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 앞에서 / 표성배
들르기만 하면
어머니는 돼지고기를 볶으시고
밥을 꾹꾹 눌러 고봉으로 푸시고는
꼭 한 말씀 하신다
무겄다 싶꺼로 묵어라
밥을 좀 덜어내려 하면
버럭, 화부터 내신다
고마 무거라
밥 심빼이 더 있나
정 몬 묵겄다 싶으모 냉기고
한 숟갈 두 숟갈 떠넘기다보면
어머니 말씀처럼
밥그릇을 싹 비우고 마는데
언제 밥그릇이 빌까
마음 쓰시던 어머니는
얼른 당신의 밥그릇에서
한 숟갈 더, 덜어주시며
한 말씀 더 하신다
한창 때는 돌아서마 배고픈 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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