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맥마치며..
뜨거웠던 여름, 살을 파고드는 추위
일년을 함께 고생했던 정맥팀에 감사드리고
정맥길 위에서 걸음하며 각 지역을 지나는 동안
클럽의 많은 선배님들 찾아주시고 아낌없는 격려와 지원 해주셨는데
한분한분 열거하지는 못하나 도움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감사 인사 전합니다
낙남정맥의 시작과 끝,
이제 마지막으로 남겨둔 걸음을 마무리 하고자 하며
먼저는 이번 걸음에 도움주신 분들께 감사 인사 전합니다
졸업 축하한다며 찬조금 보내주신 중부의 지리깽이님, 창원의 오리지날대장님 감사드리고
축하해주시고자 일부러 찾아와주신 배병만방장님,
창원의 철옹성고문님, 전국구님, 오리지날대장님
덕분에 아주 기쁜 마음으로 졸업했습니다
멀리서 축하 전화주신 수도권의 송림고문님, 중부의 맥가이버님 감사합니다
다녀왔더니 대구의 선제지부장님, 수고했다며 밥 사주셨고
트랙 보내주신 산꾸니님도 감사합니다
26년 5월 30일
산행을 마치고 어느 식당에 들렀더니
한쪽 귀퉁이, 꽤나 맘에 드는 글귀가 있어 옮겨 적어본다
그대, 언젠가는 꽃을 피울것이다
다소 늦더라도 그대의 계절이 오면
여느 꽃 못지 않은
화려한 기개를 뽐내게 될것이다
그러므로 고개를 들라
그대의 계절을 준비하라
너라는 꽃이 피는 계절
-아프니까 청춘이다-
그렇지, 아프다고 마냥 고개를 숙이고 있을 수 만은 없지
훌훌 털고 일어나 고개를 들고 나의 계절을 준비해
화려한 꽃을 피워 보아야지
낙남을 시작할 당시 하필이면 산방기간이라
영신봉, 이곳에서부터의 한 걸음을 남긴 채 고운동재에서 첫발을 시작했더랬다
어쩌다보니 낙남의 처음에 한발, 그리고 끝자락에 한발을 남겨두게 되었는데
지난 5월의 마지막 주말, 양일간 처음과 끝 마무리했고 이것으로 낙남도 졸업한다
입산시간 새벽 3시에 맞춰 거림에서 올랐다
아무도 없나 했는데..
잠시 올랐더니 아니나 다를까 하나 둘 셋 넷..
역시 지리산이다 ㅎㅎ
다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삼삼오오 무리지어 일행과 함께 오르는데
바람 조차 숨죽인 산속에 울리는 산객의 거친 숨소리라..
왠지 낯설었고 왠지 반가운 소리였다
세석에선, 때마침 눈 비비고 일어난 산객들이
잠에서 막 깨어난 지리산의 맑은 기운을 온 몸으로 받으려는 듯 천왕봉을 향해 기지개를 켜고 있었고
혹여나 누가 볼까, 누가 있을까 하여 괜히 마음만 급한 나는
모두의 시선이 천왕을 향해 있을때
냉큼 영신봉으로 향한다
낙남의 시작, 지리산 영신봉
과연 지리산이라,
오늘 따라 이곳에 넘쳐 흐르는 생기가 유난히도 맑게 느껴지는데
오늘은 낙남으로 이어지는 그 기운을 따라 걸음을 옮겨본다
일단 금줄은 넘고..
지리산에서 시작하는 정맥길이라 잔뜩 기대하며 내려가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ㅎㅎ
아.. 정말 진절머리나는 산죽!! 지긋지긋한 산죽!!
짧지만 임팩트 있는 길
아.. 지난 걸음, 저걸 그 밤에 혼자서 어찌 넘었나 몰라
뭣도 모르고 간 게 다행이란 생각도 ㅎ
무식하면 용감하다더니
어쩜 그 말이 딱 맞는지도 ㅎ
정맥, 마지막을 앞두고 걸음하며 예전의 이런 저런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는데
어쩌다 코로나가 창궐해 세상이 떠들썩할 그 무렵에 산을 찾았고
어쩌다 종주란 걸 알아버려 클럽에 들었고
어쩌다 방장님의 권유로 1대간을 걸었으며
그렇게 대간을 걷고났더니
다음은 9정맥이더라
이게 오늘이 있기까지 나의 시작이었다
모든게 어쩌다보니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그냥 산이 좋았고 그냥 걷는게 좋았을 뿐인데
그렇게 한발한발 걷다보니 어느새 그게 순리인듯 자연스레 오늘 여기까지 와 있더라
그렇게 여기까지 와 소감이라며 굳이 한마디 말한다면..
글쎄..
나쁘지 않더라, 오히려 좋더라
나는 그렇더라 ㅎㅎ
다들 비슷비슷 하신거죠?? ㅋㅋ
산에서 한 해, 두 해를 보내고 나서 뒤돌아 보니
대한민국 곳곳에 제법 굵직하다는 산줄기들은 왠만하면 내 두발로 누비고 다녔고
대한민국 팔도 역시 내 두발로 걸어 지났고
산 넘고 재를 지나 마을을 만나고 다시 재를 넘고
이렇게 봉우리를 이어 넘었으니
이 정도면 나의 생에서 특별했던 한가지 일로 기억에 남을 법 하지는 않은지..??
그러니.. 혹여 아직 대간을 걸음하시기 전 이라면
다른 산 혹은 다른 종주코스를 애써서 찾기 보다는
대간 만큼 멋진 종주길도 없으니
먼저 대간을 걸어보셨으면 하는 바램이고
대간을 걸어내셨다면, 그러고도 혹 여유가 되신다면 정맥도 걸어보셨으면 하는 바램이다
힘들게 걸어낸 만큼 더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테니..
청학동 갈림길에서 다시 금줄을 넘어
이런 저런 생각하며 걷는 동안
외삼신봉
바람은 한점이 아쉽고,
오전이란 시간이 무색하게 정수리가 따가운데
백만대군의 쇠파리를 이끌고 도착한 이 곳
야들아~ 제발~ 쫌!! 사진 좀 찍자!!
아~ 귀찮은 녀석들, 성가신 녀석들
어찌하면 좀 떼어낼까 내도록 신경쓰다
그냥 내 갈길 가기로 하고
밧줄 참 싫어하는데.. ㅋ
우째우째 겨우 내려왔더니 본격적인 산죽밭 시작이다 ㅜ
덥썩 산죽밭 고생길로 뛰어들었더니 그렇게도 안떨어지던
쇠파리 군대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홀가분한데
마지막 몇 키로 안되는 이 산죽길 위에서 죽을똥살똥 제법 고생했고, 밀고 비집고 먼지 덮어쓰며 힘들게 내려왔더니
아이고야~ 반가운 고운 선생님!!
이렇게 일당 20만원을 벌고나니!! 아주~ 나이쑤~ ㅋㅋㅋ
일당도 벌었겠다, 고운동재 내려와 택시부르고
그제서야 배낭 열고 뭐라도 좀 먹는다
이렇게 첫 걸음은 마무리하고
남은 마지막 걸음!! 낙남의 끝자락..
방장님께서 알려주신 바와 같이
신어산을 지나 매리마을로 향하는 것이 아닌
김해의 분산을 지나 구지봉으로 간다
까치산-그 뒤로 신어산-가운데 백두산 그 뒤로 동신어산
보이는 산들은 낙남정맥일까?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대부분의 산꾼들이 땀 흘리며 지났을 저 높은 산정은 뭐고 낙남정맥 날머리가 어디일까?
대부분 정맥꾼들은 김해시 생림면 고갯마루인 영운리고개를 지나 가야 CC를 통과하여 신어산, 생명고개, 선무봉, 장군봉, 동신어산 그리고 매리마을의 공장지대까지 13km 정도 더 내려와 낙동강을 보며 멈춰 선다.
누가 언제부터 그곳으로 정맥 날머리로 진행했는지 자세하게 알길 없으나 1998년도 무렵에 부산의 산꾼분들이 그곳으로 선답진행 후 대다수의 사람들이 낙남정맥 후기를 보며 상동면 매리마을을 정맥 날머리로 사용해 왔는데 매리마을은 낙남 끝자락이 아니다.
산경표에는 김해의 분산(盆山)에서 끝맺음한다고 한지(韓紙) 위에 검은 먹물로 분명히 적었고, 김해 김 씨(金海金氏) 시조의 전설이 있는 구지봉(龜地峰)에서 맥을 다하는데
이러함에도 대부분의 정맥꾼들은 낙동강(落東江)을 마주하는 김해시 상동면 매리마을로 향하는데 선답이 이렇게 무섭다.
서낙동강을 찾아서/ 방장님의 글 中
이전에도 남긴 글을
다시 가져와 이렇게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그만큼 후답자들이 꼭 기억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낙남의 마지막 걸음
김해의 추모공원에서 산행 시작한다
유난히 붉은 태양
여기서도 나만 따르는 백만대군 쇠파리와 함께
바람한점 없는 산길을 걷는다
편안한길 잠시 걷다
채석장 절개지를 만나는데
채석장을 건너 다음 마루금으로 오르는데 길이
매우난감, 대략난감이니 사전에 트랙을 잘 살펴 넘어야하고
나전고개 철대문은 굳게 잠겨 있으나 아래로 우회길 있으니 그쪽으로 통과하시면 쉽다
저는 산꾸니님 트랙을 받아갔는데
어찌..?? 이걸 넘어가신거에요??
아.. 꾸니 슨배님 따라가려다 정말 다리가 찢어지는 줄 았았다는 ㅜ
나전고개 지나 첫 봉우리만 오르면 다음부터는 날머리까지 너무나 편안한 길
드문드문 편백나무가 보이는 걷기 좋은 길들이 계속 이어지고
트레킹을 즐기는 사람들도 제법 보인다
드디어 천문대를 지나
산경표가 증거하는 낙남정맥의 진짜 날머리,
이곳 분성산으로 방장님께서 마중나와 주셨는데
졸업사진이라며 쪼꼬미 정상석에서 한장 남겨주셨고
여기서부터는 샛길이 워낙에 많아 마루금 찾기가 쉽지 않다며 방장님께서 앞장 서 주시는데
천문대에서 김수로왕비릉 방향으로 내려가다 정자가 나오면 왼쪽!! 기억하시고
파평윤씨 묘를 찾으셨다면 정확한 마루금을 찾아 오신거다
빛바랜 방장님 시그널
워낙 아리송한 길이라 시그널 조차 섣불리 걸어두기 애매한 길
언제적 달아놓은 시그널인지 모르겠으나
방장님 시그널만 달랑 한장 걸려있다 ㅎ
방장님의 시그널을 따라 내려가다보면 반드시 만나게 되는 키다리 산죽 길
이 길만 내려서면 곧장 김수로왕비릉이 나오는데
김수로왕비릉
마침 김씨 종친회에서 김탁희 정맥 졸업을 축하한다며 빨간색 관광버스 4대를 나눠 타고 낙남의 날머리로 찾아와 주셨기에
함께 김수로왕비릉을 크게 한바퀴 돌며 기념 사진도 남겨보는데
멀리서 찾아와주신 문중 어르신들께 감사드리고 ㅋㅋ
구지봉에서 전국구님, 오리지날대장님의 축하 인사를 받으며 졸업합니다
얏호!! ㅋㅋㅋ
이제 남은 건 뭐??
졸업파뤼~ ㅋㅋ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맛있는것 한상 가득 올려 배불리 먹고
그 이후는 아시죠??
산꾼들 모였다하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당췌 끝이 나지 않는 산 이야기들!! ㅋㅋㅋ
클럽 최고로 멋진 오리지날대장님,
뭔가 아쉬움 가득하신 전국구님 ㅋㅋㅋ
그리고 반갑게 맞아주신 철옹성 고문님까지
덕분에 너무너무 즐거운 시간 되었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드리고 헤어지기 아쉬운 만남 ㅜ
창원은 머지않아 다시 찾을 듯 하니 곧 다시 인사드리러 가겠습니다
이렇게 정맥이란 걸음은 일단락을 맺고
다시 시작하는 새출발,
기맥을 가야지, 지맥을 가야지, 대간은 어떠냐며
몇몇분들 관심가져 주시는데.. ㅎㅎ 글쎄요
잠시 여유가지고 생각해 보렵니다^^
우선은 그간 대간 정맥하느라 잠시 미뤘던 개인산행을 다녀올까하고
반달이가 좀 신경쓰이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별다른 큰 사고는 없으니 지리산T 향해 짧막한 걸음 올려 볼까 싶습니다
이상 축하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글 맺습니다
꾸벅!!^^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조운 작성시간 26.06.07 호환 마마 보다 무섭다는 방장님의 잔소리 단디 잘 챙기시고, 항상 안산을 기원합니다.
정성 가득한 산행기 감사드려요.
낙남정맥 완주를 축하드립니다~^^ -
답댓글 작성자타키(김수정)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08 조운~ 분들 덕분에 즐겁게 졸업합니다^^
감사합니다!!ㅋㅋ -
작성자젊은미소(조성민) 작성시간 26.06.08 9정맥 낙남에서 졸업하심을 축하드립니다.
지인들과의 축하자리도 잠시 새롭게 무엇을 찾을지는 모르지만
안전하고 즐겁게 다시하길 바람니다. -
답댓글 작성자타키(김수정)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08 어려운 가운데 더 빛나는 미소대장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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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래선생 작성시간 26.06.12 에구~ 고생하셨습니다.
우선 졸업 축하드립니다. 저도 언젠가 정맥을 하겠지만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해야 할 것 같아요! 짧게 무박2일, 정말 길게 하면 2무박3일! 5일간 하는 산행은 정말 대간까지만 하고 싶어요! 그런데 또 모르죠! 불타오르면.... 더 길게 할 수도.... ㅠㅠ
아무튼 부러운 타키님~ 옆에 응원해주신는 분들이 있으니 마냥 부럽습니다.
빨리가려면 혼자가고 멀리가려면 같이가야 하는데~ 홀산이지만 항상 같이 다니시니~
저도 홀산이지만 같이 다녀온 기분이라 멀리 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후기 잘 봤습니다.
지태 잘 댕겨오시구요! 전 대간 끝나면 축하산행으로 설태 예약입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