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
박명숙
모서리를 잃으면 전부를 잃는 걸까
힘겨운 각도를 엉거주춤 추켜올리며
볼품을 간직하려는 어깨가 따끈하다
글뫼
내가 판 내 무덤을, 혀 무덤을 내린다
애오라지 잘 썩기를, 썩어서 달아나기를
내 글의 유족이 되어 신위에게 절한다
길의 옷
오늘은 어딜 가나, 어떤 길을 꺼내 입나
어디로 건너가면 아침까지 갈 수 있나
맨살의 정적을 벗기며 오늘이 펄럭인다
박명숙 시조집, 『바늘의 필적』, 고요아침,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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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
박명숙
모서리를 잃으면 전부를 잃는 걸까
힘겨운 각도를 엉거주춤 추켜올리며
볼품을 간직하려는 어깨가 따끈하다
글뫼
내가 판 내 무덤을, 혀 무덤을 내린다
애오라지 잘 썩기를, 썩어서 달아나기를
내 글의 유족이 되어 신위에게 절한다
길의 옷
오늘은 어딜 가나, 어떤 길을 꺼내 입나
어디로 건너가면 아침까지 갈 수 있나
맨살의 정적을 벗기며 오늘이 펄럭인다
박명숙 시조집, 『바늘의 필적』, 고요아침,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