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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따뜻한 일요일 밤 여유만만' 공연 리포트 _ 클럽 FF 4주년 페스티벌 마지막 날

작성자김기자|작성시간08.02.21|조회수631 목록 댓글 2

 

    

 

'따뜻한 일요일 밤 여유만만' 공연 리포트

_ 클럽 FF 4주년 페스티벌 마지막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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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3일간 4주년 기념 공연 가진 CLUB FF

 

  문득 달력을 보니 어느새 2월도 훌쩍 반을 넘겼고 입춘도 지났건만, 아직도 날씨는 스산한 겨울의 입김을 뿜어내고 있는 중이다. 매일 쳇바퀴 돌 듯 살다보니 시간이 가는 것도, 날씨가 추운 줄도 모르고 살아가는 요즘 사람들. 일상에 지친 그들을 위한 가슴 따뜻한 공연이 클럽 FF에서 마련됐다. FF 4주년 기념 페스티벌의 마지막 공연 “따뜻한 일요일 밤 여유만만”이 바로 그것. 몽니, 망각화, 마리서사, 두번째 달 바드, 줄리아 하트까지 감성적인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눈에 확 들어올 알찬 라인업! 2월 17일 일요일 저녁, 서로 다른 감성의 여섯 뮤지션이 전해줄 감동에 대한 기대로 FF로 향하는 발걸음은 더없이 가벼웠다.  


 

한국과 사랑에 빠진(?) 막스 코플러 밴드

  

*CLUB FF에서 첫 무대를 가진 막스 코플러 밴드

 

  첫 무대는 일정에 없던 깜짝 공연이었다. 독일 뮤지션 막스 코플러가 서프라이즈 무대의 주인공. 객원 드러머 백승서의 소개로 문을 연 막스 코플러 밴드의 공연이 시작되었다. 천진한 얼굴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며 서툰 한국말로 곡명을 소개하는 모습에 관객들은 금세 친근감을 느낀 듯 즐거워했다. 몽환적인 느낌의 'One way highway'를 부르자 분위기가 서서히 무르익어 갔다. 어느새 마지막 곡. 왠지 귀에 익은 느낌이다 싶었더니 산울림의 <아니 벌써>가 흘러나왔다. 한국어를 곧잘한다고 생각했지만, 한국노래까지 부를 줄이야. 팬 서비스가 차원인가 싶었더니 그는 2004년 외국인 한국가요 부르기에서 상위권에 들었던 '가요경력자'(?)였다.


<막스 코플러(Max Koffler) 밴드 간단 인터뷰>


- 한국에는 첫 방문인지?

 2004년 외국인 가요 부르기 대회에서 <아니 벌써>로 입상 후 두 번째 방문이다.

- 이번에 한국에 다시 온 이유는?

 1집 taboo를 홍보하기 위해서 한국에 방문했다. 22일 홍대 FF,23일 DGBD에서 프로모션 공연으로 한국 음악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많이들 구경 와 달라.


- 오늘 공연이 이번 방문의 첫 공연인가?

 그렇다. 홍대 FF가 홍대에서 역사 있고 유명한 클럽이라 들어 이곳에서 첫 무대를 가졌다


- 공연이 참 좋았다. 공연 하고 난 소감은?

 좋았다니 다행이다. 처음 듣는 음악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환호해 주었고 몰입해 주었다. 참 신나는 공연이었다. 그리고 한국 여자분들 은 참 예쁜 것 같다. 그런데 왜 웃지 않는지? 웃으면 참 예쁠 것 같은데.(웃음)


- 추구하는 음악의 장르는?

 누구에게나 익숙한 POP과 ROCK 그리고 얼터너티브 음악을 주로 한다. 특히 이번 앨범 [taboo]는 유럽 음악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쉽게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몽니'의 처연한 사랑과 '망각화'의 담담한 진실

 

* 몽환적인 음악으로 관객을 사로잡은 몽니 

 

  약간의 세팅 시간을 지나 '눈물이 나'로 몽니의 공연이 시작됐다. 특유의 몽환적 감성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몽니는 보컬의 유려한 목소리가 아주 멋진 팀이다. 이날은 시작부터 보컬의 목소리가 좀 불편한 듯했는데 김신의(보컬)는 오늘따라 목 컨디션이 좋지 않다며 아쉬워했다. 하지만 라이브에 단련된 밴드인만큼 두 번째 곡 '울지 말아요'부터 슬슬 관객들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다시 와라'를 부를 때는 관객을 압도하며 열창을 펼쳤고 이어진 화려한 기타 리프에 객석은 무아지경으로 빠져들었다. 봄이 오면 황사도 온다며 목 걱정을 하던 김신의는 이인경(베이스)과의 듀엣 곡 'KENT'로 상큼한 마무리를 했다. 

 

 

 

*구수한 입담으로 객석을 휘어잡은 망각화 보컬 양주영  

 

  다음 팀은 매력적인 이름의 밴드 망각화. 통기타의 잔잔한 음색과 함께 시작된 첫 곡 '에버그린'은 담담한 어투로 가슴 속에 파고들었다. 슬픈 이야기는 담담하게 말할 때 더욱 가슴을 친다고 했던가. 곡의 여운에 취해 한참을 멍하게 서 있던 그 순간, 보컬 양주영이 구수한 사투리 멘트를 던졌다. 덕분에 객석 분위기는 급반전되었고 여기저기 관객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이날 공연이 밴드 드러머가 코러스를 시작한 첫 무대라고 소개한 그는 '그냥'들고 나왔다는 어쿠스틱 기타의 키가 잘 맞지 않는지 라이브 도중 조율을 하며 진땀을 빼기도 했다. '305'로 다시 숙연해진 분위기는 '고래 돌고래'를 부르면서 유도한 엇박자 박수로 다시금 웃음을 자아냈다. 망각화는 마지막 곡 '메일주'를 부를 때까지 공연장의 분위기를 능숙한 멘트로 이끌며 즐거운 공연을 보여주었다.

 

 


실력파 아이돌 밴드 '마리서사'와 아이리쉬 숲에서 만난 '두 번째 달 바드' 

 

*소녀팬들을 환호성을 독차지한 마리서사

 

  어두운 무대에 다시 조명이 들어오자 갑자기 객석 앞이 여학생들로 밀집되기 시작했다. 도대체 어떤 뮤지션이기에? 인기의 주인공은 바로 마리서사였다. 그들은 강한 비트의 곡 'I'로 잔잔했던 클럽을 순식간에 장악해 버렸다. 뒤이은 무대에선 클럽 분위기가 너무 죽어있다며 '숨', '마리아'를 부르며 특유의 퍼포먼스로 분위기를 띄웠다. 마리서사의 소녀 팬들은 멋진 공연에 크게 환호했고, 타이틀곡 '너 없인 행복할 수 없잖아'의 후렴구에 “마리서사 짱”이라는 추임새까지 들어가면서 클럽은 아이돌 밴드의 열광적인 공연장으로 바뀌었다. 앵콜 곡 '잊어야 한다.'가 끝나자 썰물처럼 사라지는 소녀들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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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즐겁고 흥겨운 그들, 두 번째 달 바드

 

 오랜 세팅 끝에 모습을 드러낸 두 번째 달 바드. (Bard는 켈트족어로 '방랑시인'을 뜻한다.) 아일랜드 캘틱 음악 축제 '월드 플라'에서 경쟁 부분 3위를 수상한 이들의 공연이 시작되기 전 객석은 이미 만원사례. “저희는 댄스그룹 두 번째 달 바드 입니다! 그러니까 춤춰주세요.” 리더 김현보의 구수한 입담 후 이어진 'London lasses'는 객석을 아일랜드 거리 한복판으로 옮겨 놓았다. 주로 연주곡이 많았던 두 번째 달로는 드물게 가사가 있는 노래가 이어졌다.  김정환(기타)의 '목소리'와 박혜리(건반)의 '길 위에 작은 새가 푸른 숲이 되리' 그리고 영화 'ONCE'의 주제가 'Falling slowly'까지. 아일랜드의 거리는 다시금 신비한 숲으로 바뀌었다. 계속된 김현보의 '댄스그룹 두 번째 달 바드'라는 주문이 통했던 걸까. 마지막 곡 'shake a leg'에 이르자 객석에서 기차놀이가 시작되었고, 신나는 춤판을 벌이며 두 번째 달 바드의 공연은 막을 내렸다.

 

예민한 소년의 감성 '줄리아 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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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튀는 사운드로 관객을 사로잡은 줄리아 하트

 

  일요일 늦은 밤 시간이어서인지 관객들은 하나 둘 떠나고 약간은 한산해진 클럽. 독특한 개성의 모던 록 밴드 줄리아 하트의 '미스 초콜릿'으로 클럽 FF 4주년 페스티벌의 마지막 공연이 시작되었다. 일렉트로닉의 톡톡 튀는 사운드와 묘하게 매치되는 정바비의 심드렁한 보컬은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하나 둘 붙잡았다. 4집 타이틀 곡 '펭귄을 기른 다는 것'을 부를 즈음 관객들은 줄리아 하트의 감성에 취했고, 클럽은 그들 음악 속에 다시 새로운 숨을 쉬기 시작했다. 이어진 곡은 4집 앨범에서 가장 주목 받은 곡, '실용 스페인어'였다. “너는 남자친구와 해변에서 키스를 한 적이 있니?” 정바비의 담담한 내레이션이 독특한 느낌을 전해주었다. 다른 팀과 달리 앵콜 없이 진행된 줄리아 하트의 마지막 곡은 '아이시테루'. 지극히 개인적인 사연의 노래라며, 그는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쓴 곡인데 지금은 그 당시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아요. 신기하죠?”라고 말했지만 오히려 그 말이 더욱 슬프게 들렸다.  


 

꾸준히 발전하는 FF를 기대하며


  클럽 FF의 4주년을 축하는 3일간의 페스티벌은 일요일 밤, 따뜻한 감성의 향연으로 막을 내렸다. 다양한 감성을 지닌 뮤지션들의 음악을 맛 볼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고 라인업도 참으로 잘 잡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감성이 과했던 건지 뮤지션들의 컨디션이 안 좋았던 것인지 보컬의 노래가 귀에 들어오지 않는 곡들이 많았고, 사운드의 밸런스가 잘 잡히지 않아 악기들의 음색이 묻힌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4년간 홍대 앞 음악 마니아, 뮤지션과 함께 해온 클럽 FF의 내공은 이것이 전부가 아닐 것이기에 앞으로 꾸준히 발전할 모습에 더 큰  기대를 해본다. 이 밤이 끝나면 다시 정신없이 바쁜 월요일이 시작되고 몇 번의 한파가 더 들이 닥치겠지만, 오늘밤의 이 기분을 잊지 않는다면 한동안은 훈훈한 마음을 간직할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음악 선물을 안겨준 클럽 FF의 4주년을 축하하며, 앞으로도 꾸준히 좋은 공연이 이어지는 알찬 FF가 되길 기원해 본다. 왠지 오늘밤은 따뜻한 꿈을 꿀 것 같다.

 

2008. 2. 18


취재 김신혜

사진 서재혁

일러스트 제제

에디터 이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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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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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김기자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8.02.22 일러스트 좋네요 ^^ 꼭 가보고 싶은 공연이었는데...
  • 작성자셩쟝 | 작성시간 08.03.04 우와 라인업 최고+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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