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아 냄새 속엔 오늘 먹은 꿀이 있고
지팡이 대신 빈 유모차 끌고 가는 할머니 무리
고사목과 담쟁이가 함께 붙어 죽어 있다
고양이가 벚꽃 비를 맞고 있다
키 작은 댓잎들이 머리 쓸어 넘긴 것처럼
한쪽으로 치우쳐 자라 있고
밤나무 아래에서 웰시 코기가 똥을 눈다
투명한(아니, 왜?) 비닐을 들고 주인이 기다린다
오늘 태어나 처음으로
쉬지 않고 3킬로를 뛰었다는 게, 신기하다
벌써, 저녁이 온다 저녁이 다 오기 전에
가로등 불빛이 먼저 온다
빛에 의해 그 일부가 드러나는
동백나무 이파리들 징그럽다
완전한 어둠 속의 나무는
나무보다도 큰 존재 같다
-조성래 시집 '햇빛 반사 유희'에서
국민일보(2026. 6.1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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