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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작시편

[[창작소개]]서울경제[시로 여는 수요일] 매미들 / 이면우

작성자벽계수|작성시간26.06.17|조회수72 목록 댓글 0

매미들 / 이면우

 

 

사람들이 울지 않으니까

분하고 억울해도 문 닫고 에어컨 켜놓고 TV 보며

울어도 소리 없이 우니까

요렇게 우는 거라고

 

목숨이 울 때는 한데 모여

숨 끊어질락 말락 질펀히 울어젖히는 거라고

옛날옛적 초상집 마당처럼 가로등 환한 벚나무에 매달려

여름치 일력 한꺼번에 찌익, 찍, 찢어내듯 매미들 울었다

낮 밤 새벽 가리잖고 틈만 나면

 

매미가 선생이다. 오죽하면 미물이 우는 법까지 가르치랴. 조선 후기 이규경은 매미에게 다섯 가지 덕목이 있다고 했다. 머리 모양이 선비가 쓴 관과 같으니 문(文)이요, 이슬만 먹고 사니 청(清)이요, 곡식을 탐하지 않으니 염(廉)이요, 집을 짓지 않으니 검(儉)이요, 때맞춰 들고 나니 신(信)이라 했다. 임금이 쓰던 익선관도 매미의 날개를 본뜬 것이다. 현대과학은 눈물이 흘리지 말아야 할 금기가 아니라고 말한다. 마음의 독소를 씻어내 주고, 사람 사이를 순수하게 연결해준단다. 올여름엔 매미가 시끄럽게 울 때 창문을 열고 쏟아내도 좋을 듯하다. 참았던 설움과 울음을. 울면서 왔다가 울음 속 떠나는 게 인생 아닌가.<시인 반칠환>

 

서울경제(2026. 5.1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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