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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신아

등(업)신(청)

작성자하양이|작성시간13.09.22|조회수86 목록 댓글 1

 

 

지긋지긋한 편의점 인생, 얼떨결에 점장자리까지 맡아버렸다.

갑작스레 평일하던 녀석도 나가버리고,

나는 그 녀석시간까지 대신 하고있는 상황이다.

내가 어쩌다가 이렇게 되버린건지...

나도 이제 그만 두고싶은데.....

라고 생각하는 순간

끼익-

편의점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들어온 커다란 사람. 나한테 걸어온다.

가까이 오면 올수록, 참 잘생긴 사람이다 싶었다.

참, 내 스타일이다.

살짝 찢어진 눈매며 하얀피부며 내스타일, 완전 내스타일.

Aㅏ... 이건 꿈인건가 생시인건가..

누군가 나를 불쌍히 여겨서 잠시나마  행복하라고 보내준 천사인가?

잠시동안 상상의 나래에 빠졌다가 정신을 차리니 나를 한심하게 바라보고 있다.

내가 헛기침을 하자 그제서야 할말이 있었다는 듯 나를 바라보며 입을 연다.

'.....평일 오전 알바생 면접보러왔는데요.'

어머나 목소린 어찌나 미성인지 황홀해미칠것 같다.

".......아..? 아! 면접이요?"

...역시 세상을 절 버리지않았네요.

이런 누추한 편의점에서 일한다고 죽으란 법은 없나봐요.

날 보며 말없이 끄덕이는 내스남(내스타일남자는 너무 긴듯해 줄여봤다.)

"아... 그럼 우선 저쪽에 앉아계세요."

나의 말에 내가 가리킨방향으로 긴다리로 휘적휘적 걷는게 어찌나 멋있는지..

하필 이런 좋은때에 손님이 들어왔고 난 애써 웃으며 계산을 마치고

내스남이 앉아있는 곳으로 후들거리는 다리를 부여잡으며 걸어갔다.

내스남의 앞에 놓여진 의자에 앉으며 나는 생각했다.

절대로 내 남자로 만들 것이라고. 이 남자는 나의 것이라고.

이런 내 생각을 알리 없는 내스남은 나를 말없이 쳐다보았다.

그런 반응에 나는 내가 지을 수 있는 최대한의 꽃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

"이력서는 가져오셨죠? 이력서좀 볼게요."

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매고온 가방에서 하얀봉투를 꺼내어 나에게 내밀었다.

나는 그 봉투를 받아 안에 들어있던 이력서를 꺼내 펼쳐보았다.

이름은 정택운, 나이는 22살, 사는 곳은 여기 근처고, 알바경력도 괜찮고, 얼굴은 더 괜찮고...

나보다 딱 두살어리네 궁합도 안보는 나이라는데,(는 혼자만의생각)

사실 바로 전에 면접을 보러온 사람이 있었는데,

편의점 경력도 있고 싹싹하게 생긴 사람이어서 이사람을 뽑을까 싶었는데,

나도 어쩔 수 없는 여자인가봐... 미안 학생.. 여긴 안될 것 같아...

"언제부터 언제까지 가능하세요?"

라고 생각하는 중에 내스남이 입을 열었다.

'.. 다음주부터 바로 가능해요.'

저의 맘속으론 오늘부터 이주가능해요.

"아.. 그럼 혹시 오늘이나 내일, 모레쯤 시간나세요?"

'...내일 시간되요.'

"아 잘됐네요! 일 하는 법을 가르쳐야 당장 다음주든 다음달이든 할수있죠~"

'아...네..'

"그럼 내일 낮에 다시 오세요! 가르쳐 드릴게요."

'....네'

"네 그럼 이정도면 된 것 같네요~ 내일 다시오세요!"

'...네 안녕히계세요'

아쉬운 만남을 뒤로하고 다시 멍하니 내스남을 상상했다.

키도 훤칠하고 잘생긴게 아주 그냥 베리 굿굿이다.

내스남을 생각하며 물품을 정리하다가 문득 유리에 비친 내 모습을 봤다.

Aㅏ....내가 너무 높은 산을 쳐다보고 있었구나....

내 주제에 너무 대단한 생각을 하였구나....

유리에 비친 것은 생얼만 간신히 모면한 얼굴에 머리를 질끈 묶은 모습에 영락없는 폐인이 비쳤다.

이 꼴을 봤는데 과연 나의 내스남은 나에게 빠질 수 있을까....

들떠있던 마음이 차갑게 내려앉으며 나는 현실을 직시하였다.

그래 그 정도면 여자친구도 있겠지. 암.. 그렇고 말고

내 쓸떼없는 머리가 잠시동안 착오를 일으킨게지.....

잘가요 내스남... 앞으로 친하게만 지내주세요...

여름을 보내며 나는 나의(나뿐이지만) 짧디짧은 선덕임을 씁쓸하게 감추었다.

내일 나를 만나면 제발 나를 설레이게 하지말아요.

내가 더 비참해질 것 같아요..

앞으로 우리 열심히 해봐요 택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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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山들 | 작성시간 13.09.22 등업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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