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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전남 여천군 화양면에 있는 작은 무인도. 1만7,000여 평의 크기인 이 섬은 섬 가운데 소나무 숲이 있긴 하나 대부분 섬 둘레가 비탈진 바위 골짜기로 형성되어 있다. 필자가 아는 부동산 중개인이 육지의 큰 땅을 소개해 주고 중개수수료 대신 받은 땅이 이 ‘쓸모없는’ 무인도였다. 당시 평당 500원씩 쳐서 받은 것이니 굳이 매입가로 친다면 800만원이 좀 넘는 가치로 넘겨받았다.
그는 배편도 없는 그 무인도를 버려 두고 있다가 부동산중개업소를 단속하는 시즌이 되자, 문을 닫고 무인도로 들어가 보았다. 낚시꾼들이 자기 섬 둘레에 진을 치고 앉아서 바다 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그것을 보고 번쩍 그의 머리를 스쳐 가는 어떤 영감 같은 것을 받았다.
이 섬에 중고 컨테이너를 사다가 여름 한철 장사를 하자, 흑염소를 방목하고, 닭도 방목하자, 낚시꾼들의 출입이 잦으니 그들을 상대로 닭백숙도 팔고, 흑염소도 고아서 팔자, 이런저런 생각들을 한 그는 자신의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다.
생각대로 장사가 잘 되었다. 낚시꾼들을 상대로 생수를 공급하는 등 이런저런 서비스를 확대하고, 나중에는 배가 접안하기 좋게 작은 부두도 만들었다. 낚시꾼들이 더 많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어느 해 여름, 컨테이너에서 닭백숙을 사 먹은 한 손님이 이것저것 물어보더니, 자기는 재일교포인데 바다풍경이 좋아 여름에 이 섬에 와서 지내고 싶으니 아예 그 섬을 자기한테 팔라고 했다. 부동산 중개인은 흥정 끝에 평당 5만원씩에 팔았다. 팔고서도 너무 비싸게 판 것이 아닌가, 하는 미안한 감이 있었다. 무인도에 가격표가 붙어 있는 것도 아니고 사는 자와 파는 자 간의 의향이 맞으면 그것이 가격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고 큰 돈을 거머쥔 것을 행운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그 재일교포는 한 수 더 높은 사람이었다. 그는 무인도에 방갈로를 짓고, 모터보트로 낚시꾼들을 실어 나르는 등 부동산중개인보다 더 멋진 사업을 전개해서 한층 더 그 섬의 가치를 높여 놓았다.
세상에…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라더니, 지금 그 섬은 평당 15만원을 호가한다.
이미 마을이 형성되어 주민이 살고 있는 섬들은 어느 한 부분을 매입해서 바다, 일몰과 어울리는 레저 휴양 관광 관련 테마 투자를 해볼 수 있다.
서남해를 우리는 흔히 다도해라고 부르지만, 목포를 젖줄로 댄 서남해의 섬들이 대부분 연륙교로 육지와 이어져 있다. 육지에 밧줄로 매여 있는 셈이다. 전국지도를 펴놓고 우리나라가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 지를 세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먼 곳만 살펴볼 일이 아니다. 지금 자신이 사는 고장이 달라지고 있는지도 모르니까. 지도를 보면 그 속에 손금처럼 그 땅의 운명이 보인다.
빠른 정보분석을 통해 부동산투자로 재미를 본 사람들을 괜히 타박만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창조적 사고를 통해 투자 마인드를 가다듬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섬이든, 오지든, 마음에 든다면 그 곳에 뜨거운 돈을 묻어볼 만하다.
김종봉 에스알 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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