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Monette의 포켓트럼펫인 Bobcat]
제가 제일 처음 산 트럼펫이 바로 포켓트럼펫이었습니다. 지금이야 음계라도 불 줄 아니까 떳떳하게 저 커다란 케이스를 메고 다니지만 처음에 포켓을 사게 된 동기는 1) 작다: 그래서 들고다닐 때 덜 남사스럽다. 특히 흔한 플룻이나 클라리넷 케이스와 쉽게 구별되지 않습니다. 또 구입한 후 집으로 잠입하기가 쉬워서 제가 악기 불기 시작한 줄 집에 소문나는데 꽤 시간 걸렸죠. ㅋ 2) 싸다: 물론 저 위 사진속의 모넷 같은 비싼 포켓도 있는 줄은 나중에야 알았고... 트럼펫을 질러보겠다고 결심한 후 국내외 웹사이트를 대강 뒤졌더니 포켓은 제일 비싼 최고급형이래봐야 대만산 Jupiter 정도고 50만원 안쪽이겠다 싶어서... 3) 귀여운 외모...
물론 지금 처음 트럼펫을 사는 분에게 포켓을 권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가끔 한강에 스케이트 타러 나갈때 메고간다던지... 연습실에 들르게 될지 어떨지 아리송한 상황에서 간편하게 들고갈 수도 있고 - 물론 차가 있으면 차에 풀사이즈 트럼펫을 싣고 다니면 되니까 이런 걱정은 안하겠습니다만... - 일터에 트럼펫을 두고 온 경우 집에서 간단히 불 때의 2nd trumpet으로 잘 기능하고는 있습니다.
다음은 http://www.dallasmusic.org/gearhead/Pocket%20trumpets.html 에서 옮긴 이야기로 포켓트럼펫에 대한 일반론 정도 되겠네요. ㅋ =-=-=-=-=-=-=-=-=-=-=-=-=-=-=-=-=-=-=-=-=-=-=-=-=-=-=-=-=-=-=-=-=-=-=-=-=-=-=-=-=-=-=-=
먼저 이 글에서 가격은 뉴욕에 위치한 커다란 통신판매 악기상인 Giardinelli (http://www.giardinelli.com/)의 2003년 카탈로그를 참조한 대략의 것으로 지금과 약간 차이가 날 수 있음.
작고 짧다(?)는 점에서 포켓 트럼펫과 피콜로 트럼펫을 헛갈리는 사람도 많은데 둘은 완전히 다르다. 피콜로 트럼펫은 일반 Bb 트럼펫의 절반 길이의 관으로 되어 있으며 한옥타브(Bb 리드파이프를 끼운 경우) 높은 소리가 난다. 반면 포켓 트럼펫은 Bb 트럼펫과 같은 길이의 관으로 이루어져 있고 단지 조밀하게 휘고 감아서 작은 크기로 만들어 놓았을 뿐이다. 피콜로 트럼펫이 트럼펫 마우스피스를 쓰는 모델과 코넷 마우스피스를 쓰는 모델이 있는 반면 포켓 트럼펫은 일반 Bb 트럼펫과 똑같은 마우스피스를 사용한다.
포켓 트럼펫에 반했다면 매우 싼 것에서부터 비싼 것까지 선택할 여지는 넓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연주자용 프로급의 풀사이즈 트럼펫 보다는 저렴하면서 소리도 쓸만한 적당한 중간급(intermediate)을 원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런 조건을 다 충족시키는 것은 없다. 싸구려 포켓 트럼펫들은 eBay나 낙원 상가 등에 널려있지만 이런 것은 구입할만한 가치가 없다. 거꾸로 매우 비싼 포켓 트럼펫들도 꽤 있고 소리도 굉장히 좋다. 그러나 이런 경우 그 가격이 황당하다. 적당히 절충된 것은 없다.
[eBay에서 볼 수 있는 인도산... 정가 US $0.99인데 전세계로 운송료는 $75]
먼저 밑에서 부터 고찰하도록 하자. eBay에서 흔하게 보게 되는 파키스탄이나 인도 제품들, "Bessons"라는 상표가 달려있기도 한데 이런 것들은 쓰레기이다 [주: Besson은 꽤 유명한 트럼펫 제조사이지만 Bessons라는 회사는 없다]. 강아지에게 던져줄 목적으로라도 이런 것은 구입하지 마라. [주: eBay의 한국법인인 옥션에도 종종 이베이에서 이런 트럼펫을 매우 싸게 들여와서 파는 것을 종종 보았음]
플로리다의 제임스가 당한 뒤 증언: 이베이에서 인도 트럼펫을 사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했다. 난 단지 소리가 난다니 연주가 가능할 줄 알고 품질 따위는 고려하지 않았다. 물건을 받고나서 오일을 치기 위해 1번 밸브를 열었었는데 다시 잠그려고 하니 나사가 잘 맞지 않았다. 지금도 못끼워넣어서 난 전축을 장식하는데나 그걸 써야 할 것 같다. 예전에 한번 불어본 적이 있긴 한데 소리도 좋지 않았다. 이런 쇳덩이로 된 가짜-악기를 사려는 사람이 있다면 말리고 싶다. 몰라도 싸구려 판대기에 풍력으로 돌아가는 선반으로 만든 것 같다.
"Monique," "Lark," "Jean Baptiste," 등의 상표를 달고 있는 중국제도 만만치 않다. 브라질 산 "Weril"도 이 범주에 포함된다 (DEG 또는 Schaefer 상표도 가격이나 외형으로 볼 때 Weril에서 OEM으로 만든 것으로 보인다).
[Weril]
[Amati, 악보걸이도 달렸네... ㅋ]
체코산 Amati도 중국산과 맞먹지만 공산주의의 붕괴로 인해 자본이 유입되면서 점점 쓸만한 악기를 만드는 것으로 생각되며 중국제보다는 좋고 대만산의 품질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격상으로도 그럭저럭 쓸만한 Jupiter와 비슷하다. 아마티 포켓의 특징은 벨이 좀 더 플뤼겔혼과 유사 [주: 벨의 아사구 넓어지는 부분이 더 많다는 뜻]하여 다른 악기들보다 좀 더 부드러운 소리가 난다는 것인데 취향이 맞으면 좋을수도...? Cerveny 역시 동유럽 회사인데 여기서도 포켓트럼펫이 나오며 유럽에서는 Conn/UMI사를 통해 Conn 97T라는 이름으로 유통된다. UMI 웹사이트에 의하면 유럽판매 전용이라고 하는데 보스턴의 Rayburn Music (http://www.rayburnmusic.com/)에서도 파는 것을 확인했다. 주피터 정도의 품질은 가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Brasswind라는 상표도 있는데 이것도 아마도 아마티나 체르베니에서 OEM 제조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주: 아마티와 체르베니는 마치 현대와 기아 자동차의 관계랄까...사실상 같은 회사임. 참고로 얼마전에 합병에 합병이 거듭된 관계로 어차피 Bach, Selmer, Conn, Benge, King, Holton, LeBlanc이 다 한 통속... ㅡ.ㅡ;;]
[winston TP400L] [Holton T650]
[Jupiter 416]
대만산으로 알려진 것들은 모두 Jupiter에서 OEM으로 만드는 것으로 생각되는데 Winston, Holton T650, LA Sax (동물 그림이나 여덟가지 색깔 모델로 나옴) 등의 상표를 달고 나온다. 이들의 실구입가는 대략 $350 ~ $500 정도이며 이중에 제일 좋은 것은 Jupiter JPT 416 이 아닌가 싶다. 은도금, 락카, 검정색의 세가지 모델이 있으며 필자의 생각으로는 이정도 가격대에서는 제일 우수한 모델로 생각된다. 일반 Bb 트럼펫과 비교하면 잘 만들어진 학생용 또는 입문용 모델[주: 야마하 1335 등]과 비슷한 소리이며 가격대도 그러하다.
정말 평균적인 입문용 트럼펫 보다도 못한 트럼펫을 구매하길 원하는가? 이런 싼 포켓 트럼펫은 여행에 가져가기엔 좋다. 여행용 가방 구석에 쑤셔넣을 수도 있고 호젓한 곳에서도 입술도 풀 수 있을테고... 야영 가서 바위위에서 사슴들에게 연주하는 친구도 보긴 했다만... 그러나 연주용으로는 영 아니다. 좋아봐야 입문용 수준이고 음정도 좋지 않고 소리도 좀 들 뻗는다. 그저 장난감으로 생각하라.
고급으로 눈을 돌리면 UMI Benge Colibri와 Kanstul CCT 905 같은 것은 저가형과 달리 일반 트럼펫과 동일한 크기의 벨을 가지고 있고 소리도 그런 반면 가격도 그정도 한다 (~$1200.00). 장난감이 아니다. 만일 연주용으로 포켓 트럼펫을 필요로 하는 것이라면 (ㅡ.ㅡ;;) 이런걸 사라. 포켓 트럼펫이 다 생긴게 비슷비슷해 보이지만 Benge의 경우 1번 슬라이드 안장이 영 아니다. 기타 품질 관리 등을 볼 때 둘 중에 하나라면 Kanstul이 좀 더 나은 선택일 것 같다.
[Benge Collibri PKT-SP, ~ $1250]
[custom class @_@]
개인적으로 좋아하던 것으로는 Holton C150 pocket cornet이 있는데 아마도 가장 작으면서 비싼 홀톤 악기였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지금은 카탈로그에서 사라졌다. 한정생산된 관계로 가격이 무려 ~ $1700 정도로 벤지나 캔스툴보다 비싸다. 정말 촘촘하게 감긴 걸 감상해 보시라! 아마도 제일 작은 포켓 트럼펫이 이것이었을 것이고 불어본 적은 없지만 소리도 끝내줄 것 같다!
Marcinkiewicz는 "Vermeer"라는 좀 더 비싼 모델을 생산하며 Monette 도 몇 안되지만 "Bobcat"이라는 포켓 트럼펫을 웬만한 중고 자동차보다 비싼 값에 팔았다.
![]() 품질과 가격의 절충선에서 찾아볼 만한 흥미로운 모델로 일본의 下倉樂器에서 판매하는 "Marcato"란 이름의 포켓 트럼펫이 눈길을 끈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회사는 아니지만 미국의 Horntrader.com에서 일제라는 점을 내세워 $825를 부르고 있다. 그러나 확인되기로는 설계만 일본의 下倉樂器에서 하고 생산은 대만의 주피터에서 하는 것으로 보인다. Benge의 카피 모델로 주피터보다 벨이 크기 때문에 뮤트도 잘 붙지만 주피터에 비해 마감은 거칠어 보인다고 한다. 일본 현지 가격은 약$287 ~ 340 정도로 결코 고급 포켓 트럼펫이라 볼 수 없다. www.shimokura-gakki.com.
![]() [39,800엔] 이것과 매우 비슷한 악기가 Lip Flexibilities로 유명한 뉴욕의 Charles Colin 출판사에서 Pocket Max라는 이름으로 판매중이다 - 물론 정체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주지 않았다. 스펙상으로 볼 때 중간급 (intermediate) 포켓 트럼펫으로서는 제일 우수해 보이는데 가격은 $600~700 정도이다.
![]() 한편 로타리 밸브 트럼펫도 포켓이 있다. 체코의 악기 메이커인 Lidl에서 나온 제품이 보이는데 가격은 약 549 EUR이고 피스톤 고급형과 마찬가지로 130 mm 풀사이즈 벨을 갖고 있다. 피스톤 포켓과 달리 튜닝 슬라이드는 리드파이프를 뽑게 되어 있는 듯...?
![]() [LCR272R by http://www.lidlmusic.cz/josef/]
![]() 기타 새로운 정보가 있는 분은 리플 바란다.
끝으로! 단지 작은 것을 원하는 것이라면 차라리 중고로 Olds Ambassador cornet 같은 것을 알아보라. 이런 것은 매우 저렴(이베이에서 꽤 상태가 좋은게 $100정도, 단 칠은 기대하지 말 것)하며 싼 포켓 트럼펫 종류라면 그 어떤 것들 보다도 더 좋은 소리가 날 것이다. 단지 포켓 트럼펫 보다 아주 약간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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