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상에 내것은 하나도 없다'
매일 세수하고
목욕하고
양치질하고
멋을 내어보는
이 몸뚱이를 "나"라고
착각하면서 살아갈 뿐이다.
우리는 살아 가면서
이 육신을 위해
돈과 시간, 열정,
정성을 쏟아 붓습니다.
예뻐져라,
멋져라,
섹시해져라,
날씬해져라,
병들지 마라,
늙지 마라,
제발 죽지 마라...!
하지만 이 몸은
내 의지와
내 간절한 바램과는
전혀 다르게
살찌고,
야위고,
병이 들락 거리고
노쇠화되고
암에 노출되고
기억이 점점 상실되고
언젠가는 죽게 마련입니다.
이 세상에
내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아내가 내 것인가?
남편이 내 것인가?
자녀가 내 것인가?
친구들이 내 것인가?
내 몸뚱이도 내 것이 아닐진대...!
누구를 내 것이라 하고
어느 것을 내 것이라고
하는가?
모든 것은
인연으로 만나고
흩어지는 구름인 것을
미워도 내 인연
고와도 내 인연
이 세상에서
누구나 짊어지고 있는
고통인 것을...!
피할 수 없으면 껴안아서
내 체온으로 다 녹이자.
누가 해도 할 일이라면
내가 하겠다.
스스로 나서서
기쁘게 일하자.
언제 해도 할 일이라면
미적거리지 말고
지금 당장에 하자.
오늘 내 앞에 있는 사람에게
정성을 다 쏟자.
운다고 모든 일이 풀린다면
하루종일 울겠다.
짜증부려 일이 해결된다면
하루종일 얼굴 찌푸리겠습니다.
싸워서 모든 일이
잘 풀린다면
누구와도 미친듯이 싸우겠습니다.
그러나....
이 세상 일은
풀려가는 순서가 있고
순리가 있습니다.
내가 조금 양보한 그 자리
내가 조금 배려한 그 자리
내가 조금 낮춰 논 눈높이
내가 조금 덜 챙긴 그 공간
이런 여유와
촉촉한 인심이
나 보다 더 불우한 이웃은 물론 다른 생명체들의
희망 공간이 됩니다.
나와 인연을 맺은
모든 사람들이
정말 눈물겹도록
고맙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 세상은 정말 고마움과 감사함의 연속입니다.
- 프란치스코 교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