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도둑
이동녘*
오늘 밤
장미꽃 피는 아파트 숲을 걷다가
어머님이 생각 나
공원 철망 사이로 솟아오른
두어 송이 꽃을 꺾어 버렸지요
폐암으로 투병 중인 어머니
고향마당 장미가 그리워서
밤마다 쭉정이 가슴에 물을 대는 어머니
경비원의 눈을 피해 가시에 물린 나는
돈으로 폐암이 든
이 시대의 맥을 뚫고
빨갛게 뚝뚝 돋아나네요
아, 어린 날 장독간 뒤
생인손 낫게 해달라고 숨죽이던 별 속으로
어설프게 흔들리며 걸어가네요
덮어둔 가슴속에 푸른 가시 빼어 물고
어둠 속을 천둥 치는
*53. 경남함안
89. 실천문학 등단
신학대학시절 교통사고로 오래도록 힘든 삶을 살았고 가두장사, 문방구, 청원경찰, 경비원, 이발사 등의 일을 했고 지금도 이발사 목사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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