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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주좌와 어묵동정에 화두 일념

작성자백련 박선영 27기|작성시간24.04.24|조회수77 목록 댓글 0

439일차 명상 일지

 

포교사나 명상지도사 일을 하겠다고 결심했을 때 이 일을 통해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울 거란 기대는 없었다

내 공부는 혼자 참선하는 게 낫지, 밖에 나가서 사람들 만나고 조직 속에서 부대끼는 번다한 경험은 오히려 마음의 평화를 깨뜨리고 공부에 방해가 되기 십상이니까

그런데도 이 일을 시작한 것은, 나 혼자 공부하는 것만으로 그치지 않고 세상에 회향하고 돌려주고 싶어서였다

 

그러나 연중 가장 큰 불교 명절을 앞두고 점점 떠들썩한 분위기가 고조되다 보니, 역시 번잡해지고 분주해지고 마음과 에너지 뺏기며 산란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오늘도 여기저기 봉축 행사 나오라는 데는 많고, 겹치는 스케줄 조정하다 하루가 다 가서 정작 할 일도 놓칠 뻔

이럴 때일수록 혼자 물러나 고요히 내면에 집중 반조하며 마음 통찰하는 시간이 소중한데, 그만큼 충실히 명상하며 화두 챙기고 있는가 이 뭣고

 

말을 떠나서, 침묵 속에서, 본래면목을 깊이 참구해 묻고 꾸준히 의심하며 나와 마주하는 시간 

그런 시간을 행주좌와 어묵동정 하루에 얼마나 챙기고 있는지?

미리 내려둔 결론을 향해 답정너처럼 다 안다고 우쭐대며 그럴싸한 생각만 복제 재생산하는 자기 합리화에만 바쁜 건 아닌지?

 

좀 더 철저히 점검을 받고 싶다

단체 수행의 한계를 넘어 개인지도가 절실하다

할을 내려주시고 30방을 퍼부어주실 엄한 스승을 다시 찾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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