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대 후반에서 40대 미혼 여성들의 갑작스러운 ‘늦깎이 결혼’ 이유 화려한 싱글 라이프를 즐기며 비혼을 외치던 여성들 사이에서, 특히 30대 후반에서 40대 미혼 여성들의 ‘늦깎이 결혼’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들이 갑작스럽게 결혼을 결정하는 배경에는 단순히 ‘운명적인 사랑’ 외에, 이전에는 인식하지 못했던 다른 현실적인 요소들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유튜브 채널 ‘한방언니’로 잘 알려진 노블마리아주 박정원 대표는 이들이 결혼을 결심하는 큰 이유 세 가지를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첫째, ‘감정 쓰레기통’의 소멸, 곁을 지켜주던 내 편들이 사라진다. 20대에서 30대 초반에는 친구들과 뭉치면 세상 무서울 것이 없었다. 주말마다 브런치를 먹으며 남자 친구를 험담하고, “네가 아까워, 헤어져”라며 서로를 지지하는 ‘내 편’들이었다. 이때는 오히려 일찍 결혼한 친구들을 ‘식모살이’한다며 비웃기 일쑤였다. 하지만 30대 후반이 되면서 상황은 역전된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린 친구들이 남편과 아이로 인해 안정된 모습을 찾는 동안, 미혼 여성은 금요일 저녁에 불러낼 친구가 단 한 명도 없다는 외로움을 느낀다. 예전에는 자신의 징징거림을 다 받아주던 친구들도 이제는 “나 시댁 가야 돼” 또는 “나 아이 픽업하러 가야 돼”라며 더는 자신에게 집중해주지 않는다. 결국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난데, 관객들이 다 모조리 집에 간” 텅 빈 무대 위에 혼자 남겨진 기분을 느끼며 외로움이 사무치기 시작하는 것이다. 둘째, ‘부모라는 방패’의 붕괴다. 부모님에게 경제적·생활적으로 의존하던 ‘캥거루족’ 여성들에게 부모님의 갑작스러운 병환이나 사망은 삶의 방패가 사라지는 치명타로 작용한다.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던 집이 순식간에 공허한 공간으로 변하며, ‘나 혼자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과 고독사에 대한 공포가 현실로 다가온다. 결국 지금까지 자신을 지켜주던 든든한 방패가 사라진 순간, 비혼주의는 개나 줘버리게 되는 것이다. 셋째, 생물학적 공포다. 젊을 때는 아파도 자고 일어나면 낫지만, 40대에 접어들면 확실히 몸이 달라진다. 새벽에 갑자기 배가 아파 응급실에 실려 갔을 때 보호자 연락처에 적을 사람이 없는 상황에 직면한다. 부모님은 충격받으실까 봐 걱정되고, 친구들은 애와 남편과 함께 잠들어 있어 연락할 곳이 없다. 응급실에 혼자 누워 수액을 맞을 때, 옆 침대 아줌마가 남편과 아이의 간호를 받는 모습을 보며 “나보다 못생긴 저 아줌마도 결혼했는데 난 왜 못 하냐”는 현타(현실 자각 타임)를 느낀다. 이때 이들은 사랑 대신 생존을 위해 타협한다. 아플 때 곁에서 119에 신고해 줄 ‘숨 쉬는 생물체’ 한 명만 있으면 좋겠다는 본능적 필요를 깨닫는다. 현실적인 상대 두 가지 유형이러한 공포심으로 결혼 시장에 나서는 여성들은 과거 이상형 기준(키 180cm, 전문직, 센스)을 버리고 현실적인 상대를 고른다. 그 선택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하나는 ‘돈은 있지만 관리가 안 된 50대 전문직/돌싱’이다. 자신의 상대적 젊음을 남성의 경제력과 맞교환하는 냉정한 선택으로, “외모가 밥 먹여주냐”는 계산기를 두드린 결과다. 다른 하나는 20대 때 ‘찐따’라며 무시했던 ‘재미는 없지만 안전한 대기업/전문직 남성’이다. 이들은 연애 경험이 거의 없고 누가 봐도 모범생 같은 너드(nerd)남으로, 바람피울 능력도 없고 예측 가능한 ‘꼬박꼬박 월급’을 가져다줄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본다는 것이다. 결혼을 ‘구조 활동’이 아닌 ‘생존 전략’으로 택하는 30대 여성들의 현실적인 모습이 투영된 현상이다. |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