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에 되새기는 부처님의 가르침◇
"기억하는 마음이 곧 자비의 시작입니다"
오늘은 현충일입니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날입니다. 우리는 이 날을 맞아 묵념을 올리며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살아생전 "은혜를 아는 사람은 복을 짓고, 은혜를 잊는 사람은 복을 잃는다."고 가르치셨습니다.
현충일은 바로 은혜를 기억하는 날입니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평화가 결코 저절로 얻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되새기는 날입니다.
옛날 어느 마을에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두려움 속에서 살아갔고, 가족과 이웃을 잃은 슬픔에 눈물을 흘렸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 사람들은 평화를 되찾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평화가 어떻게 찾아왔는지를 잊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한 노스님이 마을 사람들에게 말했습니다.
"그대들이 오늘 편안히 잠들 수 있는 것은 누군가가 목숨을 걸고 그 평화를 지켜주었기 때문이네. 은혜를 잊으면 평화도 사라지고, 감사함을 잊으면 행복도 멀어진다네."
이 말씀처럼 우리는 현충일을 단순한 공휴일로 보내서는 안 됩니다.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의 뜻을 가슴에 새기고, 그분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살아가야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또한 원한을 원한으로 갚지 말고 자비로써 갚으라고 하셨습니다.
법구경에 이르기를,
"원한은 원한으로써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오직 자비와 사랑으로써 사라진다."
전쟁은 증오에서 시작되고, 평화는 이해와 자비에서 시작됩니다. 현충일은 전쟁을 기억하는 날이 아니라 평화의 소중함을 깨닫는 날입니다.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며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의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발원하는 날입니다.
우리는 오늘 무엇을 실천해야 할까요?
첫째,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지금의 평화로운 일상이 수많은 희생 위에 세워졌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둘째, 가족과 이웃을 사랑해야 합니다. 나라를 지킨 분들이 원했던 것은 다름 아닌 후손들의 행복한 삶이기 때문입니다.
셋째, 서로를 미워하기보다 이해하려 노력해야 합니다. 작은 다툼과 갈등도 자비심으로 풀어나갈 때 진정한 평화가 시작됩니다.
넷째,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나라를 사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각자의 삶을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다섯째, 희생하신 분들을 기억해야 합니다. 기억은 추모의 시작이며, 감사는 보은의 실천입니다.
불교에서는 모든 존재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말합니다. 이를 연기(緣起)라고 합니다. 오늘의 내가 있기까지 수많은 인연과 희생이 있었습니다. 현충일은 바로 그 인연을 돌아보는 날입니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희생정신은 결코 과거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분들의 정신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양심이 되어야 하고, 우리의 자비심이 되어야 하며, 우리의 책임감이 되어야 합니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조용히 두 손 모아 기도해 봅시다.
"나라를 위해 몸 바치신 모든 영가님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합니다. 남겨진 유가족들에게 위로와 평안이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이 땅에 전쟁 없는 평화가 영원히 이어지기를 발원합니다."
현충일은 슬픔의 날이면서도 감사의 날입니다. 기억하는 마음은 공덕이 되고, 감사하는 마음은 수행이 되며, 평화를 지키는 삶은 보살행이 됩니다.
오늘 하루,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뜻을 가슴 깊이 새기며 자비와 평화의 길을 걸어가시길 바랍니다.
대일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