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는 지금 비가 내립니다. 사람들은 감상感想에 젖어서 오늘처럼 조용하게 내리는 비를 바라보면서 '우수憂愁에 젖는다' 고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삶에서 작든 크든 늘 걱정이 앞서는데 이 비가 내리는 것을 바라보면서 나는 또 憂愁를 들먹입니다. 마치 대단한 시름에 자신이 놓여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좀 고상高尙해 보이기는 하려는 지요. 뭐 그러면 또 어떻습니까. 한 번 살아가는 삶인데 인간은 다 이처럼 지 잘난 맛에 오늘도 살아가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잘난 맛에 살지만은 진짜로 풀리지 않는 근심이나 걱정이 나를 짓누르고 있기도 합니다. 나 자신에게도 조차도 말할 수 없는 그런 것도 있습니다. 기도를 하지만 매듭이 풀리겠습니까. 풀으려고 용쓰는 그것이 더 힘듬으로 내게 오기도 합니다. 나나 너나 누구나 다 삶은 근심의 하루하루인 것이지요.
비가 와서 비 이야기를 하다가 잠시 삼천포로 빠지기는 했지만 우리네 삶이란 것이 하루도 솔직히 걱정이 없는 날이 없으니 말입니다. 그래도 오늘은 좋은 기분을 가져 보시지요. 가뭄을 해갈하는 비가 땅을 생명으로 가득하게 채우고 있지 않습니까. 손녀딸과 점심 약속이 잡혀 있으니 이 또한 기분 좋은 삶의 행복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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