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잠자리에 누우니 그제야 허공에 발이 놓인다.
하루를 꽉 채운 늦저녁까지 많이도 쏘아 다녔다.
이 마을에서 저 마을로
저 빌라에서 그 너머로
이 사람, 저 사람을 만나며
중심을 잡아
길을 잇느라
참 바쁘게도 점들을 찍었다.
하루를 돌아오는 점들은
만선의 배처럼
가득한 것일까?
무엇을 담아 온 것들일까?
때론 알 수 없는 걸음들
저녁이면 허공에 꼭 놓아야 사는 발
발이 허공에 놓여있는 동안
등이 발이다.
낮에 가지 않아야 했던 길을 가고
낮에 가지 못했던 길을 가고
가야만 했던 길을 가야
비로소
점들이 이어진다
점과 점들 사이
밤새 등이 걷는다
『 시인정신 2024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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