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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 속 밴드 인터뷰

◎ 진정한 팝을 말하다 - 마이언트메리 (2)

작성자김기자|작성시간05.07.04|조회수510 목록 댓글 2



 

 ◎ 진정한 팝을 말하다 - 마이언트메리 

 

    4. 3집 앨범을 듣고 개인적으로 든 생각은 ‘도대체 이 앨범을 어떻게 만들었을까?
        어떤 생각을 가지고 만들었을까?'가 너무 궁금했거든요.

 

   순용: 3집 앨범 작곡의 출발은 완전 백지였어요. 그때는 자포자기도 끝나고 인생의 암흑기
   자체도 지치고 이미 안개는 걷힌 상황이었죠. 되게 조용하고 평온한 기간이 있었는데 그때
   곡 작업을 했어요.

 

   사실 그때는 정확하게 앨범을 발표할 레이블도 없었고 저희를 반겨 세워줄 무대도 없었는
   데 저희 셋만 열을 냈어요. "곡 써야 돼! 이거 해봐, 저거 해봐" 하면서 진영이 집에 셋이
   같이 모여서 작업을 했는데 이게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몰랐죠. 근데 그러다보니 팀의 
   어떤 미래가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앨범을 낼 수 있는 계기도 찾아오고 공연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기고 하면서 그 곡들이 쓰여

   지게 됐어요. 그러니까 3집 앨범은 이미 그 전에 한 반 정도는 되어 있었다고 보시면 되요. 

   완성된 건 아니더라도 큼직큼직한 모티브들은 담겨져 있었는데 그게 큰 힘이 됐죠. 

   밴드들을 보면 사실 멤버들이 다 잘났거든요. 뭐 리더도 그렇고 각자의 포지션이 있지만 

   따지고 보면 안 잘난 사람이 없어요.


 

그 잘난 사람들이 최선의 것을 마음이 딱 맞아서 했을 때 진짜 좋은 결과가 나오는데 그러기가 사실 힘들어요. 왜냐면 각자 잘난데다가 다른 멤버들이 나보다 좀 아닌 것 같다는 생각들을 하니까 100% 마음을 열기가 힘든 거죠. 저희 3집 앨범에선 그게 가능해 진거 같아요. 저희도 그런 부분에 대한 가능성을 굉장히 많이 느꼈거든요. 그냥 믿고 열고 서로 같이 가는 것. 그런 면에서 3집으로 인해서 성장을 많이 했죠. 서로에 대한 책임감을 알게 되고 믿고 힘을 실어주고 격려하는 것. 그게 3집이 저희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인거 같아요.

- 어레인지는 같이 하시겠지만 근본적인 곡 작업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나요?



    순용: 진짜 그건 일상적이에요. 뭐 형식도 다양하고. 그냥 가사 한 줄에서 시작된 
    것도 있고 핸드폰에 잠깐 생각나서 멜로디 담은 것도 있고 그런 식으로 시작이 
    되면 기본 틀만 각자 만들어요.

 

    진영이 곡은 진영이가 제건 제가 셋 다 그렇게 해서 모였을 때 가지고 와서
    연주로 풀죠. 곡 작업 단계에서는 시퀀싱 작업을 거의 하지 않고 나중에 확인

    정도 해보는 작업으로 하고 연주로 많이 풀어요.

 

    예를 들어 곡을 가져오면 일단 기타를 한 번 쳐주고 “이런 식의 느낌으로 간다.” 

    고 얘길 해주면 진영이가 베이스를 잡고 드럼이 비트를 타고 가는 거죠.

 

    처음에는 뒤죽박죽 섞였다가 믹서기가 잘 돌아가면 색깔이 나오듯이 지나면 

    지날수록 색이 만들어지면서 곱게 잘 다져지는 것 같아요.


 

곡에 대한 모티프를 가져오는 사람은 다 다르지만 밴드 음악의 가치는 그걸 완성시키는 작업인 것 같고 그게 정말 대단한 거 같아요. 혼자 할 수 있는 건 얼마든지 혼자 할 수 있지만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같이 하는 건 같이 하지 않으면 절대 할 수 없거든요. 그걸 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고 노력할 수 있다는 것 자체도 되게 기분 좋은 일이죠.

5. 음악하는 분들이 다 고민하는 부분이겠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먹고 산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가장 난제일 수 있는데 어떠세요?

 

정준: 버렸어요. 저희는. (웃음) 진짜로 버렸어요. 거짓말이 아니고 그냥 그런 생각을 버렸어요.

 

진영: 어머니가 매번 하시는 얘기가 있는데 부자가 되려면 사업을 해야 하고 부자가 안 될 거면 아무거나 해도 상관없다고 하세요.

 

김기자: 어머님이 ‘쿨' 하시네요. ^^

 

진영: 맞는 말인 거 같아요. 저희는 셋 다 부자 될 생각이 없어요. 부자가 되면 좋겠지만 ‘꼭 부자가 돼야지' 이런 건 아니거든요.

 

정준: 이제 나이가 있으니까 돈 생각은 많이 하죠. 사실은 서로 얘기도 해요. 보통 다른 팀들 보면 그런 문제 때문에 와해가 되는 경우도 많이 있거든요. 음악을 많이 좋아해도 어쩔 수가 없어서 다른 일을 하는 경우도 많고요. 정말 집이 너무 어렵다면 뭐라도 해야겠죠. 다행이 셋 다 그 선은 아니에요.


 

    순용: 근데 무슨 일이건 ‘이 일로 밥 먹고 살 수 있겠다.'는 정도의 노력을 하면 다 먹고 

    사는 거 같아요.(웃음) 그렇게 안하는 사람들이 세상이 어떻다며 얘기하는 경우가 많은

    데 계속 노력해나가다 보면 어느 정도는 되지 않나 하는데요. 물론 부자가 되려는 측면

    에서 뮤지션이라는 직업을 얘기할 순 없겠죠. 다른 일에 비해서 그 정도로 돈을 버는

    사람은 정말 극소수고 궁극적인 목적이 돈이 아닌 것에 있으니까요. 근데 사실 그
    재미는 돈 주고 살 수 없잖아요.


    쉽게 얘기하면 음악 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듣는 사람들도 음악 안 듣는 사람하곤 

    말이 안통한데요. 저희도 매니아라고 할 만큼 음악을 많이 아는 분들하고 얘길 해도 

    조금 하다보면 말이 잘 안 통하거든요. 근데 그 분들도 음악 아예 안 듣는 친구들하고는 

    말이 안 통한다고 하더라고요.

 

    정준: 다른 일 하시는 분들도 어떤 보람이라는 게 있겠지만 저희도 그런 게 있기 때문에 

    더욱이나 그런 거 같아요.

 

    순용: 음악 자체가 주는 힘이 정말 대단하죠. 정준: 금전적인 부분에 대해선 많이 생각

    하지만 버렸다고 얘기하는 게 생각하면 할수록 답이 없거든요.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오히려 생각을 버리는 게 더 안정이 되더라고요.


- 지금 이런 상황은 [마이언트메리]만의 문제라기보다는 전반적인 현상인데요. [마이언트메리]의 경우 씬이 생성되던 초창기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벌써 활동한지 10년이 넘었죠. 씬이 생긴지도 그 정도 됐는데 (대안이라고 말하면 좀 그렇지만) 두 가지를 만족시키는 롤 모델을 찾기가 힘들어서 한창 하고 있는 친구들도 고민이 많은 것 같아요. 언니네 이발관 인터뷰 때도 이런 이야기가 나왔는데 오래 음악을 하신 분들은 좋은 음악을 만드는 것이 최선이라는 얘기를 많이 하시네요. 가장 기본적이고 당연한 이야기일수도 있겠지만.

 

순용: 어떤 결과를 바라고 안 바라고는 자기 혼자의 생각이지만 이미 내려진 결과가지고 왈가왈부 하는 건 어리석은 거 같아요. 물론 본인의 의도와 노력에 정확히 비례한 결과가 나오는 건 아니지만 그건 세상 모든 일이 그렇지 않나요? 그냥 되는 일이 어디 있겠어요. 그런 식으로 살아가는 걸 즐기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을 줄 아는 게 뮤지션이지 생활이 어떻고 그렇게 따지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 거 같아요.

- 조금 아쉬운 건 [마이언트메리]의 경우도 그렇고 좋은 앨범을 만들고 음악작업을 하는 분들이 있어도 그 퀄리티에 비해서 실제적으로 구매를 한다거나 공연에 오는 분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 거 같아요.



순용: 그렇죠. 일단 사람들과 접할 기회가 많이 없는 건 뮤지션을 굉장히 힘들게 하는 요인 중에 하나에요. 혼신의 힘을 다해서 뭔가를 만들었는데 그것이 누구와 만날 기회조차 없다면 자괴감이 많이 들죠. 하지만 정말 작은 실마리라도 그 음악이 어떤 열쇠를 가지고 있다면 시간이 좀 걸릴 뿐 분명히 문은 열리는 것 같아요. 음악이라는 건 사실 말이 필요 없고 딱 들으면 끝나는 거잖아요. 한곡을 다 듣지 않고 인트로만 접해도느낄 수 있는 거죠.
예를 들면 TV보는 거랑 똑같은 거예요. 채널을 돌리면 화면이 머무는 시간이 1초도 안되는데 그 잠깐 사이에도 판단을 하고 “야 아까 거기” 이런 식이잖아요. 아주 잠깐이라도 만나게만 되면 창조적인 것들은 그런 힘이 있는 거 같아요.

요즘은 훨씬 더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지고 앨범을 직접 만드는 것도 비교적 손쉽게 할 수 있잖아요. 어떻게 보면 혜택이 많이 늘어난 거죠. 솔직히 전에는 집에서 앨범 만든 다 그러면 다 웃었어요. 말도 안 되는 얘기였죠.

 

* 김기자의 되새김: 마이언트메리의 3집은 작년 말 음악관련 각종 매체의 올해 앨범 리스트에서 거의 빠진 적이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꼽는 앨범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반응과 판매량이 완전히 비례하지는 않는 건지 그에 비해 판매량이 많지는 않은 듯하다. 그들의 말대로 시간이 걸릴 뿐 분명히 문은 열린다는 걸 믿고 싶지만 그때까지 밴드들이 버텨줄 수 있을지 그것이 더 걱정이다. 어쨌든 걱정하는 것 보다는 그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만드는 것이 먼저다. 할 일이 아주 많다.


6. 홍대에서 활동한지 10년이 넘었는데 홍대의 변천사랄까 마이언트메리가 느끼는 음악 씬의 변화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하네요.

 

정준: 저는 [마이언트메리]에 중간에 들어온 거라 홍대 씬에 대해서는 잘 몰랐고 오히려 저도 바라보는 입장이었는데 우선은 다양해 진 게 가장 큰 거 같아요. 그 당시에도 밴드들이 있긴 했지만 요즘에는 홍대나 다른 공연장, 매체에도 재밌는 밴드들이 많고 전체적으로 음악을 하는 친구들도 늘어나고 관련 학교도 많이 생기고 좋아졌죠.

한가지 나빠진 게 있다면 음반 시장인데 그건 저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죠. mp3도 그렇고.

 

순용: 음악이 발전하고 좋은 음악이 계속 나오는 건 막을 수가 없어요.

정준: 사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저희가 얘기할 건 없는 거 같아요. 그냥 연주 실력도 그렇고 음악도 그렇고 음악과 관련된 전반적인 부분들이 전보다 많이 좋아졌다는 정도죠.


   순용: 점점 더 좋은 음악들이 많이 나오는 거 같아요. 진짜 생각만 잘하면 공연
   도 즐길 수 있고 좋은 음악도 잘 할 수 있거든요. 저조차도 여유가 되면 제 음악

   외의 다른 음악들을 즐기고 싶고 어떻게 즐길지 계획을 세우고 그러는데요. 

   아마도 일반인들이나 음악에 관심 없는 분들은 그런 방법들을 잘 몰라서 그런 

   것 같아요.

   음악을 즐기면서 산다는 게 얼마나 재미있는 일인데요!

 

   정준: 요즘에는 정말 뮤지션도 많고 공연 기획도 많은 거 같아요. 한때 유행처

   럼 냄비같이 식을 수도 있겠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앞으로는 더 탄탄해 질 

   거 같아요.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도 지금은 많진 않지만 앞으로는 점점 더 많아

   질 것 같고 오히려 그런 면에선 긍정적인 거죠.

 

   순용: 일단 좋은 뮤지션이 많으면 그 음악 씬은 절대 쓰러지지 않아요.


* 김기자의 되새김: 의미심장한 말이다. “좋은 뮤지션이 많으면 그 음악 씬은 절대 쓰러지지 않는다.” 하지만 좋은 뮤지션이 계속 나오려면 어느 정도 상황이 따라줘야 한다. 음반 시장의 불황이나 mp3를 뮤지션들이 어쩔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이 문제가 의식의 문제인 만큼 그 부분에 대해 뮤지션들이 청자에게 메시지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것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라서 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보다시피 현실에선 그 당연한 것이 지켜지고 있지 않다. 뮤지션이 만든 음악이다. 그 누구보다 그 권리에 대해 자신 있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이 뮤지션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거기까지 신경 쓰려면 머리가 아프겠지만 청중에게는 뮤지션의 이야기가 가장 호소력이 크지 않나.

 

혹시 음악이 좋으면 사게 되어있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는데 음반을 구하기 어려울 때는 그것이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컴퓨터만 키면 스트리밍으로 들어볼 수도 있고 mp3로 다운받을 수도 있다. 너무나 손쉽다. 이런 상황에서 음반을 사는 것은 의식이 있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이다. 물론 이 부분은 의식과 함께 메커니즘의 문제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싸이 월드에서는 배경음악을 등록하기 위해서는 도토리 5개를 주고 음원을 사야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배경음악을 등록할 수가 없는데다 꾸며본 사람은 알겠지만 미니홈피나 배경스킨에 비해서 음악은 가격이 저렴한 편이라 대부분은 음원을 몇 개씩 사서 등록해 놓는다.(아마도 음반을 사지 않는 사람들도 배경음악은 대부분 등록해놨을 것이다.)


 

어쨌든 지금으로써는 이런 완벽한(?) 메커니즘이 웹 전체에서 가동되기는 힘든 일이므로 사람들의 의식이 가장 관건이 되는 것이다. 과학과 기술이 반전됐기 때문에 생긴 문제인데 물론 그로 인해 새로운 이윤이 창출되기도 하지만 문제는 웹이나 모바일에서 새롭게 창출된 이윤은 그 분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있으나 마나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7. 주류 음악을 제외하면 현재 록음악과 관련된 행사나 페스티벌이 제일 많은 편인데요. 인터뷰를 하거나 밴드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뮤지션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행사는 거의 없는 것 같아요.

그 가장 큰 원인이 행사를 만드는 사람들과 뮤지션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 빗어지는 문제들이 대부분인데 이런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음악관련 행사에서 바뀌었으면 하고 바라는 부분이 있다면 얘기해 주세요.

 

순용: 공연에 관한 것들은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요.

 

정준: 기술적인 문제도 아직은 따라가질 못하는 것 같고.

 


순용: 외국의 예를 들어서 좀 그렇긴 하지만 잘 되는 외국의 공연을 들여다보면 그 행사나 일 자체의 중심이 좋은 음악과 좋은 무대에요. 거기서부터 나머지 일이 시작되죠. 그런데 국내에서 하는 행사들은 대부분 좋은 뜻, 좋은 의미, 좋은 결과에 중심이 맞춰져 있어요.

정준: 정작 알맹이에는 신경을 안 쓰는 거예요. 오히려 겉치장에만 치중하고 공연인데 공연에 신경을 안 쓰는 거죠.

- 좀 더 자세하게 얘기해 주시겠어요?

 

순용: 그러니까 “어떠한 성격의 공연인가? 공연에서 어떤 이미지를 만들어야 되는가?” 에 대해 고민하고 실제로 무대 위에서 퍼포먼스를 하는 사람들을 배려해야죠.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확실한 장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겁니다. 뮤지션이란 사람들은 말하자면 광대인 셈이라 터를 잘 마련해줘야 재주를 넘는 거예요. 제 아무리 좋은 것이라고 해도 무대 자체가 빛나지 않으면 볼품없어지는 거죠.

하지만 일단 무대가 빛나면 그 전체의 뜻이 더 증가되거든요. 그러니까 중요한 건 좋은 무대를 만들기 위한 음향, 조명 등등의 것들이에요. 물론 그렇게 노력을 하는 분들이 많이 있고 저희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 노력들은 노하우로 쌓이기 마련이니까 결국에 좋은 결과로 나타날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노력이 무척 중요하죠.

 

정준: 보통 밴드들이 그렇게 같이 하는 기획공연이나 떼 공연(?) 같은 건 돈 때문이 아니면 사실 별로 하기 싫어해요. 정말 웃긴 게 음악 하는 사람마저도 공연이 들어오면 시스템 이런 생각을 아예 안하고 페이만 생각해요. 하도 많이 당해서 돈 많이 안주면 차라리 하지 말자고 그러죠. 저희들끼리도 그런 얘기하는 게 괜히 서 가지고 이미지만 망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매니저: 사람들은 장비가 안 좋아서 소리가 안 빠진다고 생각을 못하고 올라오는 팀이 실력이 없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정준: 음향이나 조명도 그렇지만 두 세곡씩만 한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많은 팀을 세우는데 그렇게 한 공연으로 생각하면 안 돼죠. 개개인의 색깔이 있는 팀들인데 그걸 100%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발현할 수 있게 해주는 힘이 필요하거든요. 물론 나름대로는 하시죠. 하지만 아직 노하우가 그리 많이 쌓인 것 같진 않아요.


순용: 그런 걸 만들어 내고 응용하는 능력이 생겨서 좀 수월해져야 질적인 발전이 있을 텐데 제가 보기엔 아직도 그런 과정들이 많이 필요한 거 같아요.
그러니까 출연진들도 대기실에 앉아 있으면 분위기가 안 좋죠. ‘과연 우리가 뭘 위해서 이러고 있나? 그냥 이거 끝나면 출연료 얼마 입금되고 그럼 끝이지.' 뭐 그런 생각밖에 안 드는 거예요. 공연 자체에 집중할 수가 없으니 내 음악을 할 마음이 안 생기고 내키지가 않는 거죠.  뮤지션들은 되게 단순하거든요. 무대 위에서 최고를 할 수 있을 정도로 해주면 진짜 최고가 나와요. 왜냐면 우리 같은 사람들은 하는 일이 이런 일이라 어쩔 수 없이 영향을 받게 되어 있거든요. 그런 부분에 대한 신경을 좀 못 쓰는 거 같아요.


류감독: 그런 면에서 보면 저 같은 경우도 기획을 하면서 고민이 진짜 많거든요. 왜냐면 그냥은 저도 하기 싫어요. ‘왜 이 행사를 해야 되지?' 그냥 사람들 세우고 행사 하나 끝내고 그런 건 싫은데 ‘과연 그런 것들의 간극을 좁히는 방법이 뭘까?' 했을 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커뮤니케이션인 거 같아요.

 

마이언트메리: 그렇죠.

 

류감독: 오히려 공연 전에 더 많이 만나서 대화를 하고 이야기를 해야 되는 거 아닌지.

 

순용: 사실은 공연 감독 내지는 공연기획, 진행 팀이 그런 노하우를 다 가지고 있으면 되는 거죠. 외국의 경우에는 그런 팀들이 있고요. 좋은 후원과 좋은 주최가 있고 섭외를 하면 거기서 뮤지션을 짜고 그 외의 많은 걸 준비하는 그런 시스템이 있는데 국내에는 없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음향에 무대는 어떻게 되고 멤버는 어떻게 되는지 모든 얘기가 뮤지션들과 직접 이뤄지는 거죠. 테크니션이라고도 할 수 있겠는데 공연진행이나 기획에 관한 것들이 잘 돌아갈 수 있는 조직이 좀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김기자: 저희가 테크노 쪽에서는 초장기부터 오랫동안 기획을 해왔고 클럽데이도 만들었지만 공연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면 밴드들이 어떤 걸 원하는지 또는 하고 싶은지에 대해 대답을 못하더라고요. 인터뷰 할 때도 그런 부분에 대해 물어보는데 비슷한 상황이 생기고요.

순용: 그런 팀들도 있겠죠.


 

김기자: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공연장의 상황이 너무 열악해서 그런 부분을 생각할 필요가 없어서인지 생각해도 쓸 일이 없어서인지 그런 부분에 대해서 아예 생각해 본 적도 없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순용: 심지어는 리허설도 안하고 무대 올라가겠다는 경우도 있는데 왜냐면 하나마나거든요. 그런 팀들도 많이 있죠.


류감독: 더 열 받는 건 리허설을 하고 밴드가 내려와서 어땠냐고 하면 소리 좋았다고 하는데 밖에서는 소리가 개판이었거든요. 모니터만 잘 되 있으면 밴드는 모르는 거죠.

저도 기획자의 입장에서 고민이 많아요. 밴드 쪽도 그렇고 하드웨어는 하드웨어대로 고집도 아닌 이상한 생각들이 있어가지고. 그런 것들을 좀 줄여나가는 걸 같이 해나가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 김기자의 되새김: 본래도 기획을 함께 하고 있는 본인으로써는 이런 부분이 참 아프다. 이야기의 후반부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오지만 밴드들은 너무 많이 속아서인지 공연 환경에 대해서는 별로 궁금해 하지도 않고 관심도 갖지 않는 것 같다. 좀 더 좋은 환경에서 뮤지션이 흡족해 할 만한 공연을 기획하고 싶은 우리로써는 현장에서 이런 일들을 마주하면 정말 ‘왜 우리가 그렇게 노력하고 고민하나?'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엊그제 월드컵 공원 작은 음악회의 경우도 야외인데다 작은 음악회라고 하니 뮤지션들은 으레 하듯이 스피커 2개 달랑 놓고 하는 걸로 생각했던 것 같다. 우리가 준비한 장비와 무대를 보고 다들 놀래는 것이다. (내가 보기엔 그 정도는 기본으로 갖춰야 하는 것 같은데) 야외공연이고 취지가 좋다고 스피커 달랑 2개 갖다 놓고 뮤지션에게 연주를 하라고 한다는 게 말이 되나? 취지는 둘째 치고 기본적으로 연주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춰줘야 하는 건 당연한 것이다. (이미 2번의 회의를 거쳤고 장비 사진을 찍어 리스트까지 정리해서 보내줬는데도 친구들은 지금까지 너무 많이 속았나보다.)

이것이 뮤지션의 잘못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열악한 환경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공연에서 본래 신경 써야 하는 장비와 음향에 뮤지션 자신도 무감각한건 아닌지 너무 의무적으로 무대에 서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정말 안타까운 마음이다.
극단적인 예로 만약 페이가 많은 허술한 셋팅의 공연과 페이가 없는 훌륭한 시스템의 공연 중 출연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정말 뮤지션들은 자신들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을까?

내 생각에는 시스템을 확인하거나 신경 쓰는 것은 고사하고 페이를 보고(시스템은 다 거기서 거길 거라고 생각할 테니) 전자를 선택할 것 같다. 돈을 밝힌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 이외의 것에는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게 한 환경이 그리고 그것에 찌든 뮤지션 자신이 안타깝다는 이야기다.

 

8. 얼마 전 한국대중음악상에서 2개 부문의 상을 받으셨는데요. 음악과는 거리가 있는 단체에서 그런 일을 진행한다는데 대해 부정적인 의견들도 좀 있었는데 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 궁금합니다.


순용: 저희는 그런 외적인 이미지에 대해서는 접할 기회가 없어서 딱히 알고 있는 바가 없고요. 그런 시상식 자체가 좀 힘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은 있어요. 시상식을 바라보는 시선들도 믿음을 가지고 대할 수 있고 뮤지션들에게도 뜻 깊은 자리가 됐으면 하죠. 대중음악상 시상식 자체가 아직 2회 밖에 안 되서 대종상 같은 것처럼 공신력이 크진 않지만 일단 시상식이나 그런 계기 자체가 있는 건 되게 좋은 것 같아요.

앞으로 좀 더 체계적으로 커가고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발전해나간다면 괜찮을 거 같아요. 자리를 잘 잡아서 뮤지션들의 축제 비슷한 것도 되고 서로 모여서 격려도 하고 그런 자리가 됐으면 좋겠어요. 이번에는 저희가 상을 받아서 그런지 기분이 되게 괜찮았어요.

9. 앨범작업 중이신 걸로 아는데요. 어느 정도 진전 중인가요?

순용: 지금은 곡 작업을 하고 있는 단계이고 구체적으로 뭐가 나온 상황은 아니에요.


10. 들리는 풍문에 의하면 소속사를 이전하신다는 이야기가 있던데요.


순용: 7월 이전에 소속사를 이전할 예정인데 그때쯤에 계약이 만료가 되거든요.

 

11.인터뷰에 추천하고 싶은 밴드 있으세요?

 

진영: W. 이번에 앨범 나왔는데 제가 아침마다 듣거든요.

 

순용: 야심찬 오메가 3라는 팀이 있어요. 너무 야심이라 그 팀이. (웃음)

 

정준: 모기요.

 

순용: 아, DJ 캐스커 라고 앨범 다음 달에 나오는데 멤버가 늘어서 3인조로 나온다더라고요.

 

김기자: 네 ^^ , 그렇군요. 인터뷰 감사드리고요. 공연장에서 뵙겠습니다.


 

인터뷰/글 김기자 사진/류감독

인터뷰 2005.4.2

기사작성 20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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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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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모릅니다 | 작성시간 05.07.02 윗쪽에 사진들이 엑박으로 뜨는데..저만 그런가요? ^^
  • 작성자김기자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5.07.03 다음이 좀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저도 그렇게 보이는데 수정을 해도 안바뀌네요. 다음주중에 웹디자인 하시는 분이 수정해 주실거예요. 좀 기다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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