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개발과 발명
무엇을 할 것인가? 교문을 나와 사회에 진출하는 이들의 공통된 질문이다. 불확실한 미래를 바라보며 한 가지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은 어쨌든 남보다 튀어보겠다는 것이다. 어차피 한번 사는 인생. 보일 듯 말듯 평범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 어느 부분이든 전문가가 되어 확실하게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것이다. 노래를 부르던 그림을 그리던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데 중요함이 있다.
남들이 좋다고 해서 고지 곧 대로 뛰어드는 시기는 이미 지났다.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경쟁률만 턱없이 높은 일에 매달리느니 차라리 남들이 거들떠보지 않는 곳에 보물이 있을 수 있는 법인데. 바로 이런 개척정신에 발명의 묘미가 숨어 있다.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이 발명정신은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며 이정표가 되어줄 것이다.
가령 성공한 기업인의 야망을 품은 이가 있다고 해보자. 사실 요즘은 과감하게 자기 사업의 장으로 뛰어드는 젊은이들도 많으니까.
그가 가진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무슨 사업을 벌일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사업에 성공하려면 어찌됐든 남의 시선을 끌 수 있을 정도로 튀어야 하는 법이니까. 이땐 발명의 한 분야를 응용하는 것도 한 방편이다. 경영에 바로 사용 할 수 있는 분야는 새로운 시스템 개발의 영역.
과학적 지식과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이용해 발명품을 만들고 이를 상품화하는 일반적인 방편도 생각할 수 있지만, 아예 시스템 자체를 개발하여 남보다 앞서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조금 오래된 이야기지만 한복 개량 화 사업에 뛰어든 한 여류 사업가가 그 좋은 예.
“한복에 대한 애정이 너무 식어가고 있는 건 아닐까? 이대로 가다간 한복이 없어질지도 모르겠어.”
전통에 대한 그녀의 애정은 표면화 되어 한복개량 사업으로 나타났다. 바쁜 현대 생활에 알맞게 한복도 개량되어야 하고 더불어 한복 공정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었다. 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강사진 양성과 봉재 교육과정의 설정, 봉재기술 기관의 조직화, 체계화하는 시스템이 개발 되었다. 한복제작기술 교육이 지극히 개인적이고 비전문적으로 이루어졌던 당시의 상황에 비추어 보면 아주 획기적인 아이디어였다.
그녀의 사업은 날로 번창해 나갔다. 한복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패션쇼를 개최하는가 하면 학원 교육을 통해 자격증을 발급하는 등 명실상부한 교육기관이자 홍보기관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대성공이었다.
그녀가 마련한 봉제교육기관을 거친 전문 인력만 해도 수백여 명. 여기서 얻은 수업료와 자격증 수익으로 큰 이익을 본 것은 물론이고 한복 보급 사업에 일익을 담당했다는 자부심 또한 얻을 수 있었다. 사업가로서 뿐만 아니라 교육인의 몫까지 한 셈.
자본이 약한 중소기업의 경우라면 이 이야기를 좀더 신중히 들어두어야 한다. 적은 투자와 단시간의 노력으로 큰 결실을 얻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시스템 개발이기 때문이다.
신제품 개발도 기업의 성장과 연결될 수 있는 좋은 통로이나, 실상 이 작업은 막대한 연구비와 시간이 소요되므로 규모가 작은 기업의 경우에는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따라서 창조력과 모험심만으로도 도전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의 분야가 떨치는 매력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리라.
나무 한 그루에 신경을 쓰는 것도 좋겠지만 이왕 시작한 바에 숲 전체에 도전해보자. 전체를 기획하고 바꾸는 일, 어디에서도 느끼지 못한 성취감이 거기에 숨어 있을 것이다. 더불어 나라는 존재에 대한 무게도 늘릴 수 있으리라.
나사못 하나에서 시스템 개발까지 발명의 세계는 넓고도 깊다.
글 : 왕 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