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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시감상

한 그루와 자전거 / 허수경

작성자벽계수|작성시간26.06.15|조회수82 목록 댓글 0
한 그루와 자전거


- 허수경


저 나무는 한번도 멈추지 않았네
저 자전거도 멈추지 않았네


사람들의 마을은 멈춰진 나무로 집을 짓고
집 속에서 잎새와 같은 식구들이 걸어나오네


멈추지 않는 자전거의 동심원들은 자주 일그러지며
땅 위에 쌓여갔네 나무의 거름 같은
동심원들 안에서 사람의 마을은 천천히 돌아가네


차륜의 부채살에 한 그루의 그림자를 끼워넣으며
자전거는 중얼거리네


멈춘 나무 사이에서 멈추지 않는 자전거가 되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가
한 그루와 자전거가 똑같이 멈추는 건 얼마나 어려운가
천천히 멈추면서 한 그루가 되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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