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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 Korean (가해)

20260623 연중 제12주간 화요일 강론

작성자그리움하나|작성시간26.06.23|조회수14 목록 댓글 0

(2 열왕 19,9ㄴ-11.14-21.31-35ㄱ.36 마태 7,6.12-14): 거룩함을 지키며, 생명의 좁은 길로

 

찬미예수님.

오늘 우리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두 가지 인간의 길과, 그 길 끝에서 역사하시는 하느님의 손길을 마주합니다.

 

제1독서에서 유다 왕국은 아시리아라는 거대한 제국의 위협 앞에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아시리아의 산헤립 임금은 하느님을 모욕하며 항복을 종용하는 편지를 보냅니다. 눈앞의 현실만 보면 유다는 이미 멸망한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이때 히즈키야 임금이 취한 행동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그는 그 절망적인 편지를 들고 주님의 성전으로 올라가, 그것을 주님 앞에 펼쳐 놓고 기도합니다.

 

"주 저희 하느님, 부디 저희를 그의 손에서 구원하여 주십시오. 그러면 세상의 모든 왕국이 당신 홀로 주 하느님이심을 알게 될 것입니다."

 

히즈키야는 세상의 권력이나 타협이라는 '넓은 길'을 찾지 않았습니다. 오직 하느님이라는, 세상 사람들이 보기에는 미련하고 좁아 보이는 '믿음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그 보잘것없는 유다 왕국을 아시리아의 손에서 기적적으로 구원해 주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바로 그 히즈키야의 길, 즉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고 초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먼저 "거룩한 것을 개에게 주지 말고, 너희의 진주를 돼지 앞에 던지지 마라” 고 하십니다. 이 말씀은 복음의 가치와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소중히 여기라는 뜻입니다. 세상의 물질주의와 쾌락, 이기심이라는 개와 돼지 같은 세속적 가치관에 우리의

거룩한 신앙과 영혼을 값없이 넘겨주지 말라는 경고입니다. 우리가 지닌 신앙은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고귀한 진주입니다.

 

이어서 예수님께서는 신앙인이 걸어가야 할 구체적인 삶의 나침반을 제시하십니다. 바로 황금률입니다.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이 황금률을 실천하며 사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본능적으로 인간은 남이 나에게 잘해주기를 바라면서도, 막상 나는 남에게 손해 보지 않으려고 계산하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내 이익을 먼저 챙기고, 남을 대접하기보다 대접받기를 원하는 길은 참 편하고 넓은 길입니다. 많은 사람이 그 길로 갑니다.

 

반면, 먼저 다가가 손을 내밀고, 내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이웃을 먼저 존중하고 배려하는 길은 서글프고, 손해 보는 것 같고, 불편한 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이 길을 "문이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아드는 이가 적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제1독서가 보여주듯 진짜 승리와 구원, 그리고 영원한 생명은 어디에 있습니까? 세상의 넓고 화려한 길, 아시리아의 군대처럼 강해 보이는 길은 결국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성전에 기도 편지를 펼쳐 놓았던 히즈키야의 좁은 길, 하느님을 신뢰했던 그 좁은 문은 생명과 승리로 이어졌습니다.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일상은 선택의 연속입니다. 조금 더 편하게 이기적으로 살 수 있는 넓은 문이 있고, 그리스도인답게 말씀에 순종하며 손해 보더라도 사랑을 실천해야 하는 좁은 문이 있습니다.

 

오늘 하루, 내 앞에 놓인 진주 같은 신앙의 가치를 기억합시다. 그리고 이웃에게 베푸는 작은 배려와 희생을 통해, 기꺼이 생명으로 이끄는 좁은 문을 선택하는 용기 있는 신앙인이 되기를 기도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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