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달 / 강 신 애
까페에서 나오니
끓는 도시였다
긴 햇살 타오르던 능소화는
반쯤 목이 잘렸다
어디서 이글거리는 삼복염천을 넘을까
보름달
요제프 보이스*의 레몬빛이다
내 안의 늘어진 필라멘트 일으켜
저 달에 소켓을 꽂으면
파르르 환한 피가 흐르겠지
배터리 교체할 일 없겠지
달님이 이르시기를
차갑게 저장된 빛줄기들을 두르고 붉은 땅
무풍의 슬픔을 견디어라
우주의 얼음 조각들이 예서 녹아 흐를 테니
* 요제프 보이스: 독일 예술가
- 시집〈어떤 사람이 물가에 집을 지을까〉문학동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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