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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숙 시조<나물을 무치며>

작성자Doomaria|작성시간26.06.10|조회수25 목록 댓글 0

나물을 무치며

 

김제숙

 

 

어김없이 돌아오는 식욕을 세워두고

텃밭에 자라고 있는 시간을 훑어다가

날것의 숨을 죽여서 저녁 찬을 만든다

 

잎사귀로 위장한 모호한 욕망이나

웃자란 가지 끝의 잡념을 떼어내고

한 자밤 생의 자락을 오늘도 데쳐낸다

 

한 술의 허기를 묵묵히 다독이는 

하루치 노동으로 또 하루를 덧대며

온전한 직립을 향해 무릎을 일으킨다

 

 

 

 

김제숙 시집,『예문에 대한 예의』, 여우난골,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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