리시버)이 온통 돌비(Dolby) 생태계 중심으로 돌아가는 현실을
외면한 채 기술을 고립시켰습니다.결국 '세계 최초UHD 방송' 타이틀은 안방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얄팍한 2채널 소리 앞에서 그 민낯이 낱낱이 까발려졌습니다.

3, 이번 월드컵 4K 불발이 남긴 방송국의 현실

이번 월드컵 지상파 4K 중계 불발은 원 계약자 JTBC의 HD에 한정된 귀책 사유라 해도 KBS의 무기력한 태도도 문제가 있습니다 경영적 손실만 염두에 두고 공공성의 의무를 다 하지 못하고 결국 여론과 정부의 압력에 떠밀려 마지못해 방송을 하게 되었고, 좀 더 성실히 임했으면 추가 비용을감당해서라도 4K 방송권을 따 올 수 있었는데 하지 않았습니다.결국 4년 전 카타르 대회 보다 못한 HD 화질로만 볼 수밖에 없는 시청자는 참담한 심정일 것입니다.

4, 왕좌를 빼앗은 OTT, 이제 기술은  인터넷 선을 타고 흐른다.

과거에는 최고의 화질과 음향을 경험하려면 무조건 지상파나 위성 안테나를 옥상에 달아야했습니다.하지만 이제 그 권력은 완전히"OTT(넷플릭스,애플 TV+,디즈니+ 등)"로 넘어갔습니다.
넷플릭스와 애플 TV+는 주파수 대역폭의 한계라는 지상파의 고질적인 핑계로부터 자유롭습니다. 그들은 강력한 자본력과 고성능 코덱 아키덱처를 바탕으로, 제작자가 의도한 오리지널 4K 다이내믹 레인지와 머리 위 천장 스피커를 때리는 '돌비 애트모스'
원음을 아무런 변조(트랜스코딩) 없이 안방의 고급 디바이스로 직송합니다.

이제 디스플레이와 오디오 마니아들이 눈과 귀를 호강시키기 위해 찾는 곳은 방송국 채널이 아니라 최신 셋톱박스의 OTT 앱 화면입니다. 라이브
스포츠 중계마저도 OTT 플렛폼들이 고화질 HDR과 독자적인 고음질 오디오 믹싱 기술을 무기로 지상파의 영역을 무섭게 집어 삼키고 있습니다.
기술 발전을 선도하기는커녕 시청자의 눈높이조차 따라가지 못하는 지상파 방송사들은 이제 OTT의 기술적 하청 기지나 재방송 플랫폼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결언: 기술이 죽은 방송에 미래는 없다.

방송 기술은 공영방송의 자존심이자 존재 이유입니다.일본 NHK가 수십 년간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 연구소를
운영하고 기초 기술을 다진 이유는, 그것이 곧 국가의기술 경쟁력이자 시청자에 대한 최고의 보답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기술에 대한 철학 없이, 그저 화질 스펙 숫자놀음과 비트레이트 쪼개기 식 편법에만 몰두해 온 대한민국 지상파의 예견된 몰락이 이번 월드컵 4K 불발과 스테레오 안주로 드러났습니다. 송출 버튼만 누를줄 알 뿐, 소리 한 자락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는기술적 무기력증에 빠진 우리 방송사들, 이제 안방시청자들은 기술적 감동을 얻기 위해 TV 안테나대신 초고속 인터넷 선을 꽂고 있습니다. 대한민국방송 기술의 시계는 ,서글프게도 여전히 거꾸로 흐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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