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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자스민 서명옥 작성시간20.10.27 계란 프라이
김기택
자궁처럼 둥글고
정액처럼 걸죽하고 투명한 액체인
병아리는
이윽고 납작해진다 후라이팬 위에서
점점 하얗게 굳어지면서
꿈틀거린다 뜨거운 식용유를 튀기며
꿈틀거린다 불투명한 방울을 들썩거리며
꿈틀거린다 고소한 비린내를 풍기며
꿈틀거린다 굳어버린 눈 굳어버린 날개로
꿈틀거린다 보이지 않는 등뼈와 핏줄을 오그라뜨리며
한 번도 떠보지 못한 눈과
한 번도 뛰어보지 못한 심장과
아무 것도 먹어본 적이 없는 노란 부리와
아무 것도 싸본 적이 없는 똥구멍이
평등하게 뒤섞여 굳어버린
계란 후라이
흰 접시 위에 담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