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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숙 시조 <두부>, <글 뫼>,<길의 옷>

작성자Doomaria|작성시간26.06.22|조회수7 목록 댓글 0

두부

 

박명숙

 

 

모서리를 잃으면 전부를 잃는 걸까

 

힘겨운 각도를 엉거주춤 추켜올리며

 

볼품을 간직하려는 어깨가 따끈하다

 

 

 

글뫼

 

 

내가 판 내 무덤을, 혀 무덤을 내린다

 

애오라지 잘 썩기를, 썩어서 달아나기를

 

내 글의 유족이 되어 신위에게 절한다

 

 

 

길의 옷

 

 

오늘은 어딜 가나, 어떤 길을 꺼내 입나

 

어디로 건너가면 아침까지 갈 수 있나

 

맨살의 정적을 벗기며 오늘이 펄럭인다

 

 

 

 

박명숙 시조집, 『바늘의 필적』, 고요아침,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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