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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수다

진짜 조금, 내 십분의 일만이라도

작성자이선생2|작성시간17.11.26|조회수124 목록 댓글 0

추운데 잘 지내시는지 모르겠어요. 


윤종신님의 '좋니'가 세상에 출시 3개월이 지났는데 여태까지도 챠트 상위권에서 내려올 생각을 안 하네요. 진짜 대단해요, 근데 인기 있을 만한 노래가 맞는  것같애요. 


이 노래는 진짜 뻑이 가게 만드는 건 그 가사인 듯해요.  윤종신님이 가사를 얼마나 잘 쓰는지는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지만,  '좋니'의 가사는 정말 놀라워요.  

듣다 보면, 마음의 상처란 담담한 말로 표현할 수록 슬프게 들리는 것같애요. 


난 딱 알맞게 사랑하지 못한 

뒤끝 있는 너의 예전 남자친구일 뿐

스쳤던 그저 그런 사랑


그저 그런 사랑이란 말, 그렇게 던지듯 표현하는 말에서 마치 마음이 면도칼에 확 베이고 마는 느낌이에요. 그저그렇다니? 그저 그랬다면 대체 누가 사랑을 했겠어요? 이별하고서 잊지 못하는 마음을 이토록 애절한 멜로디에 담아 부르면서, 스쳤던 그저 그런 사랑이 내가 했던 사랑의 결론이라고? 그렇게 가사를 만들어 놓으니, 이 노래가 끝이 나도 마음 한 구석이 뻥 뚫린 채 계속 무너지고 있는 것같애요. 


이제 괜챦니? 너무 힘들었쟎아. 


떠나보낸 사람한테 하는 노랫말의 첫 시작이 '이제 괜챦니' 예요. 이 단 한 마디 말로 벌써 헤어졌던 그때의 모습이 눈앞에 쫙 하고 펼쳐지는 것같애요.  노래는 아무 일 없다는 듯 잘 지내는 옛 연인에 대한 원망을 너무나 일상적인 단어들로 표현하네요. 


니가 조금 더 힘들면 좋겠어

진짜 조금 내 십분의 일만이라도 

아프다 행복해 줘 


사랑하는 사람이 나 없이 행복하면, 과연 나도 행복할 수 있을까요? 

나는 그 사람이 없어서 공허하고 힘이 없는데, 그는 잘 지낸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 대체 어찌해야 할까요? 


잘 지내고 있어 굳이 내게 전하더라 

고작 사랑 한번 따위 나만 유난 떠는 건지 


이런 주옥같은 가사들이 모여서 이 노래를 계속 찾게 만들어 논 것같애요. 힘든 일이 있을 때 빈 속에조차 차고 쓴 소주를 자꾸 찾게 되는 것처럼, 마음이 아플 때 사람들은 이 노래를 앞으로도 계속 찾을 것같애요. 진솔한 나의 느낌을 이렇게 털어 놓을  수 있을 때, 진짜 많은 사람이 함께 마음을 열고 공감하게 되는 것같습니다. 


몇몇 여자 가수들이  이미 이 곡을 커버했드라고요. ㅁ@ 라는 분이 가창력이 빼어나다고 조회수도 많고 그러던데, 저는 솔직히 이 노래는 시은양이 불러줘야 느낌이 제대로 살 것같다는 생각이에요.  시은양이 아닌 누가 과연, 저렇게 담담하게 털어놓는 소회를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요?  저는 아무도 시은양만큼 못한다고 생각해요. 


 '아름다운 이별'에서  "눈물이 흘러 이별인 걸 알았어" 딱 이 첫 소절에서부터 벌써 '이건 끝났다'고 다들 느꼈었던 것처럼, '좋니'도 "이제 괜챦니, 너무 힘들었쟎아" 라고 하는 그 첫 소절에서 벌써 우리 시은양은 결판을 내 버릴 것같애요. 


저 노래, 언젠가 한번 꼭 커버해 주세요. 시은양. 

비록 이미 나온 지 좀 된 노래이지만, 저 곡의 피메일 버전은 누구라도 이시은 꺼. 라고 꼽았으면 좋겠어요. 


시금양이 부른 박효신의 '숨'이 역대급 커버곡이었는데, 그보다 더 기억에 남을 곡이  되지 않을까 감히 예상해 봐요. 

정확한 가사 전달과 짱짱한 가창력, 

그리고 감정을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그저 담담하게 듣는 이의 마음을 젖게 만드는 그런 힘은, 누가 뭐라 해도 시은양이 끝판왕이에요. 


날씨 엉망인데 몸 괜챦으신 거죠? 맛난 거 많이 드셨으면 좋겠어요 

만나게 될 날 손꼽아 기다려요 사랑해요


P,S.  이번 듀엣 영상은 노래도 좋고 화면도 좋았네요. 근데 놀라왔던 거는 그 비숑 누구네 집 갠지 모르겠지만. 겁네 착하데요  가수가 노래 열심히 부르고 있는데 옆에서 X판 치고 막 짖고 낑낑대고 그러면 망하는 거였을 텐데...     (저런 개라면 세 마리도 키우겠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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