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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시감상

생선 말리기 / 석민재

작성자벽계수|작성시간26.06.08|조회수78 목록 댓글 0

생선 말리기 / 석민재

 

생선을 빨랫줄에 늘면서 생각하니

어떤 생선은 굽기만 해도 울컥해지고

어떤 생선은 이름만 들어도 퇴근길 시장 바닥이 보이고

물에서 벗어나 하늘을 익혀 가는 중인지

말라가는 생선은

더 이상 흘러가지 않아도 바람과 햇빛을 통과하고

계절이 바뀔 때 나뭇잎 하나 곱게 눌러

책갈피에 넣듯

한 생애를 접고 기억 속에 뀌어 두는 것 같아

말린다는 건

자신을 식히는 동안 남을 따뜻하게 만들

준비를 하는 일 같고

자신만의 밀도로 다시 생선의 중심이 되는 일

이젠 바다에 가지 않아

더 이상 뭔가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느긋한

항복

안쪽에서부터 조용해지고 있어

저것 봐, 절정이지

생선이 간절히 원했던 순간이지 빛 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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